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기자·데스크

‘조선시대의 서화평론’ <23> 추사 김정희 ‘세한도(歲寒圖)’ 에 발문을 쓰다

이택용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2년 02월 08일
독립큐레이터 이택용
ⓒ 경북문화신문

해설 : 추사 김정희선생의 세한도 그림은 국보 제180호이며, 조선 말기를 풍미했던 문인화 이념의 최고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제자인 역관 이상적의 변함없는 의리를 날씨가 추워진 뒤 제일 늦게 낙엽지는 소나무와 잣나무의 지조에 비유하여 제주도 유배지에서 답례로 그려준 것이다. 그림 끝에 작화경위를 담은 작가 자신의 발문이 적혀 있고, 그림 자체는 단색조의 수묵과 마른 붓질의 필획만으로 이루어졌으며, 소재와 구도도 지극히 간략하게 다루어졌다. 이와 같이 극도로 생략되고 절제된 화면은 직업 화가들의 인위적인 기술과 허식적인 기교주의와는 반대되는 문인화의 특징으로 작가의 농축된 내면세계의 문기와 서화일치의 극치를 보여주는 그림이다. 이상적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발문에서 작년에도 만학집과 대운산방집, 두 책을 부쳐주었고, 금년에 황청경세문편을 부쳐주니, 이들 책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책이 아니며 먼 곳에서 구한 것이고, 여러 해를 거듭하여 구한 것이라 고맙다는 말을 하고, 세상의 도도한 인심은 오로지 권세와 이익만을 찾는 것인데. 책을 구하여 바다 건너 외딴섬에서 초췌하게 귀양살이 하고 있는 나에게 갖다 주니, 더 감사하다는 표현을 했다. 사마천이 말하기를, 권세나 이익 때문에 사귄 사이는 권세나 이익이 바닥나면 그 관계가 멀어지는 법이라고 하였는데 그는 세상의 그런 풍조 속에서 살아가는 한 인간인데 어찌 그대는 그 속에서 초연히 벗어나, 권세를 잣대로 나를 대하지 않는단 말인가 하고, 사마천의 말이 틀렸다는 것인가 라며 되묻는다. 공자께서, 일년중에서 가장 추운 시절이 된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그대로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고 말했는데 소나무·잣나무는 사철을 통해 세한이 되기 이전에도, 이후에도 푸르지만 특히 날이 추워진 이후의 푸르름을 칭송하셨다. 지금 그대가 나를 대하는 것을 보면, 내가 곤경을 겪기 전이나 곤경에 처한 후에나 변함없이 잘 대해주거늘 나의 곤경 이전의 그대는 칭찬할 만한 것이 없겠지만, 나의 곤경 이후의 그대는 역시 성인으로부터 칭찬을 들을 만하지 않겠느냐 라고 격려하며 성인께서 유달리 칭찬하신 것은 단지 추운시절을 겪고도 꿋꿋이 푸르름을 지키는 송백의 굳은 절조만을 위함이 아니다. 역시 세한을 겪은 때와 같은 인간의 어떤 역경을 보시고 느끼신 바가 있어서이다 라며 감사한 마음을 기록하였다.


 


-추사 김정희 ‘세한도歲寒圖’ 에 발문-


작년에도 만학집(晩學集)과 대운산방집(大雲山房集), 두 책을 부쳐주었고, 올해에 또 우경(藕畊)이 지은『황청경세문편(皇淸經世文編)』을 부쳐주었다. 이들 책은 모두 쉽게 구할 수 있는 책이 아니니, 천리만리 먼 곳에서 구한 것이고 여러 해를 거듭하여 구한것이리니세상의 도도한 인심은 오로지 권세와 이익만을 찾는 것인데. 이들 책을 구하려고 이와 같이 마음과 힘을 썼거늘, 이것을 그들에게 갖다 주지 않고 도리어 바다 건너 외딴섬에서 초췌하게 귀양살이 하고 있는 나에게 갖다 주다니, 사마천(司馬遷)이 이르기를, 권세나 이익 때문에 사귄 사이는 권세나 이익이 바닥나면 그 관계가 멀어지는 법이라고 하였다.


그대 역시 세상의 그런 풍조 속에서 살아가는 한 인간인데 어찌 그대는 그 속에서 초연히 벗어나, 권세를 잣대로 나를 대하지 않는단 말인가? 사마천의 말이 틀렸는가? 공자(孔子)께서, “일년중에서 가장 추운 시절이 된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그대로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하셨다. 소나무·잣나무는 사철을 통해 세한이 되기 이전에도, 이후에도 푸르지만 특히 날이 추워진 이후의 푸르름을 칭송하셨다. 지금 그대가 나를 대하는 것을 보면, 내가 곤경을 겪기 전이나 곤경에 처한 후에나 변함없이 잘 대해주거늘 나의 곤경 이전의 그대는 칭찬할 만한 것이 없겠지만, 나의 곤경 이후의 그대는 역시 성인으로부터 칭찬을 들을 만하지 않겠는가? 성인께서 유달리 칭찬하신 것은 단지 추운시절을 겪고도 꿋꿋이 푸르름을 지키는 송백(松柏)의 굳은 절조만을 위함이 아니다. 역시 세한을 겪은 때와 같은 인간의 어떤 역경을 보시고 느끼신 바가 있어서이다.


오호라 한나라 서경(書經)에 후덕하고 인심이 있을 때 급암(汲黯)과 정당시(鄭當詩) 같은 사람도 그들을 찾는 빈객들과 더불어 흥하고 쇠하였으며 하비(下邳)의 적공이방을 써 붙인 것은 세상인심이 때에 따라 박절하게 변함을 탓하는 것이다. 슬프도다.


완당 노인은 쓰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그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발문



이택용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2년 02월 08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김천 ‘부곡택지1호공원’ 전면 새단장..
개그맨 이선민, 구미시 홍보대사 위촉..
직접 키운 버섯, 가공식품으로 부가가치 창출...착한영광버섯마을 손광식 대표..
`정원`으로 사람과 도시, 농촌을 잇다...`가드닝브릿지교육원` 김경애 대표..
상주시 함창읍, ‘우리 아이들 옷과 운동화 지원’..
톡 쏘는 겨자처럼, 농촌과 도시를 잇다…‘겨자식생활’ 김재훈 대표..
[서장우의 일상(4)]어디가 불편하세요?..
구미 수점동 십수 년 묵은 주민 숙원 도로 전 구간 개통..
경북보건대 AI융합학부 스마트물류과, 9월부터 `물류관리사 전문자격증반` 운영..
송미령 농축산부 장관 구미 방문..
최신댓글
미술에 문외한이지만, 선생님의 그림에서 여름의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몰랐던 것 배우게 되네요. 멋진 조상의 유산 배우고 갑니다.^^
라면 먹으러 축제에 가야겠군요. 타지 방문객 통계도 한 명 더 올리고. ^^
벚꽃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장미처럼 유명하지 않아도, 낮은 곳에서 저마다 작은 결실 피워내는 식물들의 위대함을 느낍니다. 냉이꽃처럼...
선산봉황시장의 2층은 현재 어떻게 되었을까요?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음악으로 보자면 어설픈 공연자 2백만원씩 5명 보다는 유명한 1명이 공연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죠. 그런데 스티븐 해링턴? 누가 아시나요? 그냥 행사 추진자가 좋아하는 사람 아닌가? 지역 예술가들을 우대하되 기준을 객관화해서 정치인이나 지방권력자 친분으로만 하지 말고요.
지역의 예술가들이 함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정책 집행이 아쉽군요. 음악이건 미술이건... 너무 외국 유명인에게 기대는 것은 좀... ㅠ.
건강하셔서 좋은 글 많이 주시기 바랍니다.
5억원. 가본 사람이 5만명이면 인당 1만원. 그 만큼의 가치를 주나요? 구미 연간 예산 2조원. 구미시민 40만명. 시민 1명당 5백만원. 난 왜 구미시의 공공서비스를 연간 10만원도 못받는 느낌이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오피니언
오월동주(吳越同舟) : 나라이름 오, 나라이름.. 
한참 옛날엔 "지방 촌사람이 서울역에 내려서 .. 
돌이켜보니 참 많은 시간들을 성당에서 머물렀다.. 
9월 9일, 절기는 백로를 지나 추분을 향해 .. 
여론의 광장
방통대 중문과 한시 모임 ‘불역시호’, 구미서 여름 캠프 개최..  
LG두드림봉사단, 취약계층 1인 가구 위해 `보람찬 한 끼` 나눔..  
국립금오공대, 집단연구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선정..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