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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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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헌법 제22조 제2항에서는 “저작자·발명가·과학기술자와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써 보호한다.”고 하였다. 결국 문화를 발전시키고 예술을 진흥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는 사실을 최상위의 법으로 분명히 하고 있다.
이 헌법의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법률(法律)과 자치법규(自治法規)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법률은 국회의 의결을 거쳐 대통령이 서명하고 공포함으로써 성립하는 국법(國法)이다. 또 자치법규는 지방자치단체가 자치 입법권에 기초하여 법령의 범위 안에서 제정하는 자치에 관한 규정으로 조례(條例)와 규칙(規則)이 있다. 대부분 지방자치단체는 조례를 근거로 지역 살림을 꾸려나가는데, 조례는 국가에서 정한 법률에 의거해 지방자치단체의 환경에 맞게 제정·시행한다.
한편 정책(政策)은 정치적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방책이다. 문화예술정책(文化藝術政策)은 정부 등의 공공 기관이 문화를 발전시키고 국민들의 문화적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문화 예술 활동에 개입하여 지원하는 행정 정책이다. 국가는 이런 행정 정책의 뒷받침을 위한 방편으로 해당 법률을 제정하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책무(責務)를 이행하도록 하고 있다.
1972년 문화예술진흥법의 제정으로 문화예술정책의 법제화를 구현했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은 지방자치제도가 시작된 1995년부터 동 법률을 근거로 하여 조례를 제정하면서 본격적인 문화예술 시책과 재원마련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2021년 2월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문화관련 법률은 문화기본법을 기본법으로 총 57개가 제정·시행되고 있다.
문화기본법(2013.12.30.)은 문화에 관한 국민의 권리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정하고 문화정책의 방향과 그 추진에 필요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문화의 가치와 위상을 높여 문화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가사회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국민의 문화권을 보장하는 선언적 성격의 강한 법률이라 볼 수 있다.
이 기본원칙을 전제로 실제 실행을 담보해 주는 법률을 필자는 문화예술 주요법률이라 말한다. 우선 문화예술과 관련하여 실제로 가장 영향력이 큰 법률은 문화예술진흥법이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이 문화예술진흥법의 한계를 보완하고 지역문화 진흥을 위해 제정된 지역문화진흥법, 또 전 국민 대상의 문화예술교육의 지원과 활성화를 위해 제정된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그리고 예술인에 대한 복지 지원을 통해 창작 활동을 증진하고 예술의 발전을 꾀하고자 제정된 예술인 복지법이 그것이라 하겠다. 문화기본법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정하고 있듯이 이 주요 법률들도 모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명시하고 있다. 쉽게 말해서 주요법률에 해당하는 조례를 기초지방자지단체에서는 제정하고 해당 정책을 수립해서 해당 분야를 진흥시키라는 것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우리 구미시의 문화예술관련 조례의 제정 현황을 파악하면 우리시가 얼마나 법을 잘 지키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미시 문화체육관광국 소관의 문화 분야 조례는 총 22개로 이 중 ‘문화예술’ 영역의 조례는 11개 이다. 그러나 문화예술 주요법률에 해당하는 조례는 “구미시 문화예술진흥 지원 및 기금 운영 조례” 하나이다.
이 조례는 조항의 내용 구성에 따라 ‘문화예술진흥(제1조 ~ 제5조)’, ‘문화예술진흥기금(제6조 ~ 제11조)’, ‘기금 운용심의위원회(제12조 ~ 제16조)’, ‘기타(제17조 ~ 부칙)’로 구분 할 수 있다. 그러나 ‘문화예술진흥기금’은 설치되어 있지 않고 따라서 ‘기금 운용심의위원회’는 없다. 이제 남은 ‘문화예술진흥’에 해당하는 조항들이 실질적인 내용인데 제1조(목적)은 이 조례가 문화예술진흥법과 지역문화진흥법에 근거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고 제2조(용어의 정의)를 통해 문화예술, 전통문화, 생활문화, 문화시설, 문화예술진흥기금, 문화예술적립기금, 문화예술진흥운용기금에 대한 용어를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제3조(다른 법령과의 관계), 제4조(경비의 지원), 제5조(행사의 위탁)의 조항이 있다. 결국 이 조례는 문화예술의 진흥을 목적으로 한다지만 문화예술사업에 대한 지원대상의 종류와 경비지원의 근거를 규정한 정도의 수준이다.
게다가 문화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기초예술 분야의 예술인(단체)에 대한 조례(혹은 조항)나 예술인(단체)과 시민이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문화예술 교육에 관한 조례(혹은 조항)는 없다. 즉 구미시의 문화예술 정책을 이야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없다. 따라서 구미시와 구미시의회는 법을 준수하고 있지 않다는 비약적 결론을 내려 본다.
재미있는 것은 매 시기마다 ‘구미에는 문화(예술)가 없고 향유할 수 있는 문화(예술)가 없다.’며 뜬금없이 ‘축제다운 축제가 없다.’고 일갈하더니 구미만의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는 결국 사업으로 귀결된다. ‘시민’의 문화 향유권을 위해서 말이다. 이제 곧 선거시즌이 되면 각 캠프에서는 저마다 문화예술에 대한 공약이 나올 것이다.(이미 시작된 것 같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미뤄 짐작해보면 건물건립이나 사업에 대한 나열식 공약이지 않을까 한다. ‘시민’의 문화 복지를 위해서 말이다. 필자가 본 구미는 시민의 문화적 잠재력은 물론이고 각 분야에는 이미 실력과 내공을 갖춘 예술인과 단체들이 제법 있고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활용할 제도적 장치가 없으니 문화예술 진흥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사업으로만 귀결되는 것이다.
기초(基礎)는 사물이나 일 따위의 기본이 되는 토대이다. 기본(基本)은 사물이나 현상, 이론, 시설 따위의 기초와 근본이다. 문화(文化)는 인간의 문명(文明)을 이끈다. 그리고 이 문화를 발전시키는 근본이 바로 예술(藝術)이다. 그래서 헌법은 문화를 발전시키고 예술을 진흥(振興)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義務)이고 이를 수행하는 예술인을 보호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따라서 구미시는 범법(犯法)하지 않기 위해서는 문화예술 주요법률에 기반한 조례를 제정하여야 할 것이다. 이 과정은 해당분야의 전문가와 예술인이 참여하는 수평적 논의 구조에서 민주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예술인이라는 ‘시민(市民)’의 의견을 경청(傾聽)하고 그들이 이 도시에서 소외받고 있지 않다는 믿음을 줄 때 예술인이라는 ‘시민’은 그들만의 무기로 사회적 책무(責務)를 다할 것이다.
사족 .... 구미시의 문화예술과 관련된 보조금 심의는 분과위원회인 기획 분과에서 심의를 한다. 기획 분과는 교수, 시민단체, 공공기관 등의 분야 8명으로 구성되고 임기는 2년이다. 임원의 구성은 당연직은 구미시 관계자로, 위촉직은 민간 전문가 또는 교수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지만 최근 5년간(2015~2020) 기획 분과 임원은 공공기관의 경영지원팀장, 경영 및 건축 전공 교수 그리고 시민단체 관계자로 문화예술 분야의 전문가는 단 한 명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