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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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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 허전할 때, 그저 막막할 때 서점을 찾곤 한다. 매대 위에 진열된 책부터 책꽂이에 꽂혀있는 책까지 보고 만지다보면 어느새 고요해진다.
춘양당서점이 문을 닫은 지 3년쯤 지난 2017년 금오시장에 삼일문고가 문을 열었다. 삼일문고는 내게 언제나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쉴 곳이다. 지역에서 잘 버텨주는 것만으로도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최근 출간된 『동네책방 생존탐구』(한미화 지음, 혜화, 2020)를 통해 동네책방의 고마움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동네책방이 우리에게 왜 필요한지, 함께 지켜야한다는 것도.
"동네 책방은 책 한 권 가슴에 품고 있는 사람들, 속 깊은 대화에 목이 마른 사람들, 품고 있는 이야기를 고즈넉하게 나눌 곳이 필요한 사람들이 걱정 없이 지친 마음을 내려놓는 곳이다. 누군가와 연결되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모여 이루는 마음의 고향이다." 저자가 말하는 동네책방은 그런 곳이다. 동네책방이 필요한 이유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25년 동안 출판 생태계를 지켜본 저자는 2015년부터 전국의 수많은 동네 책방을 찾아 인터뷰 한 것을 바탕으로 동네책방의 어제와 오늘을 분석하고 지속가능한 내일을 제안했다. 40여년 넘게 골목을 지켜왔던, 한때 전성기를 누렸던 책방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는 이유가 거대자본의 대형서점과 할인혜택, 당일배송의 온라인서점에 밀려 설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란다. 또 책방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이익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 즉 출판사와 책방 사이에 존재하는 공급률도 한몫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서점에서 책을 보고 정작 구매는 할인혜택이 많은 온라인서점을 이용할 때가 많다. 출판사-도매상-책방-독자의 유통구조를 알고 나니 한 권의 책은 어디서 사나 똑같지만 결코 똑같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책방이 건네준 ‘경험’이라는 값을 책을 구입하는 식으로 소비로 순환된다면 동네책방 생존이 가능케 된다. 동네책방에서 책을 사야 하는 이유다.
저자는 동네책방 운영 또는 생존방안을 고민하면서 도서정가제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왜냐하면 오는 11월 개정을 앞두고 있는 도서정가제는 동네책방만이 아니라 출판·서점업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했고 이를 둘러싼 논의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오랜 시간 동안 논쟁을 거듭하며 도서정가제의 향방을 고민해온 것은 책 생태계를 지키는 일이 앞으로의 사회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역설적으로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책은 저렴한 가격이 아닌 적정한 가격에 공급돼야 하고 구매돼야 한다. 독자입장에서 가능한 저렴한 가격에 책을 구매하면 좋겠지만 책의 생태계를 지키려면 적정한 가격에 구매돼야 한다.
“책방은 독서모임부터 취미모임까지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 된다. 그러다 보면 차츰 그 책방은 지역 사회의 중요한 담론을 형성하고 지지하며 문화를 향유하고 공유하는 역할을 하는 사랑방이자 살롱 같은 커뮤니티 공간으로 거듭난다. 그리고 이윽고 로컬리즘이라는 열매를 맺는다.” 저자가 말하는 동네책방의 나아갈 방향이다. 바이 로컬은 지역신문이 나아갈 방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