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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재원 마을 매니저·구미시 생활공감정책참여단 대표·선주문학회 회장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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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달 된 손자가 한 열흘 있다가 서울로 갔다. 큰 손자가 왔을 때 엄청난 기저귀 배출에 놀라 이번엔 기저귀를 채우지 않도록 에미와 합의를 보았다. 아직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손자는 여기저기 실례를 했지만, 덕분에 있을 동안이나마 SAP(고흡수성수지) 기저귀 소비를 꽤나 줄이게 되었다. 기저귀를 찼던 부분은 늘 뽀송뽀송하였고, 맨발로 마당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모두들 ‘건강’이란 이미지를 떠올렸다. 얼마 전부터 우리 부엌엔 노플라스틱 주방세제가 등장했다. cp비누 베이스에다가 베이킹 소다와 EM 활성액을 함께 녹여 만든 설거지 비누이다. cp비누 베이스의 원료도 포도씨나 올리브같은 식물성이므로 유해한 성분은 없고, 오히려 천연 글리세린이 생성되어 피부에 안전한 유효성분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우리나라 플라스틱 사용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유럽플라스틱 제조자협회에서 밝힌 2015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132.7㎏으로 미국(93.8㎏), 일본(65.8㎏), 프랑스(65.9kg), 중국(57.9㎏)과 비교해 월등히 많다. 국내 일회용 컵 사용량은 연간 257억 개, 일회용 빨대 사용량은 100억 개다. 비닐봉지는 211억 개, 세탁비닐은 4억 장을 쓴다. 이는 코로나 이전의 수치이니, 1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최근의 통계는 가히 끔찍하리라 예상된다.
중국이 폐자원 수입을 전면 중단한 지도 3년이 넘었다. 그럼에도 플라스틱 남용은 여전한 데다 코로나로 인해 폐비닐·스티로폼 사용은 급증하고 있다. 재활용 쓰레기가 도처에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다. 중국으로 가지 못한 세계의 쓰레기는 개발도상국으로 향하는데, 개도국에서 쓰레기를 받는 이유는 환경법 규제가 미약하거나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돈이 될 만한 쓰레기를 선별한 후 나머지는 강 하류로 가져가 부어버리고, 이렇게 버려진 쓰레기는 태풍이나 홍수에 휩쓸려 결국은 바다로 유입된다. 태평양에는 수많은 쓰레기 섬이 있는데, 크기는 한반도 면적의 9배에 달한다고 한다. 한 UN기구는 2050년에는 해양 생물체의 양보다 해양 쓰레기의 양이 더 많아질 것으로 추정한다. 지금은 해양생물이 병들어 죽어가지만, 그다음엔 인간의 생존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인류가 우주탐사를 시작한 이래로 우주 공간에 버려진 물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인공위성, 우주 비행사가 수거못한 공구, 페인트 조각, 초기 로켓에서 분리된 부스터 등이 우주에 떠다니고 있다. 이러한 우주 쓰레기는 총중량이 약 6천 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추적이 가능한 지름 1~10cm 사이의 파편은 약 60만 개나 되며, 전체 개수는 세기도 어렵다고 한다. 우주 쓰레기는 지상 100km 이내로 진입하면 별똥별처럼 소멸하지만, 1000km 고도에서는 소멸하기까지 1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미 항공우주국의 도널드 케슬러 박사는 우주 쓰레기들끼리 연쇄 충돌하는 악순환 시나리오에서, 반복된 충돌로 쪼개진 쓰레기 잔해들이 토성의 고리처럼 지구를 감싸면 우주로 나가는 길이 막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게 되면 GPS, 기상관측, 위성 통신 등 인공위성을 활용한 모든 현대의 우주기술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고 한다.
지구를 떠나 우주까지 오염시키는 쓰레기 문제를 풀기 위해 각국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영국은 2025년까지 플라스틱 쓰레기 근절을 선언, 플라스틱 빨대와 면봉 판매를 금지하고, 용기에는 보증금을 도입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은 올해까지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고 비닐봉지 사용량은 2025년까지 80% 감축하기로 했다. 케냐는 비닐봉지 사용 전면금지법을 시행, 위반 시 최대 4천2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미국 시애틀에선 외식업체의 플라스틱 빨대·식기류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데, 위반 시 벌금 250달러를 내야 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몇 가지 쓰레기 처리 모델은 있다. 기업은 애초에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도록 쓰레기 발생 억제를 권유한다든지, 소비자가 쓰레기 분리배출을 쉽고, 빠르고,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제품 재질을 통일하려는 노력이 그것이다. 또 일부에서나마 일회용 경제가 아닌 재사용 경제와 재활용이 가능한 경제 시스템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다행한 일이다. 그런데도 이런 모델들이 전반적이고 효율적으로 시행되지 않는 현실은 참으로 유감스런 일이다.
우리가 시급한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그렇지만 쓰레기 생산에서부터 분류·배출까지 알면서도 실천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처리할 쓰레기가 오죽 많고 그 과정이 여간 복잡해야 말이지. 게다가 국가나 지자체의 일관성 없음과 시행상의 복잡성·혼란으로 인해 신경쓰기의 귀찮음도 한몫을 한다.
쓰레기에 대한 담론은 잠시 접어두자. 대신 무엇이든 한가지라도 처리해보자. 지금 여기서 바로!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