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호성 취재총괄본부장
요즘 부끄러움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이는 많은 작가들과 시인들 사이에서도 늘 언급되고 있는 사안이었다. 특히 시인 윤동주는 자신이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에 가담 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심한 부끄러움과 고민을 그의 여러 시편을 통해 들어내고 있다.
4.3 보궐선거가 끝이 났다. 4.3 보궐선거는 국회의원 2명 등 총 5석의 선출직 당선자를 배출하는 작은 선거였다. 그러나 그 선거는 이제 촛불에서 벗어난 문재인 정부의 공식적인 첫 중간평가이자 내년에 있을 21대 총선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는 차원에서 중요한 선거가 되었다. 그리고 선거결과 노회찬 전 국회의원의 지역구인 창원 성산에서는 용접공 출신인 정의당 후보를 당선시켰다.
그리고 다음날 한 방송사 뉴스 앵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노회찬 전 의원은 앞과 뒤, 처음과 끝이 같은 사람이었다. 노회찬 의원은 돈을 받은 그 부끄러움을 견디지 못하고 하나뿐인 목숨을 바친 것이다”라는 식의 앵커 브리핑이었다. 물론 자살을 미화하려는 뜻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우리는 노회찬 전의원보다 더 많은 돈을 받고도 더 당당히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목격하고 있는 현실에 살고 있다.
장관 청문회장에 나와서 내로남불 식의 버티기를 하는 장관후보자를 지금 우리는 또한 목격하고 있다. 자신과 연관된 사건이 재조사 될 것임을 뻔히 알고도 출국을 시도하던 모 차관을 우리는 보았다. 과연 그들은 무엇이 부끄러운 일인지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나라 민주주의 수준은 국민의 의식에 비례한다는 말이 생각났고 정말이지 부끄러웠다.
작지만 우리 주변에서도 이 부끄러움에 관한 일은 많이 일어난다. 얼마 전 구미시의회 의원 중 한 의원이 사퇴 하였다. 또한 작년 10월경에도 구미시의원 한사람이 사퇴하였다. 그리고 조금 더 소급한다면 자유한국당 시장 경선을 불복하여 무소속으로 시장 출마를 강행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당시 지역위원장이 민주당내 시장 경선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도와주는 일까지 발생했다.
사퇴한 시의원들과 경선에 참여했던 구미시장 후보자들 역시 시민들에게 부끄러운 짓을 한 것에 이견은 없다. 그러한 행위는 어떤 변명을 하더라도 부끄러운 민낯을 들어내는 행위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누구하나 책임을 졌다는 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동일선상에서 본다면 장세용 구미시장과 백승주, 장석춘, 김현권 국회의원 등 모든 선출직 공무원들은 구미 시민들의 삶이 어려워진다면 부끄러운 것이 된다. 구미는 현재 시승격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선출직 공무원들이 가장 부끄럽게 여겨야 할 부분인 것이다.
‘전임자 시절부터 그랬다’는 어처구니없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구미시장과 구미갑을 국회의원 모두 초선이다. 그들이 초선이든 아니든 선출직 공무원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것, 가장 큰 부끄럽게 여겨할 부분임을 깨닫길 바란다.
윤동주 시인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갈구하였다. 세상은 나날이 변하고 있다. 이 변화하는 세상속에서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너무나 어려워지고 있다. 공자는 ‘內省不疚, 夫何憂何懼(자신을 돌이켜 보아 부끄러울 것이 없다면, 어찌 염려하고 두려워하겠는가?)’라고 말했다고도 한다.
선출직 공무원들과 장차관은 사회 지도층 인사의 핵심이다. 지금의 세상에서는 어렵겠지만, 그들이 타인들과 비교하여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온 사람이길 바란다. 무엇보다 선출직 공무원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또한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들과 재벌 등도 그러한 범주에 놓인다. 그러한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 장차관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부끄럽지 않는 정치인을 기다려 본다. 다시 한 번 나의 삶과 주변 그리고 ‘부끄러움’에 대해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