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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수의 世說新語(45)]자신의 장점을 믿지 마라(미시기장靡恃己長)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11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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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의 주석에 “자신에게 장점이 있더라도 스스로를 믿어서는 안된다. 만약 믿는다면 발전이 없게 된다.[己有長 不可自恃 恃則無所進益]”라고 하였다. 중국 고대 상(商)나라의 재상 이었던 부열(傅說)이 임금에게 “자신을 선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벌써 자신의 선함을 잃어버린 사람입니다.”라고 하였다. 자신을 망치는 것은 언제나 자만심에서 기인한다. 그리고 공부는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부족한 점을 확인하는 과정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靡(아닐 미)는 발음을 결정한 麻(삼 마)와 뜻을 결정한 非(아닐 비)가 합쳐진 글자다. 원래는 ‘쓰러지다’는 뜻으로 쓰이다가 후에 뜻이 바뀌어 사용되고 있다. 麻(삼 마)는 건물[广]의 아래에 껍질을 벗긴 삼을 말리는 모양을 본떴다. 삼은 삼베를 만드는 재료다.

恃(믿을 시)는 사람의 감정을 뜻하는 忄(마음 심)과 발음을 결정한 寺(관청 시)가 합쳐진 글자다. 寺자는 오늘날 사찰의 의미로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원래는 ‘관청’이란 뜻으로 쓰이며 ‘시’라고 발음하는 글자다. 중국 후한 때 인도의 승려인 섭마등(攝摩騰)과 축법란(竺法蘭)이 백마에 불경을 싣고 중국에 도착했다. 당시 두 승려는 조정의 영빈관이었던 홍려시(鴻廬寺)에 머물렀는데, 관청이 너무 협소하여 다음해 낙양 근처에 새로운 건물을 짓고 ‘백마시(白馬寺)’라고 불렀다. 이때부터 백마시를 근거지로 불교가 전파되었고, 우리나라에 전래되면서 절과 관청을 구별하기 위하여 ‘시’자를 ‘사’자로 바꾸어 불렀다.

己(몸 기)는 사람의 몸이나 꼬아놓은 새끼줄의 모양을 본떴다는 다양한 주장들이 난무하는 글자다. 이 글자는 巳(뱀 사)나 已(이미 이)와 아주 흡사한 글자로 잘 살펴 구별하여야 하는 글자다.

長(장점 장)은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 지팡이를 짚은 노인의 모양을 본뜬 상형자다. 머리를 길게 기르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오래 산 노인인 ‘어른’이란 뜻으로 쓰이고, 세상을 오랫동안 살아 행동이나 판단에 실수를 적게 하는 ‘장점’을 가진 사람의 뜻으로도 쓰인다.

누구나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일을 망친다. 호랑이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가죽 때문에, 그리고 사향노루는 향기 나는 배꼽 때문에 사냥 당한다. 자신이 믿는 장점이 언제 단점으로 변할지 모르는 변신괴물 같은 존재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11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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