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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왜 우리는 인간성보다 비인간성을 지향하고 있는가

김경홍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3년 03월 18일
편집인, 편집국장 김경홍 / 학교 폭력으로 무너진 모 중학생의 자살, 우리 모두 자유로울 수 없다
ⓒ 경북문화신문

 


 


최근 경북 경산의 모 중학생이 24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소중한 삶을 마감했다. 혹독했던 겨울이 둥지를 틀었던 산비알에 봄순이 새순을 풀어내는 시절이어서 더욱 가슴이 쓰라리다.


앞날이 구만리 같은 생명을 마감하려고 마음을 다져먹은 그 순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 중학생은 세상을 향해 학교폭력의 잔인함과 교묘함등을 일갈했고, 떠나려는 그 순간에도 학교 폭력 해결의 해법을 제시했으니, 사회를 구성하는 성인의 한사람으로서 송구하기 짝이 없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인간성 지향의 교육 현장에서 비인간적인 상황이 인간적인 상황을 압도하고 있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하지만 최모군의 자살 이후 대응하는 논리가 더욱 가관이다. 그 책임을 가해학생과 학교 당국등 교육기관이나 교사등의 책임으로 돌리기 일쑤인 것이 현실이고, 대책으로 논의되는 것은 늘 그래왔든 상투적인 CCTV 설치나 교사의 상담 횟수 늘리기 등이 고작이다.


최모군의 자살을 초래한 원인 제공자는 사회 전반이라고 보는 근본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속내를 더 깊이 들여다보면 최모군에게 가해를 한 학생 역시 비정상적인 사회가 낳은 또 다른 피해의 산물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신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몰인간화 현상이 그렇다. 지난 해 7월부터 4개월 동안 청소년과 성인 2천 12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 투명성기구의 설문조사 결과를 들여다보면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정직하게 사는 것보다 거짓말을 하거나 불법을 통해서라도 부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청소년이 무려 40.1%였다.


이 뿐이 아니다. 청소년 둘 중의 하나는 부정한 방법으로 입학이나 취업을 알선해 올 경우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너무나 인간적인 세상’을 추구하는 우리들의 슬로건이 얼마나 허상인자를 실감케 한다.


그렇다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이처럼 바르고 정직하게 자라지 못한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유아기를 지나 초등학교에 들어서기 시작하면 우리의 아이들은 경쟁시대를 살아가게 된다. 학교에서 귀가하면 무슨무슨 학원을 오가며 하루 일정을 마쳐야 한다. 학원은 어떤가. 올바른 인간성, 순수한 인간성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말은 슬로건에 불과하다. 대부분 학원의 벽면에는 무슨 무슨 대회에서 입상한 어린이들의 명단이 내걸려 있기 일쑤다.


그 벽면의 명단에 오른 아이들은 순수성을 훼손하는 우쭐함을 배우게 되고, 명단에서 제외된 아이들의 고운 동심은 상처를 받으면서 사회와 상대에 대한 적대감을 배우게 된다.


중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상황과 정도는 더욱 심해진다. 청소년들을 맞이하는 것은 학원 벽면은 물론 심지어 학교의 교문에 내걸린 명문대 합격 학생들의 축하 현수막이다.


이 뿐인가. 이윤추구에 급급한 일부 영화계는 폭력조직을 우상화시키기에 급급하고, 텔레비전은 약자에 대한 배려보다는 승자 독식의 세계를 부각시키기에 급급하다.


청소년들의 생활권역인 자치단체는 끝까지 경제구호요, 돈벌이 구호다. 부모들은 어떤가. 자식들과 동승하고 있으면서도 툭하면 상대차량에 대해 쌍욕을 해대고, 부모들은 자녀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돈타령, 성적타령이다.


이명박 정부는 또한 어떠했는가. 다산은 목민심서에서 목민관은 백성의 배고픔과 외로움을 보살펴야 한다고 일갈했다. 복지를 보편화 시키고, 소외이웃을 공동체의 일원이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 목민관의 정치적 임무라고 했던 것이다.


이명박 정부만큼 학원가에 비인간화를 만연케 했던 정권을 없었을 것이다.입시열풍과 수도권 규제완화, 대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경제 정책, 22조원의 막대한 국민 혈세를 쏟아부은 치적 위주의 4대강 사업은 학원가의 인간화를 비인간화로 전락시켰고, 어려운 이웃을 더욱 어렵게 했고, 지방경제를 말살시켰고, 소위 입시에서 인-서울이라는 과열 경쟁을 부채질 했다.인간성이 천대받는 갯벌에서 어떻게 싱싱한 제목들이 자랄수 있었겠는가,


이처럼 최모군이나 그와 비슷한 상황의 무게에 짙눌려 생을 달리해야 했던 시대적 아픔을 양산시킨 책임은 가해학생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해학생을 태생시킨 가정과 사회, 국가 등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맹모삼천지교, 제나라 안영의 덕을 실천하자


건강한 토양에서는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기 마련이다. 건강한 사회에서는 구성원들이 건강하고, 가치이념이 정의로운 국가의 토양에서는 백성이 건강한 심성을 지니기 마련이다.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부모는 맹모삼천지교의 교훈을 실천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올바른 인성 교육이 근본인 가정에서 자라난 자녀가 올바른 길을 가게 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는 어른의 거울이다. 어린이는 사회현상과 부모를 배우며 자라기 마련이다. 콩 심은데 콩이 나는 법이고, 팥심은데 팥이 나는 법이다.


경제만을 외쳐대는 지자체의 운영방침도 문제가 아닐수 없다. 대중을 모아놓은 연설장에서 진지하게 인간화 문제를 거론하는 자치단체장의 연설을 들은 적이 없으니, 한심한 일이 아닐수 없다. 심지어 교육당국에 교육경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부르짖고 있으니,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의 성장책임은 교육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에게도 막중한 책임이 있다. 하지만 이를 간과하고 있으니, 서럽기 짝이 없다. .


더욱 큰 책임은 국민으로부터 한시적으로 운영권을 위임받은 정부의 가치관에 있다.


3일 내내 눈이 내릴만큼 혹독한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춘추시대(春秋時代) 제나라 경공(景公)이 여우털옷을 입고 어전(御殿)에 앉아 있었다. 이때 대신 안영(晏嬰)이 경공을 알현하려고 들어왔다. 경공이 안영을 보고 말했다.


“정말 이상하다! 이렇게 많은 눈이 내렸는데도 날씨가 춥지 않으니 말이오.” 그러자 안영이 대답했다. “춥지 않으십니까? 제가 알기로는, 고대의 현군은 음식을 배부르게 먹을 때 백성들의 배고픔을 걱정하고 옷을 따뜻하게 입을 때 백성들이 추위에 떨까 걱정하면서 ‘편안할 때 백성의 노고를 헤아린다’고 했다는데, 지금 전하께서는 그 말을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이에 경공이 고개를 숙였다, “정말 옳은 말이다! 과인은 경의 건의대로 하겠다.” 그러고는 옷과 곡물을 추위에 떨고 기아에 허덕이는 백성들에게 나눠주도록 명했다.


안자춘추(晏子春秋)에 나오는 옛 이야기다. 국민으로부터 국가 운영을 위임받은 정부는 현실을 살아가는 다양한 국민의 입장에 서 보아야 하고, 청소년의 입장에 서 보아야 한다.


아픈 부위를 진맥하지 않고 어떻게 병명을 알수 있고, 정확한 병명을 모르는데 어떻게 올바른 처방을 내릴 수 있겠는가 말이다.


아리따운 향년의 나이에 세상을 등진 최모군이나 그와 유사한 청소년들의 자살에 대한 근본적인 책임이 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따라서 우리 모두는 도덕적인 측면에서 죄인에 다름 아닌 것이다.


최모군의 자살을 놓고 정부는 그 책임을 교과부나 학교 당국에 전가하고 있고, 교육과 행정 업무 등 만사에 지쳐 있는 교사들에게 그 책임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잘못됐다. 지자체나 지자체를 살아가는 우리들 역시도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 폭력 문제 해결은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 개개인과 가정, 지자체,교육당국, 정부가 진지하게 그리고 마치 내 자식의 일처럼 뼈가 으스러지는 아픔으로 머리를 맞댔을 때 그 해결책을 찾을수 있을 것이다. 근본적인 대책없이 강권에 의한 학교 폭력 사태에 대응하려고 할 때 더욱더 음성화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최모군의 영전에 오랫동안 고개를 숙여야 하는 이유다.


 



김경홍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3년 03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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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독자
이제는 우리나라가 가난에서 해방되었고 자녀수도 적으면서 핵가족이니   발전 성취로 경쟁을 부추기보다 행복하고 예의를 배울 수 있도록 유아기에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도록 부모교육이 첫째로 중요한 때인 것 같아요~~~다음이 학교와 사회이지요 !!!어찌하오리까 넘 맘 아프네요
03/18 11:17   삭제
학부모
우리아이들의 문제를 학교에만 맡겨서는 안된다는데 동감합니다.
입시경쟁에 몰입되지 않고 아이들이 착하고 자유롭게 성장할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요
그 놈으 인서울, 심장이 떨려요
03/18 00:56   삭제
애도
자살한 중학생에게 삼가 고개를 숙입니다.
우리 모두가 죄인, 그렇네요
03/18 00:54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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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수정하겠습니다.
첫번째 사진은 103동이 아니고 104동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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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기사 잘 보았습니다. 주변에서 볼수 있지만 관심을 주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후원해 주신 에스엠디에스피 대표님과 선행을 알려주시는 경북문화신문과 김예은 학생 기자님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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