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조금사업 집행에 있어 말로만 떠돌던 문제점이 현실로 드러났다. 구미시 형곡동 A시장 상인회는 지난 2017년 ‘골목형시장육성사업’의 일환으로 국가보조금 4억 8천만 원(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2억4천만 원, 시도비 2억4천만 원)을 지급받고 운영을 하지 않는 소위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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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대협동조합이 있던 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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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곡동 A시장 상인회는 순대 특화골목을 만들기 위해 수제 순대를 직접 만들어 시장 1층에 위치한 순대식당에 납품하기 위한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A시장 상인회 부회장이던 ㄱ씨가 조합장을 맡고 300만 원을 낸 이사진과 상가 1층에 형성된 순대 국밥 식당을 중심으로 협동조합이 설립되면서 상인시장아카데미와 선진시장 견학 등에 1천3백여만 원이 쓰이는 등 본격 사업이 추진됐다.
본지에서 입수한 2017년부터 2018년까지의 보조금 집행내역을 살펴보면 순대카페공간조성비 3,952만 원, 수제순대공동작업장조성비 4,172만 원, 수제순대및소스류상품개발비 2,939만 원, 순대특화먹거리레스피개발비 1,102만 원, 시장로고캐릭터디자인개발비 1,828만 원, 순대골목공공디자인사업비 1억 552만 원, 시장방송시스템구축비 1,795만 원, 벽걸이달력제작비 600만 원, 인건비 6,248만 원 등이 집행됐다. 집행내역만 보면 수제 순대골목 특화사업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2019년 4월부터 이처럼 착실하게 준비했던 수제순대협동조합 점포가 00식당으로 간판이 바뀌었다. 주변 상인 등 여러 증언을 종합해보면 “맛이 없고 빛깔이 기존 순대와 확연히 차이가 난다”는 말과 함께 “채 1년도 버티지 못한 것 같다. 이미 사업을 포기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수제 순대를 만들기 위한 협동조합이 조합장인 ㄱ씨의 친척 점포에 입점하게 된 것과 조합장이 인테리어 업을 하고 있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시장 주변에서는 ‘친척 가게에 인테리어를 해준 것 밖에 더 있느냐’는 등 ㄱ씨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 같은 의구심에 대해 조합장 ㄱ씨는 증빙서류를 보여주면서 “당시 상가에는 수제 순대 공장을 할 만한 규모의 점포는 친척 점포 밖에 없었다. 2016년 2월 당시 친척 점포는 모 협회에서 임대하고 있었는데 세입자를 내보내고 조합에서 입점하게 됐다. 인테리어 역시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대구 업체에서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또 현재 점포가 00식당으로 바뀐 이유는 “1층 순대가게들이 납품을 받지 않아 수제순대가 망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재 00식당에 임대를 줬는데 그 부분은 협동조합의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한 자구책이었으며 협동조합원들에게 동의를 구한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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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재 00식당 내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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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ㄱ씨는 “협동조합법을 잘 모르고 지식이 없다보니 생긴 결과다”고 변명했지만 이와 달리 그의 지인은 오히려 “조합장이 홀몸으로 구미에 들어와 보조사업 등과 관련된 사업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반되는 증언을 했다.
협동조합의 ‘먹튀’ 논란과 관련해 보조금 집행에 대한 관리감독이 소홀했던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매년 실태조사를 하고 있는데 2018년의 실태조사는 조사를 2019년 상반기에 실시했고 2019년의 조사는 올해 상반기에 해야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아직 실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즉 2019년 실태조사가 제대로 됐다고 전제한다면 협동조합이 00식당으로 바뀐 것은 2019년 4월 이전일 가능성이 높다.
시비 1억 9,200만 원을 지원한 구미시는 사후(5년후) 비품 수령만 담당할 뿐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현재 협동조합의 00식당 임대와 관련 구미경찰서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한 상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보조비는 눈먼 돈이 아니며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가 아니다. 나라에서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소중하게 쓰여야 하는 예산”이라면서 “국가에서 보조금을 받았다하더라도 사업은 언제나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 출구 전략을 잘 짜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채 1년도 버티지 못하고 ‘먹튀’ 논란이 빚어져도 책임지는 담당 부서가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국가보조금 지원 사업이 좀 더 투명하고 관리 감독이 확실한 사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