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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수의 世說新語④
해는 차고 달은 기운다 '日月盈昃'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9년 02월 19일(화) 07:17
ⓒ 경북문화신문
《천자문》의 이 구절은, 《주역》 〈풍괘(豐卦)〉의 “해는 중천에 뜨면 기울고 달은 차면 이지러진다.[日中則昃 月盈則虧]”는 말에서 가져왔다.
중국 사람들은 예로부터 해[日]는 양(陽)을 대표하는, 달[月]은 음(陰)을 대표하는 존재로 인식하였다. 그래서 日은 가운데를 양(陽)의 수인 一로, 月은 가운데를 음(陰)의 수인 二로 구성하였으며, 해[日]은 하루에 한번 떴다가 지고 달은 한 달에 두 번 찼다가 기울어 日과 月에는 一과 二가 들어 있다. 오늘날 음양(陰陽)에 해당하는 중국의 간자체를 ‘阴阳’으로 표기하는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영(盈)은 발음을 결정한 夃(덤 받을 고)과 그릇에 음식이 ‘가득 차다’는 뜻을 결정한 皿(그릇 명)이 합쳐진 형성자다. 측(昃)은 중천에 떠 있는 해[日]에 비쳐 사람[人]의 그림자가 길게 기울어진 모습을 본떴다.
사람들은 해가 뜨고 지고 달이 차고 기우는 자연의 변화를 그저 매일 숨 쉬거나 눈을 깜빡이는 일상적 현상 이상으로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해와 달의 변화와 반복을 기준으로 하루와 한 달의 시간과 날짜를 정하고, 또 이를 통해 우주를 이해했으며 수많은 철학과 문학, 신학의 학문적 토대로 삼았다. 그보다 앞서 모든 생명 탄생의 바탕이 되었음을 감안한다면 그리 간단히 볼 존재가 아니다.
《천자문》의 저자 주흥사가 말하고자 했던 ‘일월영측(日月盈昃)’은 해가 뜨고 지고 달이 차고 기우는 단순한 자연의 변화가 아닌 인간세상의 보편적 원리를 통해 끊임없이 흐르는 시간의 변화를 강조함으로서 인간이 갈망하는 영원성을 부정함과 동시에 인간삶의 고귀함을 역설하였다. 누구에게나 해가 기울고 달이 이지러지는 때가 있다. 어둠이 있어 빛은 찬란하고 이지러짐이 있어 채워짐이 있음을 생각하면 시간의 유한함이 우리의 삶을 더욱 가치 있게 한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gm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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