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기고

서재원의 세상읽기(48)]뜬금없는 소리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3월 16일
↑↑ 서재원 마을매니저ㆍ구미시 생활공감정책참여단 대표ㆍ선주문학회 회장
ⓒ 경북문화신문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들의 투기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더구나 의혹을 받는 직원 다수가 토지보상 업무와 직접적 관련이 있거나, 보상받기 위한 기준에 맞춰 ‘토지 쪼개기’를 했다고 한다. 묘목을 심고 ‘맹지’를 사들인 것을 두고 “전형적인 투기꾼 솜씨”, “전문가들 솜씨”라고 한 것으로 보아 기가 막힐 일들이다. 영농계획서를 허위로 기재하거나 의심을 피하기 위해 버드나무, 측백나무 등을 급히 심어 두고, 묘목 수에 따라 나중에 값도 더 받을 수 있도록 했다니 이 얼마나 눈에 익은 수법들인가. 과천 의왕 신도시 사업단, 경기지역본부 등에서 그것도 보상 업무에 밝은 직원들이었다니 그 수법이야 오죽할까. 투기에 가담한 LH 직원들은 공직자로서의 윤리를 고스란히 위반했다. 공직을 이용하여 취득한 정보를 사적으로 부당하게 사용한 것이다.

참여연대와 민변이 투기 의혹을 제기하던 초기엔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사람들의 얘기가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LH 직원이라고 투자하지 말란 법 있나”, “내부 정보를 활용한 투기인지, 공부를 토대로 한 투자인지는 법원이나 검찰에서 판단할 사안”, 그리고 “LH 직원들이 개발 정보를 알고 땅을 미리 산 건 아닌 것 같다. 신도시 개발이 안 될 거로 알고 샀는데, 갑자기 신도시로 지정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는 변 장관의 발언까지, 부동산 정책을 맡은 공직자들은 그들의 도덕적 해이를 도무지 이해 못하는 듯했다. 조국사태 때 일부가 드러난 바 있지만, ‘자신의 위치를 이용한 최대한 사적 이익 챙기기’가 사회 계층 곳곳에 널리 퍼졌고, 권력과 정보를 가진 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모습이다.

꿩은 급하면 머리만 수풀 속에 박고 가만히 있는다고 한다. 자기 눈에만 안 보이면 아무 문제없다고 여기는 꿩을 보고 우리는 새대가리 정신이라 비웃는다. 주위엔 아랑곳하지 않는다. 요즘은 이러한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 뜬금없는 일들이 너무 많아 웃을 일인지 울어야 할 일인지 모를 지경이다. 국토 주무 장관의 무능과 무분별한 언행이 앞으로 어디까지 이어질지 답답하다. 정부여당이 수세에 몰리자 또다시 ‘적폐청산’ 운운하는 인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총리는 부동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는데, 잡아야 할 공직자는 잡지 못하고 불특정 다수를 향한 전쟁이라니 참 뜬금없다. 시도 때도 없이 발표한 25번의 부동산 정책이 정말 전쟁이었음을 그는 모르는 것 같다. 지금까지 지나간 법무부 장관들만 해도 참으로 기막힌 사람들이었지 않은가. 자기 입장에만 매몰되어 하는 말마다 국민들을 얼마나 피곤하게 했던가. 최근의 법무장관은 내로남불의 완성판인 것처럼 보인다.

당대표란 사람도 정말 물귀신 작전의 귀재같다. 국민의 화증을 풀어 줄 LH 사건의 본질을 외면한 채, 국회 차원의 전수조사를 제안하였다. 여당 의원들의 의혹이 불거진데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 없고, 야당을 포함한 국회의원 전원과 보좌진까지 조사하잖다. 투기 의심자에 대한 정부의 1차 조사 결과를 총리가 발표했는데, 7명을 추가로 찾아냈다고 한다. 국민을 졸卒로 보는 시각의 극치다. 국토부와 LH 직원 1만 4천 명을 조사했는데 겨우 7명이라니, 참 어이없는 발상이지 않은가. 그런데 조사단에서 검찰만 배제된 줄 알았는데, 감사원도 배제되었다고 한다. 올 봄 내내 뜬금없는 일이 이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이유이다.

이 판국에 뜬금없는 이야기 한마디 더. 영국 옥스퍼드 근처에 있는 아름다운 마을 이야기는 어떨지 모르겠다. 6월이면 집집마다 봄내 가꾼 정원을 공개하는 행사가 여러 마을에서 펼쳐지고, 어떤 집들은 자기집 정원의 꽃을 보러 온 사람들이 주는 약간의 돈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 그 돈을 자기 수익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선단체에 기부하거나 마을을 꽃으로 가득하게 가꾸기 위해 신경을 쓴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향기나고 그림같은 마을환경이 만들어지고, 이런 마을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다시 찾아오는 것이다.

자기 집을 찾아온 사람들에게서 받은 약간의 찻값 수익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려는 생각은 그토록 어려운 것일까. 기분 좋은 사람들이 낸 돈을 기분 좋게 쓰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 아닐까. 그렇지만 남을 위해 내 돈을 쓴다는 것을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들에게 지금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도대체 뜬금없는 소리가 분명하겠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3월 16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6.3 지방선거 구미시장·도의원·시의원 선거구별 후보자 득표순위..
김장호 구미시장 당선 ˝시민 모두의 승리˝..
구미 해평면 낙산리 고분군 야행, 19~21일까지 열려..
안재민 상주시장 당선...‘사람이 모이고, 경제가 살아나는 상주’..
김택동 동구미농협 조합장 `새로운 농협 조합장상` 수상..
순천향대 구미병원 최유진 신경과 교수, 세계파킨슨병학회서 파킨슨병 연구 발표..
기고]신분증 준비해 주세요!..
구미대, ‘2026 독서인증 공모전 시상식’ 개최..
자비나눔에너지은행, 취약계층에 냉방물품 지원..
신라불교초전지, 한옥 스몰웨딩 운영..
최신댓글
감사합니다. 수정하겠습니다.
첫번째 사진은 103동이 아니고 104동 입니다.
낙동강 취수원 문제로 어설프게 덤볐다가 명분도 실리도 놓치고, 어설프게 정치꾼 행세하다가 되지도 않는 안전문제를 핑계로 이승환 공연 취소해서 전국민 비웃음꺼리 만들고 진짜 안전 위험 인물 전한길은 집회 허가하고 제대로 된 기획력 없이 매번 어설픈 낭만 타령 문화행사만 일삼는 현 시장 못마땅해 민주당 찍으려고 해도 시장 재직 기간 아무런 행정력도 발견하지 못한 장세용씨를 다시 내세우다니... 구미에 그리도 인물이 없는가?
구미대 항공헬기정비학부 전체 학생들의 단합된 모습들이 너무 보기 좋아요. 요즘은 개인적인 성향들이 많다보니 함께하는 모습 넘 보기 좋고 흐믓합니다.
민원인들 중에서도 악의적으로 이용하여 누구는 유료로 이용하고 누구는 무료로 주차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에 형편성에 문제가 생기기에 저렇게 현수막을 걸어 놓은 듯. 관리자의 입장과 이용자의 입장 둘다 본다면 그 누구의 잘못이 아니다 다만, 이해 하려는 마음이 문제라고 느껴짐.
역시 정론직필!!
예방법없음
따뜻한 기사 잘 보았습니다. 주변에서 볼수 있지만 관심을 주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후원해 주신 에스엠디에스피 대표님과 선행을 알려주시는 경북문화신문과 김예은 학생 기자님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단체장이 불법?
충돌 우려로 이승환콘서트를 금지했던 구미시장은 왜 이번엔 잠잠하지요? 정치적 선동금지 서약을 받았나요? 이건 이승환콘서트 보다 더 큰 충돌 우려가 되는 이벤트인 것 같군요.
오피니언
"신분증 준비해 주세요~.""마스크 좀 내려 .. 
새옹지마(塞翁之馬) : 변방의 늙은이의 말.塞.. 
쇼펜하우어는 지식을 체화시키는 것에 대해 이런.. 
"호국영웅들이 지켜낸 대한민국, 우리가 이어가.. 
여론의 광장
경북도, ‘APEC 2025 열차’ 대구와 함께 달린다..  
˝구미 전통시장에서 장보고 14만원 환급받으세요˝..  
구미도시공사, 체육본부장 공개모집..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