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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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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가 벗 황산(黃山) 김유근(金逌根)의『묵소거사자찬(黙笑居士自讚)』을 쓴 글씨이다. 그를 다르게 부르는 이름인 묵소거사(黙笑居士)는 침묵을 지켜야 할 때에는 침묵을 지키고, 웃어야 할 때에 웃는다는 뜻의 김유근의 별호이다. 그가 이 별호에 대한 글을 짓고, 김정희가 해서체(楷書體)로 글씨로 쓴 것이 바로『묵소거사자찬』이다. 김정희는 조선 말기에 활동한 대학자이며, 서예가로서는 추사체라는 독특한 서체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행서, 예서 등 다양한 서체에 모두 능했는데, 그 중 일점일획을 정자체로 정확하게 쓰는 해서를 좋아했다. 그래서 중국 육조시대(六朝時代)의 해서에도 깊은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특히 그는 당나라 구양순의 구성궁예천명(九成宮醴泉銘)을 가장 높이 평가했다.
김정희의 해서는 전해지는 것이 드물기에 더욱 가치가 있는데, 여기서 소개할『묵소거사자찬』은 김정희의 해서 중 규범이 될 만한 대표작이다. 붉은 바탕의 냉금지(冷金紙)에 행간과 자간을 맞추기 위해 줄을 친 후, 단정하고 정중한 필치로 한 줄에 네 글자씩 모두 21줄에 82자를 해서로 쓰고, 마지막에 검은 먹으로 완당(阮堂)과 김정희인(金正喜印)을 찍었다. 줄을 잘 맞추어 한자, 한자에 정성을 담아 쓴 글씨이다. 이처럼 정간(井間)에 글씨를 쓰는 것은 중국 당나라 때 유행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신라시대 비석에서 부터 발견된다.
▶김정희가 벗 김유근(金逌根)의『묵소거사자찬』을 씀
當黙而黙, 近乎時, 當笑而笑, 近乎中. 周旋可否之間, 屈伸消長之際. 動而不悖於天理, 靜而不拂乎人情. 黙笑之義, 大矣哉. 不言而喩, 何傷乎黙. 得中而發, 何患乎笑. 勉之哉. 吾惟自況, 而知其免夫矣. 黙笑居士自讚.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한다면 시중(時中)에 가깝고, 웃어야 할 때 웃는다면 중용(中庸)에 가깝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때가 온다거나, 세상에서 벼슬하거나 아니면 은거를 결심할 시기가 온다. 이러한 경우 행동할 때는 천리(天理)를 위반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는 인정(人情)을 거스르지 않는다. 침묵할 때 침묵을 지키고, 웃을 때 웃는다는 의미는 대단하다. 말을 하지 않더라도 나의 뜻을 알릴 수 있으니, 침묵을 한들 무슨 상관이 있으랴! 중용의 도를 터득하여 감정을 발산하는데 웃는다 한들 무슨 걱정이 되랴! 힘쓸지어다. 나 자신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화는 면할 수 있음을 알겠다. 묵소거사가 자신을 찬(讚)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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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의『묵소거사자찬(黙笑居士自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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