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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탐방> 독서동호회 아기와 나와 함께 책읽기-아.나.책
김정희 기자 / 입력 : 2019년 06월 11일(화) 23:12
결혼 후 출산과 동시에 육아기에 접어드는 여성은 한동안 외부로부터의 극심한 고립과 맞닥뜨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여쁜 내 아이를 기르는 온전한 기쁨이 육아이겠지만 한편으로 이따금씩 거세게 밀려오는 알 수 없는 우울 감으로부터 벗어 날 탈출구는 세상 대부분의 엄마들에게 필요하다. 그 해법중 하나로 책 벗들을 선택한 이들이 있다.

딩동 하니, 문이 열리고 현관을 들어서자 집을 잘 못 찾은 게 아닌가 싶다. 거실 한 켠 가득 쌓인 장난감을 가지고 세 살배기 아이들이 천진난만한 놀이를 즐기고 있다. 아파트 입구에서 우연히 만나 함께 들어오게 된 멤버 한 명을 환호하듯 맞이하는 사람들. 조용한 독서분위기를 생각하며 찾아온 기자는 적지 않게 당황했다. 이곳은 한 달에 두 번 모임을 갖는 독서동아리 <아.나.책>의 공간. 실체를 파헤치고자 탐방을 결정했다.
ⓒ 경북문화신문

자신을 위한 온전한 시간 갖게 해주는 독서
동아리 명 <아.나.책>은 ‘아기와 나와 함께하는 책 읽기’의 줄임말이었고 분위기로 알 수 있듯 이 모임의 필수 준비물(?)은 2주 동안 읽은 책과 멤버들의 아기들이다. 맨 처음 모임을 시작했을 때 걷지도 못하던 아이들이 1년이 넘은 사이 훌쩍 자랐다고 한다.
“아이를 동반할 수 있는 조건을 우선으로 엄마들의 독서모임을 결성하고 싶었어요. 영유아들을 키우는 엄마들이 같은 목적과 취미를 공유할 수 있는 만남은 결코 흔치 않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는 리더 윤숙경씨. 한 눈에 봐도 리더다운 면모를 가진 그녀는 강단있는 발언으로 인터뷰 내내 이목을 집중시켰다. “늦은 밤, 아이들을 다 재우고 비로소 나만의 것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몹시 소중해요.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거예요. 낮 동안 발 디딜 틈 없이 분주해진 거실을 약간 정리한 후 작은 뽀로로 공부상을 펴놓고, 돌아오는 모임준비를 하며 읽는 깊은 밤의 책과 커피 외에는 어떤 것도 보이지 않는 그 시간이 제게는 더없이 값집니다”
그녀의 말에 수 년 전, 기자또한 겪었던 지난한 육아시절이 아득하게 떠오른다.

편독현상 감소, 멤버전원이 공감하는 독서클럽 시스템의 장점
첫 동아리 활동 후 그동안 구성원들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멤버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편독현상이 줄었다고 말했다. 각자 다른 도서를 읽은 후 한 자리에서 내용과 소감을 나누는 일은 구성원 본인들이 읽은 책을 제외하고도 매월 여섯 권의 책과 작가를 알아가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비록 여섯 권 전부에 대한 깊은 읽기와 이해, 의미생성 까지는 어렵다 해도 분야를 다양하게 넘나들며 접하는 계기가 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오랫동안 소설만을 탐독 하다 어느새 전혀 관심 없었던 육아관련 도서에 집중하고 있어요. 서점이나 도서관을 가면 모임에서소개 되었던 책들을 관심 깊게 살피고 고르는 안목이 생긴 것 같아요”라며 박지영씨는 <아.나.책>의 긍정적인 영향을 말했다. 세 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김보배씨는 독서로 인해 아이가 아닌 자신에게도 집중하는 시간을 갖게 되어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말한다. 
ⓒ 경북문화신문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만든 <아.나.책 >
“저는 모임 바로 전 날인 화요일 밤에는 마음이 설렐 만큼 기대로 가득 차있어요. 읽은 내용을 어떻게 들려줄지 정리하며 독서를 마무리해요.” 달뜬 기색으로 이은주 씨가 말했다. 그녀는 울산에 거주하다 구미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모임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 덕에 생각지도 못한 타지 생활이 힘들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현주씨는 “구미라는 작은 도시에서 제가 아는 사람이라고는 남편뿐인 삭막함 속에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그 소중한 인연이 만들어진 것에 너무 감사해요. 책이 좋아 만났지만 책으로 사람을 좋아하게 된 행운은 덤이에요.”라고 말하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반신반의했던 그룹 형성 초기
‘아이와 함께’ 라는 취지도 좋지만 독서와 그 분위기는 정독과 정숙이라고 믿는 사람들이라면 갸우뚱 할 수도 있다. 궁금증에 던진 기자의 질문에 역시나 그룹결성 초기에 고민했던 멤버가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저도 사실 지속성에 반신반의 했어요. 동반하는 아이들이 지금보다 더 어렸고 중간에 수유하며, 기저귀 보며 산만한 분위기가 되기도 했죠. 하지만 반대로 내 아이가 아니었다면 접할 수 없는 성격의 그룹이며 만날 수도 없었을 좋은 사람들이라 생각해요. 간혹 주제와 무관한 이야기들이 발생 할 때가 있지만 과하지 않은 한에서 그것 또한 우리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확신에 가득 찬 박지영씨의 말이다.

더 나아가 지역사회의 도움이 되는 작은 단체 되고 싶어
지금은 독서가 주목적이지만 더 나아가 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낭독 봉사 또는 환경관련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 있는 작은 단체로 발전하고 싶다고 한다. 자신들처럼 육아로 힘들어하는 부모들을 지원할 수 있는 일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고 싶다는 멤버 황현정씨와 김보배씨의 야무진 발언에 <아.나.책>의 성장이 더욱더 기대된다. 개인의 옳은 생각들이 모여 건전한 국가를 이룬다는 말이 떠오르는 부분이다.
ⓒ 경북문화신문

생후 짧게는 3-4년간 키워낸 내 아이가 작은 걸음마로 사회에 첫 발을 디딜 때가 되면, 수 년 간의 공백에 머물러있던 엄마사람들이 자신의 시간을 되찾으려 발돋움을 한다. 육아에 전념하는 동안 백보 뒤로 후퇴한 자신의 입지 또한 동시에 깨닫는다. 어쩌면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라는 인식과 재 진입 할 사회의 높은 문턱이 자신감을 더 하향시킬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할 수 없는 일생의 한 부분이 출산과 육아라면 독서를 연장선으로 하여 해방구로 만들어보자. <아.나.책>은 긴 육아기가 그저 고된 시간만은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시간이었음을 알려줄 것이다.

6월의 <아.나.책>이 읽은 책
<잘왔어 우리딸>서효인 지음
“시인 아빠의 딸과 아내를 향한 마음이 시처럼 그려진 산문집이예요.”
<배움을 돈으로 바꾸는 기술>이노우에 히로유키 지음
“인성공부는 성공과 뗄 수 없는 배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엄마표영어 17년노트>새벽달(남수진) 지음
“영어 앞에서 작아지는 엄마들이라면 이 책을 따라해 보세요.”
<2억 빚을 진 내게 우주님이 가르쳐준 운이 풀리는 말버릇>고이케 히로시 지음
“말버릇이 당신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아이의 두뇌를 깨우는 하루 15분, 책 읽어주기의 힘>짐 트렐리즈 지음
“아이에게 읽어주는 책은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지 알게 되요.”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했다>파울로 코엘료 지음
“죽음을 앞둔 주인공이 삶의 의지를 다시 찾아가는 이야기예요.”
김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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