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정책쇄신 분과위가 발표한 대형 유통업체와 슈퍼 슈퍼마켓(SSM) 중소도시 진출제한 정책발표를 보면서 실망감을 감출수가 없다.
대형 유통업체 진출제한을 인구 30만 미만의 중소도시로 규정한 내용이 그렇다. 여전히 새누리당은 재벌그룹의 계열사 또는 반계사인 대형유통업체와 SSM 편에 서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우선 경상북도만 봐도 23개 시군가운데 인구 30만이 넘는 곳이 구미, 경산, 포항이 그 전부다. 그리고는 거의 모든 시군이 인구 10만 전후 또는 20만 미만인 상황에서 대형 할인마트와 SSM 점포가 구미, 경산, 포항을 집중 공략했을 때 과연 어떤 상황이 벌어질 것인지를 알아야한다. 불을 보듯 한 결과겠지만 3개 시의 경제 자생기능이 지금보다도 급격히 더 떨어지게 될 것이고, 영세 자영점포를 비롯한 재래상권은 불원지간에 초토화되고 말 것이다. 다가오는 4월 총선과 연말 대선승리를 염원하는 새누리당으로서 어쩌면 이처럼 설익은 정책을 내 놓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지울 수 없다.
한심스럽기가 짝이 없다. 주지컨대 새누리당은 지금이라도 대형유통업체들의 속내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혜안을 가져줬으면 한다. 지금 대형유통업체들은 시장경제논리와 소비자 권익, 점포확장에 따른 국내 농수산업계와의 물량계약 등을 들먹여가면서 일면 반색하는 듯 하지만 속으로는 싫어할 이유가 전혀 없어 보인다. 좋아서 어쩔 줄 몰라 애써 표정관리를 하는 듯하다. 어차피 적정규모 이상의 점포를 보유할 바엔 인구 30만 이상의 도시가 훨씬 좋고, 또 그렇게 되면 인근의 인구 10만 20만 시군 소비자들이 몰려와서 더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김천에서 추진 중인 모 유통업체의 점포 개점 계획도 사정이 이쯤 되면 당장 구미로 옮겨올 것이 자명한 일이다. 기우인지는 모르지만 새누리당의 이번 정책을 들여다 볼 때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표를 잃는 구실만 찾는 듯하다.
진작이 새누리당이 일찍이 한나라당때부터 소리 없이 변해가는 민심을 헤아렸었다면 시군 지자체의 경제체질이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치스러운 당명개정과 뼈아픈 개혁공천까지를 하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빗나가는 민심을 향해 이처럼 처절한 구애를 하지 않을 수 도 있었다. 민생입법의 안목부재와 일부 당 소속 의원들의 정치·도덕적 함량미달 등 본정신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국회의 모습으로 소일하면서 정쟁만 일삼은 결과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구미, 경산,포항의 새누리당 총선후보들은 충분한 검증과정과 신중성을 잃어버린 대형할인마트·SSM정책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에 정치력을 쏟아야한다. 서둘러야할 일이다. 공천에 연연하는 모습보다는 지역 간 불균형 발전과 빈부의 양극화를 막는 정책에 정치명운을 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필사즉생(必死則生)이요 필생즉사(必生則死)라는 이순신장군의 어록을 꼭 들먹이지 않더라도 민심을 제대로 헤아리는 뜨거운 가슴으로 죽을 각오를 할 때, 예컨대 야당 할 각오를 하는 순간, 오래오래 살아남게 될 것이다. 옛말이 절대 틀리지 않다. 둔탁한 듯 하지만 민심은 곧 천심이다.
<대표이사/발행인 박순갑>
허어 허허어허!
02/15 11:42 삭제
참 시원합니다. 조금은 추상적이고 우회적이지만 글 뜻을 이해하기엔 큰 문제가 없네요.
02/15 11:24 삭제
첨예한 이해관계의 현안일수록 획을 긋는 정치력이 요구된다. 물타기 해결방법은 주민의 폭넓은 지지를 잃는다.
02/15 11:22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