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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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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무더운 여름철이면 거듭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는 것이 '에너지 절약'이 아닐까 싶다. 전력수요가 매년 그 기록을 경신하면서 예비전력조차 거의 아슬아슬한 비상상황에 이르고 있다.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되는 요즘 같은 여름철에 자칫 발전소에 차질이라도 생기면 대규모 정전과 같은 심각한 사태가 닥칠 수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경부 장관이 직접 나서서 대국민 에너지 절약운동을 당부하기도 했다. 또 냉방기를 켠 상태에서 문을 열고 장사하는 상가는 계몽하기도, 단속을 하기도 하고 벌금을 내게 한다고 한다.
물론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는 시스템이나 제도의 조정이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가장 직접적이고 확실한 방법은 바로 개개인의 '에너지 절약'이다. 대체로 우리 국민들은 에너지 절약에는 무심한 편이다. "나 하나쯤 어떠랴" 하는 생각을 예사로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를 쓰고 또 써도 끝없이 채워지는 화수분처럼 여겨 왔던 게 사실이다.
주변에 풍부하게 널린 게 물이나 전기인데, 이런 걸 아껴 쓰라고 하면 자칫 자린고비 취급당하기 일쑤다. 급속한 경제성장 가도를 달려오면서 유독 에너지만큼은 절약습관이 몸에 배지 못한 탓이다. OECD국가들의 에너지소비증가율 평균이 0.7%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무려 2.3%에 달하는 것만 봐도 입증된다. 어느새 우리는 에너지 없이는 살 수 없는 에너지 중독에 빠진 것이다. 작은 것에도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삶에 익숙해져버린 것이다.
무엇보다 에너지야말로 귀중하고 고이고이 아껴 써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외국에 비해 값싼 전기요금이 에너지 소비를 늘이는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책정된 산업용 전력 가격이 국가 전체의 소비 증가를 주도해 왔던 게 사실이다. 급기야 정부가 전기요금체계를 새로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물가가 턱 없이 오르는 하필 요즘 같은 때 전기요금까지 오르는 게 달가울 수 없지만, 이번 기회에 반드시 에너지 절약에 대한 대대적인 인식의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에너지 없이는 살 수 없는 에너지 중독에서 벗어나, 에너지를 적게 쓰고도 살 수 있는 녹색생활 방식을 익혀야 한다. 이는 말 그대로 인위적이고 인공적인 기계의 힘에 의지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에 맡기는 것이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고, 얇고 시원한 옷으로 더위를 피하고, 가급적 에너지를 덜 쓰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몸에 밴 에너지 절약 습관은 에너지 중독을 치유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최근의 전력수요를 급증시키는 주요 요인을 살펴보면 가정과 건물에서 사용하는 냉방수요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에너지시민연대가 강조하는 '에어컨 냉방에 관한 진실'을 새삼 유심히 들여다보았더니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잘 실천하지 않는 것들이 많다. 냉방온도를 1도 높이면 연간 7%의 전력소비가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와 7만 명이 사용하는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다고 한다. 솔직히 백화점이나 호텔, 은행, 영화관에서 지나치게 춥다고 느껴본 적이 많을 것이다. 그리 어렵지 않을 일이니만큼 당장에 1도씩만 내리는 걸 실천했으면 좋겠다.
냉방강도의 경우는 강, 중, 약으로 단계를 바꾸는 데 따라 30%씩 전기소비량이 차이가 난다고 한다. 또 가정에서 많이들 쓰고 있는 방법이지만, 에어컨을 약하게 틀어 놓고, 선풍기를 함께 틀면 전기 사용량을 60%나 줄일 수 있다고 하니, 이 기회에 무심코 에어컨을 강풍에 놓던 버릇도 고치고, 고장 난 선풍기도 함께 손을 봐야겠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에너지 과소비에 대한 주의는 아무리 강조해도 과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상반기 우리나라가 원유와 가스, 석탄 등을 수입하는데 든 돈이 8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품인 반도체나 선박, 자동차를 팔아서 벌어들인 돈은 700억 달러를 넘는 정도라니 가슴이 답답하다. 당장 나부터, 당장 이 순간부터 변화가 필요하다. 에너지 절약은 "나 하나 쯤"이 아닌, "나부터"라는 마음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