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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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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동안 조직이나 직장을 위해 열심히 일해 왔고, 또 후회 없는 삶을 보냈다고 자부하며 살아왔는데도 불구하고, 어느 날 후배들과 대화과정에서 차지하고 앉을 자리가 좁다는 사실을 느끼게 될 때가 종종 있다. 남들이 컴퓨터와 스마트 폰으로 소통할 때 메모지와 전화기를 찾는 자신을 보게 된다. 세상은 디지털화해 가는데 아날로그적인 사고에 머물고 있었던 것이다.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세상을 간과 한 체 과거에 너무 안주한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순간 뒤 딸아 오는 후배와 후발주자들이 맹렬하게 추격해 오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런 상황을 맞게 되면 시류에 떠밀려 쓸쓸히 퇴장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의식과 함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모든 일이나 상황에는 성하면 곧 쇠하게 되는 천지의 변함없는 이치가 작용한다. 동서고금을 통해 앞서간 선각자들은 줄기차게 “달도 차면 기운 다”는 이치를 설파했지만, 짐짓 자신은 애써 남의 일로 치부하려고 든다.
하지만 공동체가 지속적으로 번영을 누리려면 신진대사가 순조롭게 이루어져야 한다. 낙엽이 있어야 새싹이 돋아나는 수목의 이치 <엽낙귀근;葉落歸根>와 다르지가 않다. 새 것은 점차 헌 것으로 변해가기 마련이고, 결국 헌 것은 물러나고 그 자리에 새 것이 둥지를 틀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과 만난 많은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변화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내가 할 일이 아직도 남았다!”라고 생각하면서 욕심을 부리게 된다.
중국 속담에는 “장강(長江)의 뒷 물결은 앞 물결을 밀어내고 한시대의 새 사람이 옛 사람보다 낫다”<長江後浪推前浪 . 一代新人勝舊人>라는 말이 있다.
앞에 흐르는 물결이 아무리 늦게 가고 싶거나 가지 않고 머물려고 해도 뒤에 오는 물결이 다가오면 앞 물결은 떠밀려서 있던 자리를 내어주고 앞으로 흘러가지 않을 수 없다. 세대가 장강의 물결처럼 자연스럽게 바뀌어가는 것이다. 세대교체는 거부 할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이다.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이지만 정치의 계절인 지금은 열풍이다. 2012년은 총선과 대선의 해이다. 자천 타천 정치 지망생들이 홍수를 이룬다. 자신의 능력과 기량은 따져보지 않고 출마부터 선언하고 본다.
정치 신인들은 한 결 같이 기존의 정치질서가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성정치인을 수구(守舊)로 몰아 부친 신인들은 자신들만이 변화와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정치세계에서의 세대교체 요구가 일반적인 구호로 자리를 잡고 있는 형국이다.
변화와 혁신은 정말로 중요하다. 그러한 노력이 인류를 진화시키는 동기를 유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대교체는 세대와 나이를 기준으로 하지 않는다. 앞 물결 이라 불리는 기성세대도 끊임없이 자기 혁신을 한다면 오래도록 머물며 현역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뒷 물결이라 불리는 새로운 인물도 철학과 혁신에 대한 비전이 빈곤하다면 기성세대를 밀어내지 못한다. 겉 만 번드레한 신인이지 구세대와 같다면 그는 대안이 아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끊임없이 혁신을 하지 않으면 뒤 딸아 오는 기업에게 자리를 내어 주어야 한다. 1908년 디트로이트에서 창업한 GM은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이었다. “모든 지갑과 모든 목적에 맞는 차”를 생산한다는 목표아래 성공의 질주를 하던 GM 이었다.
“미국에 좋은 것은 GM에도 좋다”며 GM이 미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했다. 그러나 공룡 같은 GM도 재기하긴 했지만 2009년 리먼 브러더스 사건의 여파로 파산을 한 적 있다. 또한 세계적인 기업이라 불리었던 핀란드의 노키아 와 일본의 소니 경우도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잠깐 주춤한 사이 후발 기업에 밀려 위기를 맡고 있다.
일본은 2차 대전 패전이후 농촌에서 도시로의 인구이동으로 인해 질 높은 노동력을 확보했다. 그리고 해외에서 개발된 제품을 복제해 저렴한 가격으로 제조하여 수출하는 방식으로 성장을 했다. 이 결과 제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미국, 독일과 어깨를 견주며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일본의 산업은 지배구조가 복잡한 대기업들이 좌우했고 새로운 기업들은 기득권을 갖고 있는 기존 기업들과의 결탁과 정부의 규제로 인해 경쟁이 상실되었다. 일본 기업은 엄격한 위계질서를 갖고 있었고 그 결과 젊은 직원들의 훌륭한 아이디어와 경영자들과의 벽으로 인해 창의력이 없었다. 그 결과 1990대 버블경제로 인한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결국 G2의 자리도 후발 주자인 중국에 내어주고 말았다.
개인이나 기업 그리고 국가라고 해도 머뭇거리며 제자리걸음을 하면 추격하는 자에게 밀리고 만다. 지금 잘나간다는 이야기는 끝을 향해 달려가는 것과 같다. 개인이나 기업에 주어지는 영광이 무한하지 않은 다음에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자도 “후생가외(後生可畏)”라면서, 뒤에 태어난 사람 즉, 후배들이 무섭다고 했다. 영원한 젊음이 없듯 영원한 현역일 수도 없다. 물러나는 것을 쓸쓸한 정서로 보지 않고 최선을 다한 뒤에 찾아오는 또 다른 역할을 맡기 위해 떠나는 아름다운 퇴장으로 본다면 합당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