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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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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스마트 시대가 도래했다. 스마트 카가 선보이고, 각종 스마트 기기가 생활의 필수품이 되는가 하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일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정부 이름에도 스마트를 붙인다. 스마트 시대를 주름잡는 기업들은 단연 소프트웨어 역량을 기반으로 한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IT기업이다. 스마트 시대의 선두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은 전쟁만큼이나 치열하다. 스마트 혁명에 뒤쳐진다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스마트 시대에는 주변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나마 제자리를 지키려면 뛸 수밖에 없다. 조금이라도 앞서 가려면 죽을힘을 다해 뛰어야 하는 상황이다. 순간 떠오르는 것이 '붉은 여왕의 법칙' 즉 '레드퀸 효과'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즐겨 보았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속편인 '거울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붉은 여왕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법칙이다.
어느 날 붉은 여왕의 나라에 오게 된 앨리스는 여왕의 손에 이끌려 열심히 숲속을 뛰고 또 뛴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아무리 뛰어도 처음에 있던 장소에 그대로 있을 뿐이다. 갸우뚱하는 앨리스를 향해 붉은 여왕이 그 이유를 들려준다. "붉은 여왕의 나라에서는 모든 것이 빨리 뛰고 있다. 그래서 제 아무리 빨리 뛰어도 늘 제자리일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레드퀸 효과(Red Queen)'이다.
레드퀸 효과는 일명 '공진화(co-evolution')를 가리키는데, 이는 생물학 용어이다. 아프리카 초원에서 사는 영양들의 천적은 다름 아닌 치타다. '동물의 왕국' 같은 TV 프로프램에서 저 먼발치에서 치타가 나타나면 영양들이 죽어라 달리는 장면을 많이들 보았을 것이다. 시속 110km의 무시무시한 속력을 자랑하는 치타지만 사실 처음부터 잘 달렸던 게 아니라고 한다. 영양을 잡으려고 달리는 동안 속도가 진화한 것이다. 영양 역시 마찬가지다. 둘은 생존을 위해 서로에게 자극을 주면서 진화한 것이다. 이것을 진화론적으론 '공진화'라 한다.
세상에 경쟁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공진화의 룰이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효과적으로 강력하게 공진화의 룰이 작동하는 세계는 바로 '스마트 시대'가 아닐까 싶다. 1996년 제임스 무어는 공진화 개념을 기업 관계에 적용해 '비즈니스 생태계' 이론을 정립했다. 경쟁 기업은 서로를 강인하게 만들고, 기업 경쟁력에도 도움을 준다.
스마트 시대 치타는 치타대로 나날이 빨라지는 영양을 따라잡으려고 점점 더 빨리 달리고, 영양은 영양대로 잡히지 않으려고 점점 더 빨라진 것처럼 스마트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 우리는 영양과 치타가 되어야 한다. 공진화의 룰이 적용되는 세계에서 역설적으로 천적은 진화에 이끌어 내는 고마운 존재이기도 한다.
어느 누구도 홀로 진화할 수 없다. 서로가 관계를 맺으며 나날이 발전하고 진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공진화의 세계에 들어온 이상 달리는 것은 각자의 숙명이다. 달리기가 지겹다고 멈추면 치타의 밥이 된다. 공진화는 어느 한 쪽이 완전히 없어져야 끝이 나기 때문이다. 스마트 시대의 국가와 개인은 공진화를 숙명처럼 받아들이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 진화를 위한 과정이자 행복한 경쟁으로 인식하는 것이 승자의 비법일 것이다.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한참을 달리다가 숨이 찬 앨리스는 붉은 여왕에게 이렇게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지금 우리처럼 이렇게 오랫동안 달리면 이미 어딘가에 가 있어야 해요" 그 때 붉은 여왕의 대답이 의미심장하다. "너희 나라는 느린 나라구나. 여기서는 있는 힘을 다해 달려야 제자리에 머물 수 있단다"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앨리스의 나라인지, 붉은 여왕의 나라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