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지역 일부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영유아들의 무상보육을 위해 쓰여야 할 보조금을 가로채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따라 관계당국의 제대로 된 관리 감독이 이뤄지고 있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2013년 3월부터 여성의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출산률을 높이기 위해 만 0세-5세 전 계층에 대해 보육료 양육수당을 지원해 오고 있다. 구미시와 도육청도 양육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매년 확대 집행하고 있다.
시는 올해 보육료 및 양육수당, 보육사업, 어린이집 지원 등을 위해 1천142억원의 보육예산을 편성했다. 전체 예산 중 10%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그러나 이처럼 매년 늘어나는 보육 관련 보조금을 적정하게 사용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어린이집과 유치원들이 편법을 활용해 보조금을 가로챈다는 의혹이 일면서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례로 구미지역 A 어린이 집에서 O세반을 담당했던 교사 B씨는 당초 2명의 교사가 7명의 원생을 관리하다 11명까지 늘었는데도 불구하고, 교사 충원없이 원생을 돌보면서 손목에 무리가 와 결국 6개월만에 사직을 했다. 규정에 따르면 어린이집의 경우 0세반은 한 반의 정원을 3명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B 교사는 A 어린이집이 규정을 무시하고 반 정원을 5~6명으로 늘리면서 2명의 교사가 해야 할 일을 혼자 감당했던 것이다. 더군다나 정원 외의 어린이들을 돌보면서 하루 7시간 동안 일을 한 B교사에게 주어진 급여는 70만원 안팎이었다. A 어린이집은 보육예산을 지원받으면서도 교사 1명에게 정원 외의 어린이들까지 떠맡기면서 채용해야 할 교사를 채용하지 않은 것이다.
구미지역 C 유치원에서 일한 D씨는 시간제 교사인데도 불구하고, 4대보험을 적용받으면서 부담임 역할을 했다. D씨에 따르면 “월급날이면 처우개선비 30여만원과 월급 80여만원이 통장으로 입금되고, 이중 자신의 월급 4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원장에게 현금으로 되돌려 주었다”고 말했다. 또 D씨는 “퇴사 후에도 점검을 위해 몇번 호출을 당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보조금을 지원받기 위해 전임강사로 등록해 놓고도 교실에서는 시간제 교사가 아이를 돌보는 편법을 이용해 보조금을 부당하게 가로챈 대표적인 사례인 것이다.
이처럼 일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보조금을 가로채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구미시와 구미교육지원청은 서류 중심 및 사전 통보식 점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보육 정보 시스템에 등록된 교사에 한 해 수당을 지급하기 때문에 부당하게 수급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장에서는 등록된 서류 내용과 달리 편법이 이뤄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감독기능이 탁상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구미교육지원청 역시 관리감독의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구미지역 61개소의 사립유치원을 대상으로 격년제 점검을 하고 있는데다 점검 전에 사전 통보를 하면서 관리감독이 형식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관련 어린이집 관계자는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보조금을 가로챌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면서 “실질적인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이들을 지도하는 원장들의 올바른 윤리의식 제고와 함께 예산지원에 대해서는 현장 중심으로 관리 감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5년 1월1일 현재 구미시 영유아 현황을 보면 0-6세 영유아는 3만3702명으로 전체 인구 42만 320명 중 8%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아동은 1만 5357명이고, 유치원은 9천 229명, 미이용 아동은 9천 116명으로 보육대상 중 73%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이용하고 있다.
영유아 보육은 크게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의 유아학비 지원으로 구분된다. 어린이집 및 유치원을 이용하지 않는 취학 전 영유아 0세는 월 20만원, 1세는 월 15만원, 2-5세는 월 10만원을 가정양육수당 명목으로 부모 계좌로 입금된다.
반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이용할 경우 보육료, 유아학비, 방과후 과정비, 간식비, 인건비, 교재비, 재료비등이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통해 지원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일부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편법을 동원, 영유아와 보육 교직원을 허위등록해 부정수급하는 등의 비리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기관이 “보육정보 시스템에 등록된 교사에 한해 수당을 지급하기 때문에 부당수급이 있을 수 없다”는 인식이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이 보육정보시스템에 등록한 내용이 사실이라는 감독기관의 안이한 인식이 보조금 가로채기 불법을 양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사전에 점검일정을 통보하는 식의 점검 역시 불탈법 구실을 만들어 주고 있다.
결국 일부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국민의 혈세가 녹아들어 있는 보조금을 가로채면서 양질의 교육을 받아야 할 어린이들이 선의의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