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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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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우봉(又峯) 조희룡(趙熙龍)의『묵란도(墨蘭圖)』란 그림이다. 그는 조선 말기 화단을 화려하게 장식한 화가이다. 매화를 잘 그려 매화화가(梅花畵家)로 유명하지만, 그 밖에도 여러 방면에 재능을 보였다. 그는 시를 잘 하였을 뿐 아니라, 중인들의 전기를 기록한 호산외기(壺山外記)를 비롯하여, 화구암난묵(畫鷗盦讕墨) 등을 남긴 문인이기도 하다.
헌종의 명으로 금강산을 탐승하고 시를 지어 바쳤으며, 궁궐편액의 글씨를 쓰라는 명을 받았다. 철종 때는 김정희(金正喜)의 일당으로 지목되어 전라도 신안군 임자도(荏子島)로 유배도 다녀왔다.
이 그림은 난초 그림에 숨은 할아버지의 손자사랑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화폭의 란은 여느 문인화가들의 묵란과 같이 간일하다. 선비의 고결한 이상을 담은 듯 보인다. 그런데 그림에 곁들여진 제발을 본다면 당신은 빙그레 웃고 말 것이다. 할아버지의 손자에 대한 애정이 봄볕처럼 따뜻하게 전해지기 때문이다.
손자가 붓을 쥐고 낙서하는 모양새를 기특해 죽겠다는 듯이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내리 사랑은 그 붓장난도 바람을 그리려 하는 것이라고 자랑하게 만든다. 또한 그 표현은 얼마나 시적인가. 하지만 손자의 재롱에 기뻐하다가 문득 자신의 노쇠함을 떠올리는 노년의 쓸쓸함까지 풍겨난다. 난초 그림에 곁들인 제발은 어느 봄날, 마루에서 손자와 할아버지의 따뜻한 한 나절을 떠올리게 한다.
▶조희룡(趙熙龍)의『묵란도(墨蘭圖)』에 제발을 씀
우리 집에는 난초가 잡초처럼 흔하다. 미친 듯 함부로 그려낸 것이 네 벽을 가득 채웠다. 우습게도 어린 손자가 겨우 말을 배울 나이에 벌써 붓을 거꾸로 잡고 봄바람을 그리려 한다. 텅 비어 광활한 세계, 맑은 바람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이 경지를 늙은 눈으로 그려낼 수 있을까. 내 못할 게 무엇인가. 담화옥(曇華屋)에서 겨울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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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봉 조희룡의『묵란도(墨蘭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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