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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아름다운 지도자의 덕목, 팥만으로 팥빵이 될 수는 없다

편집국장 김경홍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1년 10월 10일
편집인, 편집국장 김경홍
ⓒ 경북문화신문

 


내 어린 시절을 길러낸 곳은 산골이었고, 일제 강점기 보다도 더 깊은 밤길이었다. 아버지는 땔감과 절망해 하던 30대를 실은 우마차를 밤길에 내맡기곤 했다. 읍내에다 땔감을 내다팔면 그 것이 곧 밥이되고 피가되곤 하던 형극의 시절이었다.


어린시절은 세상과 교감을 즐기는 법이다.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파릇한 마음의 눈과 앞서살아가는 어른들의 세상을 우러러보는 존경의 눈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이런 연유 때문이었을까.밤길을 오르내리며 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들은 어린시절의 밤길을 흥미롭게 하곤 했다.


아버지가 어린시절 밤길에 들려준 많은 이야기들은 살아오면서 이념의 자율성을 강제했고, 아름다운 세상과 담을 쌓게 하는 구실을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시덤물처럼 얼키고 설켜 살아가야 하는 세상을 살아오면서 때로는 양약이 되기도 했다. 그 중의 하나가 윤봉길의사의 연설문에 얽힌 일화였다.


어느 날 한 소년이 동생에게 줄 한 개의 팥빵을 사들고 집으로 바삐 향하고 있었다. 삼거리를 지났을 때 다가온 마을 형은 " 팥빵은 팥맛이 최고야."하면서 빵 겉면 한조각을 떼내 먹었다. 소년이 골목길을 돌아섰을 때 반갑게 다가온 마을 누나는 또 "손때 묻은 빵을 먹으면 해롭다"면서 다시 한조각을 떼내갔다. 소년이 골목길의 종점에 다다랐을 때 이번에는 이웃집 형이 다가와 "맛있게 팥빵을 먹으려면 모양새가 좋아야 더욱 맛이 있다"면서 다시 한조각을 떼내 먹었다.결국 집에 도착했을 때 소년의 손에는 팥빵은 오간데 없고, 몇알의 팥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어린시절 윤의사의 이야기를 들려주곤 하던 아버지는 일본과 미국, 소련과 중국이 이러한 감언이설로 한반도를 야금야금 먹어치우고 있다는 의미를 부여하곤 했다.


삶은 일장춘몽이다. 어느 덧, 떠나면 돌아올 수 없는 생의 후반기에 들어선 지금, 필자는 아버지가 들려 준 윤봉길의사의 일화를 권력자의 입장에 대입하는 버릇을 지니게 됐다. 팥빵이라는 권력을 쥔 권력자에게는 늘 세상의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감언이설을 앞세워 문턱을 넘나들기 마련이다. 문제는 권력자의 문턱을 넘나드는 발길 대부분이 감언이설의 소유자라는 점이다. 직언을 손에 들면 문턱을 넘나들 열쇠는 쥐어지지 조차 않는다.


이 때문에 말기를 맞은 권력자들의 손에는 '팥빵은 없고 몇알의 팥만'남아 있을 뿐이다. 국민이나 시민의 행복을 위해 손에 쥐고 있어야 할 팥빵은 없고 팥만 남아있게 되었으니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뿐인가. 결국 몇알의 팥만을 쥐게 된 권력자는 ' 권불십년이요, 화무십일홍'이라는 엄연한 현실에 쓰라려하면서 혼자남는 신세가 되고 만다. ' 팥빵의 맛은 팥이 최고 이기 때문에 나머지는 필요가 없다"면서 한입 한입 떼어먹은 감언이설론자들이 권력이 다된 그 옛날의 권력자 곁에 남아 있을 턱이 없다.


그때 가서 비로소 권력자들 대부분은 " 맛이 좋은 팥만 있으면 팟빵이 될수 없다'고 직언한 이들을 그리워하게 된다. 이러한 사례들을 우리는 누누이 보아왔지 않는가.


온전한 팥빵을 국민이나 시민이 먹을 수 있게 하려면 권력자는 권력이 마무리되는 그 순간까지 감언이설에 휘둘려서는 안된다. 입을 부드럽게 하고, 귀를 넓게 열어야 한다. 잘못했다는 평가는 외부에 위임하고, 잘못했다는 말은 자신의 입을 통해 나와야만 한다. 고집을 소신으로 착각해서도 안된다. 고집을 소신으로 착각하게 되면 소위 소통의 부재하는 불행한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소유의 진정한 의미도 헤아릴 필요가 있다. 윤봉길의사가 말하는 소년의 손에 쥔 팥빵은 소년의 소유가 아니다. 동생이 팥빵을 먹을 수 있도록 하게하는 관리의 권한만이 주어져 있는 것이다. 권력이나 권한도 마찬가지다. 그것을 고유권한이라고 착각하고, 소유하려고 한다면 안된다. 그곳으로부터 독재적 발상과 독재적 행위가 비롯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오로지 관리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올바른 관리를 하려면 감언이설을 멀리하는 지혜와 용단, 직언을 뼛속 깊이 받아들이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이래야만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게 되고, 대의정치가 열매를 맺게 되고, 그 열매를 국민이나 시민이 먹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국민이나 시민으로부터 권력 행사를 위임받은 지도자들은 어린시절의 눈과 귀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만 세상과 교감을 즐길 수 있다. 직언을 아름답게 보는 파릇한 마음의 눈과 그들을 우러러보는 존경의 눈을 가질수 있게 된다.


'아기업게(아기 도우미) 말도 들어야 존경받는다'는 제주도 속담이 있다. 조선시대 나이 어린 아기업게는 몇날 며칠 술만 마셔대는 아버지를 두고 있었다. 어느 날 아기업게는 사또가 주청에서 아녀자들과 어울려 술을 마셔대는 풍경을 목격했다. 아버지의 술주정 때문에 속이 상해 있던 아기업게는 주청으로 달려가 술상을 엎질러 버렸다.사또의 술상을 엎질러 놓았으니, 난리였다. 그런데 그때 사또는 이런 말을 했다.


"저 어린 소녀의 말이 옳다. 백성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해야 할 지도자가 술타령을 해서야 되겠느냐"


권력은 관리하되 소유해서는 안된다. 권력의 주인은 국민이기 때문이다. 소유하면 휘두르게 되고, 관리하면 함께 누리게 되는 법이다. 사또의 술상을 엎지르는 직언자가 많을 수록, 술상을 엎지른 아기업게의 행위를 보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지도자들이 많을수록 이땅을 살고 있는 국민이나 시민은 행복하다.

이 가을에는 소설, 강건너 숲속의 철학 헤르만 헤세이와 소설 헤밍웨이의 글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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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댓글
감사합니다. 수정하겠습니다.
첫번째 사진은 103동이 아니고 104동 입니다.
낙동강 취수원 문제로 어설프게 덤볐다가 명분도 실리도 놓치고, 어설프게 정치꾼 행세하다가 되지도 않는 안전문제를 핑계로 이승환 공연 취소해서 전국민 비웃음꺼리 만들고 진짜 안전 위험 인물 전한길은 집회 허가하고 제대로 된 기획력 없이 매번 어설픈 낭만 타령 문화행사만 일삼는 현 시장 못마땅해 민주당 찍으려고 해도 시장 재직 기간 아무런 행정력도 발견하지 못한 장세용씨를 다시 내세우다니... 구미에 그리도 인물이 없는가?
구미대 항공헬기정비학부 전체 학생들의 단합된 모습들이 너무 보기 좋아요. 요즘은 개인적인 성향들이 많다보니 함께하는 모습 넘 보기 좋고 흐믓합니다.
민원인들 중에서도 악의적으로 이용하여 누구는 유료로 이용하고 누구는 무료로 주차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에 형편성에 문제가 생기기에 저렇게 현수막을 걸어 놓은 듯. 관리자의 입장과 이용자의 입장 둘다 본다면 그 누구의 잘못이 아니다 다만, 이해 하려는 마음이 문제라고 느껴짐.
역시 정론직필!!
예방법없음
따뜻한 기사 잘 보았습니다. 주변에서 볼수 있지만 관심을 주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후원해 주신 에스엠디에스피 대표님과 선행을 알려주시는 경북문화신문과 김예은 학생 기자님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단체장이 불법?
충돌 우려로 이승환콘서트를 금지했던 구미시장은 왜 이번엔 잠잠하지요? 정치적 선동금지 서약을 받았나요? 이건 이승환콘서트 보다 더 큰 충돌 우려가 되는 이벤트인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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