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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수의 世說新語㉟]`賴及萬方(뇌급만방)은혜가 만방에 미친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06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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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 〈대아(大雅)·행위(行葦)〉에, “주나라 왕은 인자하고 후덕하여 은택이 초목에까지 미쳤다.[周王仁厚 澤及草木者]”라고 하였다. 성인의 덕화는 마치 하늘의 운행과 같아서 어느 한쪽을 편애하거나 치우침이 없이 모두에게 고루 미친다. 이것이 바로 왕도정치의 실현이요, 이상세계의 구현이다.
賴(의뢰할 뢰)는 발음을 결정한 剌(이지러질 랄)과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물건인 貝(조개 패)가 합쳐진 글자다. 반대로 이 글자에는 부정적 의미로 ‘생떼를 쓰다’, ‘나쁘다’의 뜻으로도 쓰이는데, 돈을 가진 사람이 이를 믿고 오만한 짓을 하거나 나쁜 짓을 한다는 의미에서 파생되었다. 또 賴 자가 들어가는 글자로, 懶(게으를 나) 자가 있는데, 이 역시 남에게 의지하려는[賴] 게으른 마음[心]이란 뜻을 담은 글자다. 사람을 믿고 의지한다는 뜻인 신뢰(信賴)라는 말에도 이 글자가 들어간다.
及(미칠 급)은 ‘다다르다’는 의미로, 사람[人]에게 다다르는 손[又]의 모양을 본떴다. 손이 미치는 행위에서 ‘영향력이 미치다’는 의미로도 파생이 되었다. 이 글자가 들어가는 글자로, 急(급할 급) 자가 있다. 及과 心이 합쳐져, 앞서 달아나는 사람[人]을 뒷사람이 손[又]으로 잡으려는 모습과 달아나는 사람의 급한 마음[心]을 표현하였다. 이후 뜻이 한문문장에서는 등위접속사로 ‘~와’, ‘~ 및~’로 쓰이는 경우도 많다.
萬(일만 만)은 전갈의 모양을 본뜬 상형자다. 지금은 윗부분이 마치 풀의 모양[艹]를 닮았지만 갑골문에서는 전갈의 양쪽 집개발의 모양이다.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알도 많이 낳고 가는 곳마다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는 전갈은 수많은 존재로 인식하였다. 그래서 많은 수를 나타내는 ‘일만’의 뜻으로 주로 쓰인다. 오늘날 한글로 알고 있는 ‘많다’의 ‘많’의 어원 역시 萬에서 왔다. 한문에서는 萬을 비롯해 十(열 십), 千(일천 천) 등 큰 숫자를 이르는 글자는 꼭 그 숫자를 지칭하는 것 외에, ‘많다’, ‘모든’, ‘온갖’ 등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전갈의 뜻으로 쓰이다가 숫자를 지칭하는 주로 뜻으로 쓰이자, 虫(벌레 충) 자를 더한 蠆(전갈 채) 자를 다시 만들었다.
方(모날 방)은 《설문해자》에서, “방(方)은 배를 나란히 묶어 놓은 모양이다.”라고 하기도 하고, 반듯하게 생긴 농기구의 모양을 본떴다고도 한다. 어느 쪽이 맞건 좌우지간 ‘모나다’, ‘반듯하다’는 뜻을 가졌다. 그래서 예전 초등학교 상장에 단골로 쓰였던 말 가운데, ‘품행이 방정하다’라고 할 때의 ‘방정’을 ‘方正’으로 쓴다. ‘반듯하고 바르다’는 뜻이다.

<저자소개>
한학자
전통문화연구회 연구위원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06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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