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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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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의 열기는 책 속으로 몸을 숨기게 만듭니다. 게을러지고, 하품과, 흐느적임이 일상입니다. 이런 나태함이 잘 어울리는 계절입니다. 그러면서 ‘매일 움직이고 인지하며, 사고하는 신체적 정신적인 움직임은 왜, 어떻게 일어나야하는지’를 멍한 눈으로 생각합니다.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사람은 반드시 알아야 할, 한 학기의 강좌에서 내내 다루어 왔던 문제입니다. 행동은 습관, 무의식, 대조라는 자극에 따라 일어나고 그 자극을 만들어 내는 요소를 숱하게 많은 이론과 학자들의 연구는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정신분석, 무의식적 결정론의 프로이드(리비도), 안나프로이드(방어기재), 에릭슨(성격발달단계), 아들러(경험의 주관적 의식), 융(무의식-MBTI)의 정신역동이론에서부터 시작해서,
조작 혹은 학습에 초점을 둔 파블로프(조건화), 스키너(행동의 경험적 분석-강화와 처벌), 반두라(사회학습이론-모방, 인지)와 유기체가 환경에 생물학적으로 적응하는 모습, 과정을 밝히려 한 인지이론, 실존주의 철학에 기반을 두고 도덕적 관점에서 출발한 피아제, 콜버그의 행동주의이론 나아가 인간이 세계에 대한 지각으로 행동이 결정한다는 로저스, 매슬로우의 인간특질은 창조성, 욕구론 등의 인본주의이론 등 대충 이름만 나열해도 한 서고를 넘기는 분량의 이론이, 학설이 난무합니다.
모두가 사람이 행동하는 이유와 그 행동이 보여주어야 할 방식에 대한 내용을 설명합니다.
그런데 이런 치열한 학문적인 연구와 노력의 결실에 찬물을 끼얹는 황당무계가 정신을 뻔적 들게 만듭니다. 즉 자극에 의한 인간의 행동이 인간 발달과 사회를 구성한 것이라기보다는 아무런 조작적인 행동이 없이 나른 한 상태, 게으른 상태, 멍하니 앉아있는 상태가 오히려 이 세상을 바꾸는 위대함의 창고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앤드류 스마트가 쓴‘ 생각을 멈추면 깨어나는 뇌의 배신’(2014, 윤태경 역, 미디어 윌)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그 사례를 증명해 보입니다.
수학자이며 철학자인 데카르트는 늦잠을 자다가 침대에서 빈둥거리며 천장에 붙어있는 파리를 보고 X축, Y축을 발견한 것, 아이작 뉴턴 경이 만유인력을 발견한 것은 바람소리를 듣기 위해 정원에서 넋 놓고 사과나무를 쳐다보다 발견한 것이며 릴케의 ‘두이노 비가’는 거센 바람소리가 들리는 성곽을 걷다가 쓴 것, 다시 말해서 과학적 진보, 예술가의 위대함은 고된 노동의 결과가 아니고 갑자기 번뜩이는 통찰 즉 ‘아하 모멘트’의 결과라고요
그는 이런 사실이 가장 발달한 뇌 과학을 통해서 증명된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2001년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대학교 신경학자 마커스 라이클이 발견한 휴지상태 네트워크(Resting-state Network) 혹은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 Default Mode Network)라는 신경망(두뇌부위)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무 일을 하지 않을 때 활성화한다는 것을 MRI를 통해 얻었습니다.
이 DMN을 구성하는 두뇌부위는 내측 전전두엽 피질, 전방대상피질, 쐐기앞소엽, 해마 측면두정엽 피질이라는 두뇌부위가 두뇌의 허브역할을 감당하고 있으며 이는 일정표 작성과 같은 업무에 몰두하고 있을 때, 즉 무자극 사고에 빠져있을 때 두뇌가 더 조밀하게 조작된다는 사실까지 도요.
이는 버트란트 러셀이 ‘게으름에 대한 찬양’, 베로니코 비엔의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톰 호치킨슨의 ‘언제나 일요일처럼: 떳떳하게 게으름을 즐기는 법’이라는 책들을 베스트셀러로 만든 근거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게 만들었습니다.
2012년 심리학자 메리 헬런 이모르디노-양(Mary Helen Immordino-Yang)이 쓴 논문 ‘휴식은 무의미한 시간이 아니다, 인간개발과 교육에 대한 두뇌 디폴트모드의 시사점’에서 보는 것처럼 ‘어른이나 어린이 가릴 것 없이 몽상과 같은 한가로운 상태는 사회적 기술 개발의 필수’라고요, 무한히 바쁘게 지내는 오늘 우리의 삶 전체에 대한 방향전환의 표시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채 멍하니 게으름을 피우는 것,
이는 결코 반드시 없어져야할 악덕이 아니라 바쁘다는 말 이외에 다른 인사가 없는 현대인에게는 새로운 사회와 새로운 생활을 만드는 참 미덕임을 기업가, 정치가, 교사, 그리고 부모는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 여름 나무아래서 권할 수 있는 책입니다. 일독을 강권합니다(2014.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