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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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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는 죽을 때 머리를 고향 언덕으로 둔다고 했다. 이래서 수구초심 (首丘初心)이다. 근본을 잊지 말라는 의미로 회자된다. 근본이란 무엇인가. 자신을 있게 한 태생의 원천이다.사람도 아닌 짐승인 것도 마지막 생을 마감할 때는 자신을 있게 했던 고향언덕을 오매불망 잊지 못함이다. 고향이란 태어나고 자란 곳이 아니던가.
태생적 고향과 정치적 고향이 있다. 낮으막한 언덕을 등짐지고 오순도순 모여앉은 초간삼간의 고향.능선을 사이두고 살다보면 그리움이 원천이요, 힘들고 지칠때면 ‘그래도 살아남으라’고 등을 따스하게 북돋아 주는 영양공급의 샘물이다.
정치도 예외는 아니다. 동교동계와 상교동계, 친노계와 친이계가 있었고, 저물어 가는 친박계가 있는가 하면 진행형인 친문계와 친홍계, 친안계, 친유계 등이 있다. 이 곳은 정치인들에겐 낮으막한 언덕을 등짐 진 초가삼간이 곱게 어우러진 고향이다.
그 곳에 산불이나 지진이 나면 어쩔 셈인가. 혹여나 그 고향에 역성 혁명이라도 나면 어쩔 셈인가. 달려가 불을 끄고 부상자를 치유하기 위해 밤길을 달려가지 않겠는가. 사람도 아닌 짐승도 수구지심인데 말이다.
3일 새누리당 1호 당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탈당됐다. 친박으로선 고향에 산불과 지진이 일어난 셈이다. 기자 회견을 통해 홍준표 대표가 전격 발표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제명조치가 친박에게는 ‘친박 고향’을 없애겠다는 폭탄선언이 아닌가 말이다. 서청원, 최경환, 김태흠, 이장우, 김진태 의원등 일부의 친박계 의원들은 ‘고향산천에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잡기위해 그곳으로 달려갔다. 정의와 진실의 잣대를 갖다댄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지만 말이다.
형을 앞두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암울한 현실을 짚어본다면 못마땅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치세계에서는 소위 ‘통하는 의리’가 있다. 무고한 광주시민들의 가슴에 총을 겨눈 전두환 전 대통령을 고향으로 둔 이도 있었다. 열명에 한명 꼴이긴 하지만 ‘ 장세동’이가 눈보라치는 포장마차의 술 기운 속의 일부 취객들로부터 ‘의리의 사나이’로 회자되곤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20대 총선 열기가 달아오르던 2015년 10월 말, 추석을 전후해 새누리당 구미시 갑구 국회의원 후보직을 공천 받기 위해 불철주야 뛰던 선산태생의 이인선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10월로 접어들면서 대구 쪽으로 새로운 물길을 튼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11월로 들어서면서 ‘백승주 국방부 차관 구미시 갑구 경선 참여설’이 회자되기 시작했다. 박정희 대통령 생가가 있고, 구미 친박들이 그렇게도 사랑하던 ‘구미의 딸 박근혜 대통령’고향인 구미갑구에 나돌던 ‘백승주 차관’ 경선 참여설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면서 2016년 2월 2일 에는 결국 현실이 됐다. 정가에서 논하는 설이 현실이 된다는 회자를 입증시킨 사례였다.
이날 열린 ‘새누리당 백승주 구미갑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은 말 그대로 성황이었다. 1천여명의 시민과 당원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서 소위 ‘진박 감별사’라는 별칭을 얻은 최경환 국회의원을 비롯해 김재원, 이완영 등 다수의 국회의원과 김익수 구미시 의회 의장, 윤창욱 경북도의회 부의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구미갑구 소속 도▪시의원들이 대거 명함을 내밀었다
사실상, 구미갑구 친박세력의 집합장이었다.
이날 “법을 만들어 놓고 박근혜 대통령이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지켜봐야 할 야당이 법을 못 만들게 하기 때문에 참으로 안타깝다”며 서두를 꺼낸 최경환 의원은 축사를 통해 “백승주 후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안보분야 전문가로서 대통령을 자문해 온 능력있는 인재”라면서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아는 후보가 바로 준비된 후보가 아니냐”며 백 후보를 성원했다.
당시 백승주 후보는 또 어땠는가. “박정희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고, 2년 7개월간 국방부 차관으로 몸담았던 박근혜 정부의 성공이라는 시대적 사명감과 어려움에 처해 있는 고향 구미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절실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또 “구미가 아프면 영남이 아프고, 영남이 힘들면 대한민국이 힘들다, 구미가 일어나야 영남과 대한민국이 일어설 수 있다”면서 “2013년 수출 370억불의 신화를 만들었던 구미의 영광을 재현하는데 모든 것을 걸겠다”고 약속했다.
이 뿐이 아니었다. “현장 속의 생생한 시민의 목소리에 응답하고, 장애인과 다문화 가정 등 소외계층의 복지문제, 정주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 하겠다”면서 “기업과 인력의 구미유출 억제, 산업다각화와 국가공단 재설계, 힘있는 정치를 통한 근대화, 산업화의 세계적 성지인 구미의 자부심 계승과 발전”이라는 포괄적 공약을 제시했다.
이날, 친박 감별사인 최경환 의원을 위시한 친박계 도의원과 시의원들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겠다는 당시 백승주 후보의 각오 앞에 박수를 보냈다.
마치, 고향을 굳건하게 지키는 파수꾼처럼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은 2012년 2월 25일이었다. 그리고 소위 ‘구미의 딸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구미를 처음 방문한 것은 2016년 2월25일, 도레이 첨단소재 4공장 기공식 당일이었다. ‘구미의 딸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기대 효과 때문에 구미 곳곳에 아파트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면서 ‘아파트 대공황’이 진행되던 시절이었으니,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 방문이었다.
더해서 오히려 실망만 더욱 더 부풀어 오르게 했을 뿐이었다.
구미를 찾은 박 근혜 전 대통령이 선물을 갈망하던 구미시민들에게 안긴 것은 ‘시내 교통 통제“였다. 이 때문에 친박 프레임을 내건 ‘구미 친박 정치인’들에 대한 원성이 쏟아졌고, 며칠 후 테불릿 피시가 모 방송을 통해 공개되면서 ‘박근혜 정부’는 ‘차가운 그믐달 속’으로 잦아들었다.
결국 그 ‘그믐달은 보름달을 향하는 초생달’이 되지 못했고, 사멸의 길을 가고 있다. 친박들이 그렇게도 갈망하던 ‘성공한 박근혜 정부’의 바램과는 딴판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친박들에겐 ‘자업자득’이다.
박근혜 정부들어 더욱 더 황폐해진 구미를 재론하고 싶지는 않다. 해대는 행태들을 보면서 기대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듭지을 일이 아니다.
의리를 우선시 하는 정치세계에서 ‘오로지 박근혜를 외쳐 온 구미 친박’들이라면 43만 구미시민들게 자신들의 입장을 논해야 할 것이 아닌가. “비가 쏟아지기 때문에 지붕 안으로 기어들고, 불길이 치솟기 때문에 도망만 하는 것‘이 시민들에 대한 도리인가.
구미시민들에게 ‘ 성공한 박근혜 정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면 절절하게 사과를 하는 것이 시민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도리가 아닌가.기대의 과부하인가.
몇 보를 양보한다면, 구미친박들의 고향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규정 절차를 어겨가면서 강제 출당’을 당하는데도 친박의 수혜를 업고 정치에 입문한 ‘구미 친박’들은 왜 침묵하는가. 여우보다도 못하단 말인가.
최소한의 의리도 없는 이들에게 ‘박근혜 후보 득표율 80.3%’라는 기적의 정치사를 쓴 구미시민들이 무엇을 더 이상 바라겠는가.
진솔하게 사과라도 해라. 가정을 지키지 못하면 이혼을 하게 되는 법이고, 기업을 지켜내지 못하면 기업주는 근로자들로부터 ‘탄핵’을 받는다.하지만 능력이 부족한 가장이나 기업주가 의리를 지킨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2017년 가을, 구미친박이 마주하는 구미공단, 구미지역 경제, 구미농촌, 구미자영업...과연 구미가 어떤지는 알고 있나.
오로지 정치 생명을 늘리기 위해 최소한의 의리도 팽게치는 길을 갈 것인가.
구미시민들 특히 친박성향의 시민들은 '개 돼지가 될 것이냐, 아니면 맹모삼천지교의 시민이 될 것이냐'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바보시민' 때문에 ' 황폐한 구미'가 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구미시민이 현명할 때이다. 그래야 구미가 재도약의 기회를 맞는다.
<김경홍 편집인▪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