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기자·데스크

생활수필 82>비데와 다문화

온라인 뉴스부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5년 03월 31일
김영민
ⓒ 경북문화신문

 

 

지난겨울 짧지만 흥미진진했던 일주간의 이태리 산골여행은 내가 사는 지금의 모습을 다시 알게 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며칠간의 숙소는 많은 것을 알게도 해주었고 또 생활의 방식을 느끼게도 했습니다. 그 중에 별난 풍습과 연결된 것이 아무리 허름한 여관이라도 비데는 꼭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언론에 게재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고 더구나 식사 중에 읽어서는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합니다만 화장실의 이야기가 이탈리아에서 느낀 생활의 차이를 그대로 말하는 것 같아 전하렵니다.

 

아파트생활이 우리 주거문화의 중심이 된 지금, 화장실에는 당연히 양변기로 인식되고 그러면서 두루마리식의 화장지가 필수적인 것이 보통 우리의 모습입니다. 그렇게 잘 되어있는 화장실 대부분이 그 모습입니다. 이제는 더 나아가 자동 비데가 설치되어 화장실 문화는 세계 초일류(?)라고 해도 무리는 없을 듯 합니다.

 

그런데 그 선진국이고, 더구나 호텔이라는 이름을 붙인 숙소의 모습은 좀 과장한다면 우리나라의 여인숙의 화장실보다 절대 부족한 모습이었습니다. 덩치가 큰 성인이면 마음대로 몸을 돌리기도 힘들 정도의 부족한 공간과, 샤워시설로 꽉 차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협소해도 양변기가 있는 한 어김없이 비데기는 한 지역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변기처럼 양변기에 같이 붙어있어 볼일을 보고나서 바로 물로 씻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좌변기에서 일어나 옆에, 혹은 앞에 자리하고 있는 나지막한 세면대 모양에 호스가 달린 어찌 보면 아기 세숫대야 같은 변기(?)에 옮겨 앉아서, 서서는 절대 안 되고 그렇다고 주저않아서는 더욱 안되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씻도록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그 사용을 위한 불편이야 평소의 생활습관이 다른 이에게는 죽을 맛이지요. 따라서 여기에서 비롯되는 이야기가 몇 시간의 버스속의 시간을 죽일 만큼 웃겼습니다. 야채를 준비해온 할머니들이 상추를 씻었다는 이야기로부터, 앉아서 세수했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심지어 공원등지에 입에 물을 대고 마시는 모습인 것 같아 그 물을 받아 마셨다는 이야기 까지 낫선 문화에 대한 모습이 많은 사람을 의아하게 만들었습니다.

 

즐거움을 위해 돈을 들여 여행하는 사람들에게서 이런 이야기는 즐거운 추억이고 또 다른 흥미가 될 수 있겠지만 생존을 위해 다른 문화에 들어와 그 다른 문화에 종속되어야 삶이 가능한 이들에게는 참으로 심각한 아픔이 될 수도 있습니다.

 

2012년 전체 결혼이민자 중 여성의 비중은 85.9%가 여성(법무부, 2012)으로. 2010년에 16만1천999명이었으나 매년 증가하여 2013년 23만5천947명, 오는 2020년에는 35만 명까지 이르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행정안전부, 2013). 그렇다면 지금의 30대 초반 여성인구가 약 185만 정도이니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를 이주여성 맡게 될 대한민국을 거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이주여성들이 겪는 문화적 차이에 의한 많은 어려움은 심각하기 그지없습니다. 2014년 서울이주여성 상담센터에 접수된 상담 5천3백여 건 중 문화적 차이로 인한 정서문제, 이혼 등이 전체 상담의 27%이상으로 가장 많은 수를 점하고 있습니다.

 

이는 영동대 장영심 교수가 지적한 바처럼 ‘모국으로부터 한국이라는 낯선 사회로 이주하였으며, 문화적 차이에 의한 많은 어려움(의사소통, 한국문화 적응, 경제적 빈곤, 자녀교육 등)을 겪고 그로인해 사회적 지지기반이 취약으로 정신건강 문제의 근원이 되며 향후 삶의 질과 행복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문화로, 문화적인 차이로 인정하지 않고 다른 이들의 문화를 내가 가진 문화의 틀에다 구겨 넣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통계로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비데기에 채소를 씻거나 그 물로 세수를 한 것이 웃기는 일인지는 모르지만 우리 문화라 고하여 다문화 며느리에게 시댁의 모습을 강조하고 무조건 적인 부부관계를 주장한다면 우리역시 비데기의 물로 밥 말아 먹는 것과 어찌 다르다 할 것입니까?

 



온라인 뉴스부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5년 03월 31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구미시, 방치된 빈집이 시민주차장으로 탈바꿈..
상주시, 경북 최초 ‘정원박람회’ 연다...내년 10월 예정..
김천시, 김천상무 시민프로축구단 전환 않기로 결정..
김천시의회, 김천시민프로축구단 전환에 `반대` 공식 입장..
인사]구미시..
양옥자 작가의 구미를 그리다(20)]구미 금리단길..
김천시의회, 올해 국외연수 예산 전액 반납..
구미 시내버스 이용객 지난해보다 22% 증가..
박상수의 고사성어]백년하청(百年河淸)..
경북도, 외국인 학위과정 49.1% 증가...전국 평균 2배..
최신댓글
미술에 문외한이지만, 선생님의 그림에서 여름의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몰랐던 것 배우게 되네요. 멋진 조상의 유산 배우고 갑니다.^^
라면 먹으러 축제에 가야겠군요. 타지 방문객 통계도 한 명 더 올리고. ^^
벚꽃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장미처럼 유명하지 않아도, 낮은 곳에서 저마다 작은 결실 피워내는 식물들의 위대함을 느낍니다. 냉이꽃처럼...
선산봉황시장의 2층은 현재 어떻게 되었을까요?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음악으로 보자면 어설픈 공연자 2백만원씩 5명 보다는 유명한 1명이 공연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죠. 그런데 스티븐 해링턴? 누가 아시나요? 그냥 행사 추진자가 좋아하는 사람 아닌가? 지역 예술가들을 우대하되 기준을 객관화해서 정치인이나 지방권력자 친분으로만 하지 말고요.
지역의 예술가들이 함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정책 집행이 아쉽군요. 음악이건 미술이건... 너무 외국 유명인에게 기대는 것은 좀... ㅠ.
건강하셔서 좋은 글 많이 주시기 바랍니다.
5억원. 가본 사람이 5만명이면 인당 1만원. 그 만큼의 가치를 주나요? 구미 연간 예산 2조원. 구미시민 40만명. 시민 1명당 5백만원. 난 왜 구미시의 공공서비스를 연간 10만원도 못받는 느낌이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오피니언
어스름 내린 아파트 1층 현관을 나선다. 불 .. 
<작업노트>구미 금리단길은 젊은 감성의 미식과.. 
백년하청(百年河淸) : 일백 백, 해 년, 물.. 
구미의 오랜 숙원사업인 한국식품연구원 경북본부.. 
여론의 광장
방통대 중문과 한시 모임 ‘불역시호’, 구미서 여름 캠프 개최..  
LG두드림봉사단, 취약계층 1인 가구 위해 `보람찬 한 끼` 나눔..  
국립금오공대, 집단연구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선정..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