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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서중문안(暑中問安) 드립니다
김영민
온라인 뉴스부 기자 / 입력 : 2018년 07월 22일(일) 11:11
ⓒ 경북문화신문
삼복의 폭서에서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고려 말 대 문학자 이숭인 제상의 ‘苦熱,(지독한 더위)’입니다. 집의 창은 푹푹 찌고 땀은 물 붓듯 흐르는데 (軒窓蒸鬱汗翻漿)/붉은 태양과 붉은 구름 아래 낮 시간이 길기만 하네 (赤日彤雲晝刻長). /물과 같은 상태로 될 수 있는 마음의 덕택으로 (賴有寸心能似水)/문득 무더운 곳에서 청량함을 만드네. (却於炎處作淸涼). (성범중 울산대 교수 해석) 우리의 조상들도 무더위는 싫었지요. 그래서 옛날 민간에서는 정월 대보름날 해 뜨기 전에 아는 사람을 만나 이름을 부르고 대답하면 “내 더위 사 가게.” “내 더위!”라며 더위팔기(賣暑)를 하였지요. 또 하나는 잘 아시는 방법입니다만. 이열치열(以熱治熱) 즉 열을 열로 다스려라 는 것이지요. 삼계탕을 비롯하여 뜨거운 국물에 땀을 줄줄 흘리면서 먹는 맛이나 특히 쏘가리에 무, 콩나물, 쑥갓, 대파 따위의 채소와 수제비를 넣고 얼큰하게 끓인 효자탕(孝子湯)이라는 별명이 붙은 쏘가리매운탕은 단백질, 칼슘, 인이 풍부해 무더위를 극복하기 안성맞춤이랍니다.
그러나 위의 시에서 보듯이 여름 나는 법, 무더위를 극복하는 방법은 더위를 피하는 피서법이 아니라, 마음을 안정시켜 그 열기를 잊는 것으로 일종의 회피법이었습니다. 마음을 맑게 하여 아무리 무더운 곳에 있어도 맑고 서늘한 상태를 만들 수 있음을 말하면서 그 마음의 평정(맑고 서늘한 상태)을 위해 책읽기를 최고의 방법이라 권합니다. ‘방석영(무심고전인문학회장)’ 님은 ‘올여름 휴가는 국내외 유명 피서지가 아닌, 고인들의 눈, 즉 푸른 안목과 서늘한 지혜로 가득 찬 고전 속으로 `내면 여행'을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라고하고 ‘시사IN’은 알짜배기 피서법으로 여행 대신 여행 서를 읽으시라고, 그 책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서울경제TV’에서는 더위 ‘싹’ 힐링 ‘쑥’… 올 여름 피서는 ‘북캉스’(북+바캉스), 는 책이 있는 카페에서 보낼 것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경향신문은 ‘더위를 잊는 북캉스...낯선 시 공간 속으로 풍덩’이라는 제목으로 그 곳에서 볼 책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올해 매서(賣暑) 하지 않으셔서 더위 먹기 쉬운 분(?)들에게도 권합니다. ‘물처럼 차분하고 서늘하게 가라앉힐 수 있는 마음’을 주는 책으로 더위에, 미세먼지에, 높은 습도, 오존까지 사중고가 덮치는 이 무서운 계절에 슬기롭게 피해나갑시다. 이 더위를 피해나가기 위해 이열치열의 효과를 위한 책과 냉 얼음 수박과 같은 책을 권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공약의 중요한 하나가 시간당 최저임금 10,000원의 실현이었습니다. 그런데 재임 1년 만에 그 공약의 실현이 불가할 것으로 판단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2018년 7월 14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전체 27명 중 14명이 참여한 가운데 노동자의 내년도 임금 기준 10.9% 인상을 결정했습니다. 이에 노동자,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모두가 불복할 것을 예고하고 있고 특히 '소상공인 생존권 연대' 출범으로 반대 실력행사를 하려고 합니다. 야당은 ‘기업말살’정책이라며 으르렁대고 이에 뒤질세라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과 야당의 발호는 그야말로 정부의 흠잡기 적기를 맞아 전력투구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동시에 이런 상태라면 문대통령의 2020년 10,000원 공약 역시 달성이 불가한 상황인데다가 그 때문인지 문대통령의 지지율도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던 60% 대의 초반으로 두 자리 수의 급락을 보입니다. 심지어 "임금을 지급할 당사자인 사업자의 능력과 여건은 전혀 고려치 않고 그들의 의견도 묵살한 채 일정 금액을 목표로 일방 결정하는 경제는 시장경제도, 민주주의도 아니다”(아이뉴스24 뉴스, 2018.7.21.)라며 ‘정부의 망국적이고 반시장 행태’, ‘1만원 공약 집착’이라고 할 수 있는 단어 모두를 동원해서 정부의 비합리적인 태도를 규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전, 전전 정부 때 수조원의 돈을 강바닥에 쏟아 붇고도, 또 그만큼의 돈을 자원개발이라는 젊잖게 말해 휴리스틱(heuristic) 방식으로 황무지에 수십억 달러의 돈을 쏟아 붙는 행위를 앞장서 결정했으며 정보부의 특수 활동비를 개인의 침 치료, 개인용품, 직원에게 물 쓰듯 써버려도, 지금 당장 연간 특활 비라는 이름으로 8,000억을 최고의 급여를 받는 이들에게 더하여 주는 행태에 대해서도 박수치며 찬동하면서 시궁창에 더러운 물 쏟아 버리듯 국민의 혈세를 쏟아 부어 버렸던(리는) 모습은 어찌 설명하시겠습니까?
돈의 사용을 합리적 판단에 의한다구요? 글쎄요. 첫째는 국가, 혹은 기업이 남의 돈을 합리적으로 사용한다는 데 대해서 단연코 아니라하는 책입니다. 피터 플레밍은 『호모이코노미쿠스의 죽음』(피터 플레밍 저, 박영준 역, 한스미디어, 2018) 에서 ‘현재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살아 있는 듯하지만, 실은 이미 죽은 것’이고 신고전주의 학설이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자기 제어와 자유를 상징하지만 개인을 억압하는 관료주의 사회에서 이를 실현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노동은 실패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진 연극’이면서 ‘상위 1%가 아닌 99%의 평범한 사람들은 일할수록 더 가난해지고...... 특히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불평등 구조는 더욱 심화되어, 1%의 부자들은 더 많은 돈을 벌어들였지만, 무너진 사회 구조의 재구축 비용은 사회 하위 계층 노동자와 소비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왔다’고 오늘의 자본주의 하에서의 불평등과 부조리를 정리합니다. 이어 ‘지난 200여 년간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세계 경제 성장의 주역인 줄 착각했겠지만 어느덧 자본가들이 만든 불평등 구조의 최하층부로 떨어져 허우적대면서 최저임금제, 기본 소득, 각종 복지 정책으로도 결코 벗어날 수 없’었고 남은 방법이란 ’99%의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1%를 위해 만들어진 경제의 창백한 그늘에서 빠져나와, 자본주의의 존재론적 우선권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한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각성을 촉구합니다. 장하준 교수의 ‘지배구조의 문제’라는 말을 먼저 생각하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이 말은 최저임금의 인상이 프랜차이즈 대리점을 죽게 한다면서 불복종 선언을 할 것이 아니라 본점, 대기업, 프렌차이즈 본점등의 연결고리에서의 부당함을 제기하는 것이 진정한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모습입니다.
둘째는 개인의 소비에 대한 문제에 대하여 생각합니다. 두 권의 책( 『행동 경제학』 (도모노 노리오 저, 이명희 역,지형, 2007)/『행동경제학 교과서』 우리는 왜 지갑을 여는가? (토머스 길로비치, 개리 벨스키 저, 미래경제연구소 역, 프로제, 2018) 모두가 대니얼 커너만의 『생각에 대한 생각』(이진원 역, 김영사, 2012)을 같이 읽자고 합니다. 2017년 행동경제학으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그가 사람들이 불합리하고 자신에게 이익도 안 되고 일관성도 없는 결정을 왜 지속적으로 내리는지에 대해 나름 타당성 있고 논리적으로 들리는 말을 분석합니다.
구체적으로 ‘10만 원짜리 공연 티켓을 구매했는데 티켓을 잃어버렸다. 공연을 보기 위해 티켓을 다시 구매하겠는가?’ 와 ‘공연 티켓을 사려고 줄을 기다리고 있는데 지갑에 들어있던 현금이 10만 원이 없어졌다는 것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줄을 서서 티켓을 사겠는가?’는 질문에 10만 원을 손해 본 것은 둘 다 똑같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결정을 하는 등 ‘초록색 목욕가운을 입은 남자의 전설’이라 이름 붙여진 마음의 회계 문제, 손실회피, 매몰비용 등을 지적하면서 적금 풍차 돌리기, 후회회피 등의 팁이 흥미와 실질적 이익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즉 머릿속에 오래 박혀 있는 경험을 통계와 연구로 답을 찾아라 는 것이지요. 호모이코노미쿠스가 더운 계절 더욱 열 받게 한다면 행동경제학 교과서에서 시원한 답을 얻을 수도 있다고 가르쳐줍니다.
온라인 뉴스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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