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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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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총선을 본 여타 국가에선 집권당에 유리하도록 코로나를 정치에 이용하고자 노력한다는 뉴스가 잦다. 우리가 총선의 결과를 예견하고 코로나에 대응한 것은 아닐진대, 그들은 섣불리 한국의 4・15처럼 전과를 얻으려 한다. 그동안 국민 개개인이 ‘방역 수칙’에 따라 잘 행동하였고, 정부가 이를 적극 지원한 결과인데, 외국의 정치인들은 아전인수격으로 계산을 하느라 바쁜 것 같다. 마치 가치관을 상실한 우리 정치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우리 사회는 ‘정의Justice’에 대한 열기로 가득했고, 미국 마이클 센델 교수의 책은 베스트 셀러가 되어 저자를 초빙하기에 이르렀는데, 한 출판사의 저자 초청 강의에 너무나 많은 사람이 신청하는 바람에 서둘러 마감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물론 많은 중고교생 신청자 뒤엔 ‘하버드대 교수가 직접 영어로 하는 강의를 자녀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학부모의 열성도 한몫했겠지만, 어쨌든 정의에 대한 갈망이 높은 시기였음은 분명하다. 그런데 그런 정의에 대한 열망은 한때의 유행처럼 지나가고, 그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되었을 때 우리는 코로나19를 만나게 된다.
미국에서만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만 명에 육박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한국은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10명 안팎을 기록하면서 세계적인 ‘방역 모범국’이 되었다. 마침 당국에서는 5월 6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를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할 것을 결정하고, 방역의 주체를 국민에게 돌렸다. 앞으로 코로나19 유행이 1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주변에 얼마든지 ‘조용한 전파자’가 있을 수 있다”며 ‘2차 대유행’에 대한 경고도 빠뜨리지 않았다. 정체를 파악하기 힘든 코로나19의 감염 특성으로 인해 예방대책을 세우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코로나19 치료제로 각광을 받던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렘데시비르 등도 부작용 가능성이 있거나 임상시험에서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백신이나 특효약을 제품화하는 것도 1년 반은 걸린다고 보는 전문가가 많다.
그동안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중심으로 미래 인간들의 역할에 대해 많은 논의가 전개됨을 보아 왔다. 21세기로 접어든 후 민주주의는 인류에게 닥친 문제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였고,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평균수명이나 고용 등 많은 부분에 대해 미래의 모습을 설득력있게 제시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가운데, 알 수 없는 큰소리를 치는 정치가들만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미래의 인간은 인공지능이나 로봇과 비교할 때 그들보다 뛰어난 성과를 낼 만한 능력이 없으므로 고용될 일이 없다든지, 경제나 군사 시스템에서도 고도의 기술을 가진 정통한 엔지니어만 필요할 뿐이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쓸모가 없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인간만의’ 일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공통적인 듯하다. 인간만의 가치를 지닌 인간의 가치 실행이야말로 인간의 미래를 담보해 준다는 데는 별 이견이 없다.
경제활동이 멈추고, 서로 간 거리 두기에서 오는 인간관계의 변화를 사람들은 마치 성직자처럼 초월적 자세로 수용할 순 없는 노릇이다. 그렇지만 우리 자신들에게서 이미 미래로 가져갈 소중한 자산을 발견했다. 치밀한 준비와 함께 희생적 활동을 보여준 의료진, 스스로 이웃의 어려움에 발 벗고 뛰어든 봉사자들, 그리고 자발적으로 방역 수칙을 지켜나간 국민들이 바로 그들이다. 인간의 미래가 정부 관료나 미래학자, 혹은 정치가들이 주체가 아님이 분명해졌다. 상황에 대처하고 이겨나가는 것은 국민 개개인일 수밖에 없다. 국민들의 ‘개별적’이고도 ‘자발적’인 참여로 재난은 극복되어지는 것이며, 관료나 정치가들이 이를 충실히 뒷받침해 낼 때 모두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음이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명확해졌다. 그러면서 잊혀진 것 같았던 정의가 이 땅에 실현되고 있었다. 대한민국이란 공공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 국민들은 공정하고 올바른 상태를 추구해 왔던 것이다. 절제와 느긋함으로 다른 나라들과는 다르게 공황이나 사재기가 없었다. 어떠한 좌우의 사상, 빈부 계층 그리고 지역감정을 말없이 흡수하고 오직 코로나19 방역에 집중한 국민들의 일상은 세계인들의 본보기가 되기에 충분했다.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낯선 경험 앞에서 우리 국민들은 ‘인간만이 지닌 가치’를 실행함으로써 새로운 기본을 만들면서 미래의 안내자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느슨한 일상으로 가면서 센델의 말을 떠올려 본다. “윤리적・도덕적 가치가 경쟁할 수 있는 환경, 즉 의견의 불일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를 구축하는 첫 단계이다.”
<저자소개>
마을활동가. 선주문학회・생활공감정책 참여단・지방 자치분권 지지 활동. 청소년 진로체험 자원봉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