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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도 대도시 직장 못지 않는 사업' 인식의 변화 필요
“농촌과 농사라는 것은 생명, 부모님의 품과 같다”
임호성 기자 / 입력 : 2019년 07월 08일(월) 19:55
<기획취재> '흙이 미래다' 농업, 이 땅을 지키는 사람들!

ⓒ 경북문화신문
'흙이 미래다' 그 첫째 시간으로 의성군 비안면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홍병기 대표(화신리마을영농조합)를 찾았다. 홍 대표 그는 '흙이 미래다'라는 기자의 말을 들으면서 "예전 안되면 농사나 짓지 뭐"라던 시절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농사를 짓던 소위 자작농들에게는 밭 2~3천 평과 그만한 크기의 논이 전부였다. 영농기계화는 꿈도 꾸지 못한채 천수답만 바라보고 어렵게 농업을 이어가던 시절이 있었다. 홍 대표는 "그 어렵고 힘들었던 농촌생활만 회상해서는 안됩니다. 현재도 힘은 들지만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습니다. 패러다임의 변화를 얘기 하지만 정말 농사에 대한 인식이 변해야 젊은 사람들이 농촌에 들어 올 수 있습니다"라고 홍 대표는 말한다. 홍병기 대표, 그가 65년간 지켜온 의성군 비안, 그의 농사세계로 들어가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 보자.

홍병기 대표를 찾아 가는 길은 멀었다. 의성 비안이라 해서 구미 해평과 붙어 있는 비안면만 생각했지 비안이 이렇게 멀지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차로 근 1시간 가까이 달려서 도착한 의성군 비안면. 그는 기자가 30분 정도 늦었지만 푸근한 농사꾼의 미소로 맞이 해줬다. 그에게 고향(의성군 비안면 화신리)과 홍 대표 스스로를 소개해 달라 부탁했다.

ⓒ 경북문화신문
"저는 의성군 비안면 화신리를 떠나 본 적이 없습니다" 고향과 자신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에 그가 대뜸한 이야기다. 홍 대표는 외지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주민등록은 한번도 고향을 떠난 적이 없다고 했다. 고향을 떠나지 않았다는데 홍 대표의 '비안인과 농꾼'이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예전 의성현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시절 비안은 원래 비안현이었다고 한다. 의성향교와 더불어 비안향교가 위치하여 비안인들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있으며 3.1운동의 경상북도의 첫 시발점이 바로 비안면이다. 그리고 비안에서는 벼농사는 물론 자두, 복숭아, 사과 등 우리가 즐겨 먹는 대부분의 농사가 가능하다. 홍 대표의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 이해가 갔다. 현재 비안면은 인구 2천5백여 명에 불과하며 통합신공항이 들어오면 어쩌면 비안면이라는 지명도 사라질지 모른다고 했다. 홍 대표의 고향인 화신리는 130여명이 살고 있지만 65세 이상 인구가 100명이 넘는다고 했다. 그나마 화신리는 이 인근에서는 규모가 큰 편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가 말하듯 그는 소위 '데모꾼'이라 했다. 지난시절 그는 미국의 시애틀에까지 가서 농업관련 데모를 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알게 모르게 피해도 입었지만, 그러한 자신의 삶을 되돌리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농사행정에 가장 필요한 통계가 확실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면서 정부의 농사정책 부재를 이야기 했다. "그러다 보니 올해 또 다시 양파 파동이 난 것입니다. 정부에서든 아니면 농협보험에서든 농산물의 최저가격제가 하루빨리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면서 "정부 담당자는 매년하면서도 어떻게 그렇게 실패를 되풀이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요"라고 했다. 그는 농협과 정부보조금의 허실이 문제라고 짚었다. 농업 정책이 농업 현실을 반영한 경제논리가 아니라 일종의 힘의 논리가 지배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좋아지고 있다지만 시중에서 떠도는 말을 정리해보면 '농협은 농협직원들의 배만 채우고 있으며 조합원과 농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과 정부보조금은 여전히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고 여전히 시중은 농협과 정부에 부정적 눈초리다. 홍 대표는 "농협과 정부보조금의 혁신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 경북문화신문
그가 짓는 농사의 규모는 엄청났다. 먼저 벼농사의 경우 화신리 마을영농조합 법인을 통해 300여마지기(약 6만여 평)의 논농사를 짓는다고 했다. 또한 2천여 평의 밭에 자두 와 고추(600여평) 그리고 콩 농사 등을 짓는다. 벼와 콩 농사의 경우 거의 대부분 기계화가 가능하지만 고추를 따고 자두를 수확할 때는 사람 손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것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가뜩이나 사람을 구하기 힘든 농촌에서 모두가 바쁜 철이다 보니 사람구하기가 힘들어 품앗이 등으로 근근히 버텨나간다고 했다. 이러한 모습에서 그는 농촌의 인구절벽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한다.

"의성군에서 귀농귀촌을 많이 유치했다고 합니다. 우리 지역도 그러한 혜택을 받았고요. 그러나 문제는 지역연고가 거의 없는 분은 사실 지역에 정착하기가 힘이 듭니다. 우리 고향에도 그런분들이 있고요"라면서 가장 좋은 것은 "승계농입니다"라고 말했다. 승계농이란 집안의 부모나 가족들에게서 농사를 되물림 받는 것을 의미했다. 홍대표의 말이 이해가 갔다. 농업에 관한 아무런 기술도 인적 연고 없이 들어온 사람들은 어쩌면 그 농촌과 어울리지 못하고 ‘이방인’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대화는 끝없이 이어졌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솔직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홍 대표는 농촌과 농사라는 것은 생명, 즉 부모님의 품 같은 것이라 말한다. 홍 대표의 주장처럼 “생산도 같이 하고 판매도 책임지는 생산자 조합과 농업의 품목화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한다”는 주장과 젊은 사람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일정부분의 월 급여를 주고 농업 전반에 대한 사전 교육이 필요하다. 그런 부분에서 볼 때 경북농민사관학교의 존재는 우리 농업 현실을 반영한 조직체인 것 같다”는 부분에 동의한다.  그리고 그는 도시가 힘들다고 하니 우리 농촌 역시 어려워지고 있다며 올해 자두 가격은 작년 자두 공판가격의 25% 이상 떨어졌다고 밝혔다.

ⓒ 경북문화신문
"비록 땀 흘리고 몸은 고단하지만 이렇게 담배 한대 피우면서 맑은 바람 맞으며 석양을 바라 보는 것, 이것이 농사꾼에게는 최고 아니겠습니까?"라는 그의 말이 공허롭게 끝나지 않게 정부의 확실한 농사대책을 기대해 본다.

그는 작별인사를 하면서 손사래를 치는 기자에게 자두 한박스를 쥐어졌다. "이것이 바로 우리 시골 인심아이껴?" 하는 그의 고향 말투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기자는 대학시절에 읽었던 소설의 구절 "어쩌면 우리 세대는 고향을 잃어버리고 사는 첫 세대가 될지 모른다"는 것이 떠올랐다. 그러나 홍병기 대표 같은 분이 살고 있는 의성군 비안면에서 나는 고향을 다시 찾은 것 같다.

“농업도 이제는 계획생산이 이루어져야 합니다”라는 홍 대표 같이 농업의 현장에서 이렇게 고군분투하는 농민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농촌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의 말처럼 “형식에 치우친 농정이 아니라 실질적 농업경제에 이바지하는 정책”의 실현을 생각해 본다.
임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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