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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재원 마을 매니저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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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많은 사회의 변화를 가져왔지만, 국민의 뜨거운 감자였던 ‘교육’조차 숨죽이게 했다. 위기에 직면한 교육에 대한 논의가 이렇게까지 조용히 가라앉을 수 있는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때마침 불어온 지구적 감염사태가 웬만한 이슈는 다 삼켜버린 셈인가. 그토록 첨예하게 대립하던 경쟁이냐 공동체 가치냐 하는 문제도 잠잠하긴 마찬가지다. 원래 교육은 학교만 담당해야 할 과제가 아니라 지역이 모두 나서서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였으나, 근대로 들어오면서 교육은 국가의 책무로 변질되었다. 그러면서 지역과는 별개로 인식되어 학교는 학교, 지역은 지역으로 철저히 분리되어 왔다. 오죽하면 학교는 섬이란 말이 생겼을까. 교육문제는 학교의 권한과 책임일 뿐,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지역과는 무관하게 되어버렸다. 그러는 사이 농촌 마을공동체는 약화되었고, 드디어 지역의 모든 영역이 무너져 내리는 악순환을 불러온 것이다.
광복 이후에 우리 교육은, 엄청난 교육열로 인해 고등교육을 받은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국민교육 향상에 이바지한 큰 공로를 세웠다. 그러나 교육의 목적인 개인의 자아실현은 실종되고, 그 수단이라 할 수 있는 입시교육에 전념하면서 일찌감치 학교붕괴는 예상되었다. 물불을 가리지 않고 명문학교만 강조하다 보니 도덕적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인격의 가치는 묻혀 버렸다. 인격의 가치와 사람의 가치가 경중이 있을 수 없는, 만고의 진리를 무시한 성적 지상주의는 학생들에게 ‘행복’ 자체를 왜곡하게 만들었다. 교육의 바탕을 잃어버린 수십 년간,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자학과 인격 손상을 맛보았을지, 그 상처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얼마나 자신을 괴롭혔을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한편 인격이 없는 지식인을 수도 없이 배출하여, 이 사회를 불법과 무법천지로 만든 현실은 ‘본질이 없는 교육’의 허망함을 잘 보여준다고 하겠다.
오늘날 학교의 문제는 오랜 시간 굳어진 학교의 경직성으로 인해 교육의 본질인 삶과의 연결이 끊어져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교육의 주체가 교사이던 시대는 분명 지나갔다. 학생들의 자기실현과 사회기여를 위해서는 학생, 학부모, 마을, 행정 모두가 주체가 되어 참여해야 살아 움직이는 교육이 되는 것이다. 학교와 학생을 위한 마을의 고민은 평생학습을 요구하게 되고, 이렇게 쌓아 올린 주민들의 학습역량은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마을공동체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구미歐美 지역에선 마을과 학교가 함께 성장하는 교육이 일찍이 형성되었고, 우리나라에도 홍동 풀무공동체 등의 적잖은 사례가 있다.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무너져 가는 우리 농촌마을의 희망은 오직 학교를 살리고, 마을을 살리는 데 있다. 교육의 본질을 살리려 꾸준히 노력을 기울이는 일이야말로 농촌공동체가 생존할 수 있는 길이다.
지역에서는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학습장을 제공해 줄 수 있다. 각종 기관을 비롯, 의회와 시장, 공해 현장, 농장 등에서 삶의 모습이나 전문적 기술을 보고 배울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현장 방문이 제한되는 곳도 있지만, 비대면 개방 방식 등으로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 지역의 문화재는 물론 곤충, 야생초 모두가 교재가 된다. 지역사회를 학교로 삼고 의미있는 경험을 통해 체험하고 문제의식을 갖는 게 좋다. 지금은 진로체험이 많이 활성화되어 있으나, 진로에 대한 인식이나 실행 부분은 여전히 미흡하다. 지역 전문가와 교사, 행정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좀 더 폭넓은 학생활동을 구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의 활동 결과물은 책자 발간, 동영상 제작 등을 통해 폭넓게 활용하는 기회를 부여할 수도 있다. 마을과 학교의 상호작용을 통해 공생의 힘을 키우고, 학생들이 마을에 대한 아낌과 희망을 가지기만 해도 지역에는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마을과 학교를 살리기 위한 실천적 노력은 국가나 지자체 등 외부에서 결정하고 시작할 일이 아니다. 지역 안의 구성원들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풀어나가고자 하는 참여의식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지역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려는 뜨거운 의지가 필요하다. 마을교육공동체에 대한 많은 선례가 있다고는 하나 그 가능성은 전적으로 주민들의 주체적인 참여에 달려있다.
학생을 위한 교육에만 편중되지 않고, 학생들과 함께 의미있는 경험을 하면서 주민들이 성장해 나가야 지속가능한 마을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지자체 등의 교육 투자나 다양한 지원이 요구되지만, 그 이전에 교육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실천의 주체 형성이 먼저다. 세계적인 감염사태는 공동체적 삶에 대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지역의 생존과 교육에 대한 담론을 지금 시작해야 하는 이유이다. 주민들의 삶만큼이나 우리 아이들의 교육도 소중하므로, 지역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나서야 할 때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