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기고

서재원의 세상읽기(42)]박준영 변호사님께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12월 24일
↑↑ 서재원 마을 매니저
ⓒ 경북문화신문
코로나의 위세가 자못 걱정되는 때입니다.
제가 본디 시류를 잘 몰라 이제 겨우 당신의 이름과 고행을 알게 되었으니, 참으로 민망하기가 이를 데 없습니다. 아둔하고 욕심이 앞서는 그저 그런 사람이거니 해 주시기 바랍니다.

온갖 법이 처참한 몰골을 하고 바닥에 나뒹구는 지금, 그 법에 의해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산산 조각난 사람들을 위해 그토록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계신 줄 몰랐습니다. 남들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아예 시도조차 않는 재심 사건을 위해 돈 받고 하는 사건은 수임조차 하지 않으신다고요. 돈이 오고 가는 순간 재심 사건은 뒤로 밀릴까 봐 아예 의뢰를 받지 않고 전적으로 재심에만 매달리신다니 이런저런 어려움과 압박이 얼마나 크시겠습니까.

박 변호사님의 글을 통해 우리 사회에 엄존하는 개인의 불행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삼례 나라슈퍼 범인으로 몰린 강인구의 이야기는 정말 눈물이 앞을 가리더군요. 죽어가는 엄마 품에 안겨있던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따뜻한 순간이라고 진술했던가요. 아는 게 없는 지적 장애를 가진 아들이 무슨 약인지도 모르고 심부름으로 사 온 약을 먹고 엄마는 마지막 온기를 아들에게 전해 준 것인가요. 아버지는 그런 아들이 엄마를 죽게 한 자식이라고 폭행을 합니다.

장애를 가진 미성년인 사회적 약자들을 범인으로 몰아갔던 공권력의 횡포에 맞서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진범이 공개되면서 박 변호사님이 느낀 두려움-그 살인범은 무자비하기 짝이 없는 자-은 얼마나 컸을지 짐작조차 가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가족에 대한 위해 때문에 페이스북의 가족사진까지 지운 그 심정은 오죽했겠습니까. 화장실 갈 때, 밤늦게 일하고 사무실을 나설 때 무서움으로 머리카락이 쭈뼛 선 때가 한두 번이 아니고, 악몽에 시달리기도 했다고요. 그런데도 지금껏 억울한 세월을 보낸 청년들의 아까운 세월 때문에, 공권력의 횡포와 공포에 떨면서 지낸 그들의 억울한 시간 때문에 무섭고 두려움에 떨면서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단 말씀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무수한 저의 숙면의 밤들은 오직 육신의 쾌락을 추구한 부끄러운 시간들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변호사님은 가치가 정의로운 일의 기준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보다 고통당한 사람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말씀은 지극히 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어이없는 일로 고통받는 사람을 버려둔 채 어떤 가치를 위해 노력할 때 이것은 공허한 일이 될 것입니다. 아픔을 가진 사람을 위해 일을 할 때라야 가치가 있고, 그 사람의 아픔에 다가서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엔 국민권익을 위한 많은 기관들이 존재하지만, 억울한 사법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담을 조직은 없다고 하셨습니까. 연민과 공감으로 무장한 사람들로 이뤄진 조직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가 되겠군요.

우리 사회는 큰 이슈가 끊이지 않았고, 그런 일들에 많은 눈들이 쏠려 있었습니다. 연쇄 살인 사건, 강호순 사건, 물대포로 죽은 백남기 사건 등은 수많은 단체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기도회와 후원 행사를 개최하면서 나라가 떠들썩했었지요. 물론 이러한 참여는 사회적, 정치적으로 분명 가치있는 일들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들의 변호사’ 당신이 죽을 힘을 다해 삼례 사건이나 익산 사건의 진범이 잡혔을 때도 그 어떤 시민단체도 함께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박 변호사님은 ‘고통이란 본질에는 차이가 없는데도 이슈에만 주목하는 사회의 슬픈 이면’이라고 지적하셨지요. 또 무섭고 두렵지만, 억울한 사람들의 고통을 줄여주는 일을 하고 있다는 무거운 책임감 때문에 일을 계속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관여하지 않아도 할 사람이 있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하셨나요.

나는 내가 하지 않아도 누군가 할 사람이 있는 일을 하기에, 박 변호사님이 하시는 ‘약자들의 힘겨운 싸움’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박 변호사님이 살아온 길을 통해 감동과 기쁨을 받았기에, 변호사님의 분신같은 박상규 기자의 셜록에 가입을 했습니다. 이번 기획은 <진실 유포죄> 고발이더군요. 피해자가 사실을 이야기하고도 처벌받는 법은 반드시 위헌심판을 받아내야 할 것입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를 변경시키려는 변호사님의 꿈도 머잖아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이만 글을 줄이겠습니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12월 24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인터뷰]“구미의 명품 멜론 디저트로 세계를 사로잡겠다”..
`제2의 애니콜 신화 쓴다` 구미시, 삼성투자 구체화에 `로봇 TF` 본격 가동`..
6억 들인 구미 다온숲 축제, 볼거리는 어디에?..
‘2026년 신활력 사업’ 액션그룹 7기 1단계 모집… 팀당 최대 4,800만 원 지원..
구미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첫 회의...2027년도 예산 편성..
강승수 구미시의회 의장 ˝시민에게 인정받는 `일 잘하는 강한 의회` 만들 것˝..
구미시, 삼성 19조 투자 발맞춰 AI 인재 1,000명 키운다..
구미대, ‘2026 전국 고교생 게임아트·웹툰 공모전’ 개최..
상주시, 민선9기 시정구호·5대 시정방침 발표..
김장호 구미시장, 민선 9기 경제·정주·공간혁신 본격 시동..
최신댓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구미에 이런 오랜 역사가 있었군요. 취재에 고생하셨습니다.~
국립오페라단이 구미에서... 와우~. 관람료도 적당히 책정했군요. 정말 구미에서 만나기 쉽지 않는 기회인 것 같습니다. 가보고 싶군요. 강추!!
구미는 별천지군요. 민주당이 다수인 국회 관련 기사인가? 하다가 보니... 구미시 의회로군요. 전국구에서 힘 못 쓰고 구미에서 '안방 여포' 하려는건지. 시의회가 어찌... 에휴.
오폐라 중 가장 위대한 작품은 모짜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오페라의 전편이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입니다. 구미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공연입니다. 강추!!
대통령과 악수하는데 이철우 도지사가 뒷짐지고 악수하데. 주려던 떡도 도로 거두겠다.
너거들이 무능한게 아니고?
국가산단 경쟁력 강화와 지역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KTX 구미역 정차? 나같으면 "구미 오시느라 오래걸려서 고생하셨을 겁니다. 기업의 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이 출장 다닐 때 이렇게 교통 시간이 많이 걸리니 불편할 뿐 아니라 산업경쟁럭도 악화됩니다. 해외법인이나 글로벌 파트너사에 시간을 다투는 출장가려고 인천공항에 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랬을 것 같다. 말에는 초점이 있어야한다. 정주여건이야 그냥 시장이 알아서 하거나 경북지사와 얘기해도 될 일.
근대 그때 다부동 방어선 있고 가산 대구 방향은 국군, 유엔군 지역이고 구미 선산 왜관은 북한군 점령지이고 다부동 진출의 교두보인데 후방폭격은 당연함
일본어 이동네주위에4~5십년거주한시닌으로서금리단길은금오산가는도중길이어서상권형성에어려룸이많을것같네요
오피니언
과거 회색빛 쓰레기 매립장 ‘도심 속 정원’으..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우리가.. 
한우충동(汗牛充棟)汗 : 땀 한, 牛 : 소.. 
매일 걷는 공원길,보도블록 구멍마다 삐죽삐죽 .. 
여론의 광장
방통대 중문과 한시 모임 ‘불역시호’, 구미서 여름 캠프 개최..  
LG두드림봉사단, 취약계층 1인 가구 위해 `보람찬 한 끼` 나눔..  
국립금오공대, 집단연구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선정..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