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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서화평론’ <27>석봉(石峰) 한호(韓濩)의 서첩에 쓰다

이택용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2년 03월 10일
독립큐레이터 이택용
ⓒ 경북문화신문

‘해설 : 표암 강세황선생이 석봉 한호의 글씨를 평하는 글이다. 한호 글씨를 중국의 주지번이 크게 칭찬하였으며, 안진경보다 잘하고, 왕헌지보다 못 하다며, 글씨 쓰는 사람들이 그를 본받아 ‘한호체’라고 했다고 말하였다. 중국의 서예가 종요와 왕희지는 천하에 제일이라고 칭송받은 것은 인품의 높고 낮음에 달렸기에 그렇게 되었다고 말했으며, 그래서 유공권은 ‘마음이 바르면 글씨도 바르다’ 고 논한 것이 다는 표현을 하고, 한호를 지금 서예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차츰 그를 천하고 저속하게 여겨서, 그의 서법을 배우려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여기에서도 시대의 풍속의 변화를 볼 수 있으며, 그러나 그 칭찬하는 사람도 반드시 참으로 그의 장점을 아는 것이 아니며, 비난하는 사람도 반드시 참으로 그의 단점을 아는 것은 아니니, 둘 다 잘못이라고 할 수 있다며, 아는 사람이 적은 것은 옛적부터 그러하였으니 참으로 안타깝다고 표현하고 있다.


 


-석봉(石峰) 한호(韓濩)의 서첩에 씀-


한호(韓濩)는 선조 때의 승문원 또는 규장각의 말단 벼슬이다. 글씨로 세상에 이름을 크게 얻었다. 당시에 왕래하던 중국 명나라 사신 주지번(朱之番)등이 크게 칭찬을 하며, 당(唐)나라의 서예가 안진경(顔眞卿)보다 위이고, 동진(東晉)의 왕헌지(王獻之)의 아래라고 까지 하였다. 그 뒤 글씨 쓰는 사람이 그를 본받지 않는 사람이 없어, 이것을 ‘한호체(韓濩體)’라고 하였으니, 또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내가 평소에 이렇게 말하였다. 중국 위(魏)나라의 서예가 종요(鍾繇)와 동진(東晉)의 서예가 왕희지(王羲之)의 글씨는 고금과 천하에 홀로 존숭 받는 것인데, 그들을 따를 수 없는 것이 어찌 점획을 정밀히 하고, 그 짜임새를 고르고 단정하게 하는 데에만 있겠는가? 운치가 한가롭고, 빼어나 글자마다 자태를 갖추어, 변화무궁한 가운데에도 스스로 변경할 수 없는 법도가 넘친다. 이것은 힘을 많이 쏟았다든가 연습을 익숙하게 했을 뿐 아니라, 오로지 그 인품의 높고 낮음에 달려 있는 것이니, 마음속이 환하게 트이고 고상하여 조금도 세속적인 기운이 없어야만 비로소 그와 비슷한 것을 얻을 수 잇을 것이며, 당나라 서예가 유공권(柳公權)이 마음이 바르면 글씨도 바르다고, 논한 것이 바로 이것을 지적한 것이다.


한호의 인품은 내가 본시 알 수 없다. 이제 그 글씨를 보면 점과 획이 그리고, 짜임새가 정교하고 고르고 단정하니, 그가 힘을 기울여 연습한 것이 깊고, 또 익숙하지 않다고 할 수 없다. 한호가 얻어낸 것은 대체로 여기에 그칠 뿐인즉 한호의 인품도 이것으로 상상해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오늘날에 와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차츰 그를 천하고 저속하게 여겨서 그의 서법을 배우려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여기에서도 시대의 풍속의 변화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칭찬하는 사람도 반드시 참으로 그의 장점을 아는 것이 아니며, 비난하는 사람도 반드시 참으로 그의 단점을 아는 것은 아니니, 둘 다 잘못이라고 할 수 있다. 참으로 아는 사람이 적은 것은 옛적부터 그러하였다. 안타깝다.


1737년(영조 13) 9월 산향재(山響齋)에서 강세황(姜世晃)은 쓴다.












  

‘석봉 한호의 서첩’




 


 


 


 


 



이택용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2년 0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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