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칼럼

서재원의 세상읽기(62)]애국이 뭣고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9월 25일
↑↑ *서재원 마을 활동가· 구미시 생활공감정책참여단 대표· 선주문학회 회장
ⓒ 경북문화신문
『이 세상 그 어느 나라에도 애국 애족자가 없다면 세상은 평화로울 것이다. 젊은이들은 나라를 위해 동족을 위해 총을 메고 전쟁터로 가지 않을 테고 대포도 안 만들 테고 탱크도 안 만들 테고 핵무기도 안 만들 테고 국방의 의무란 것도 군대 훈련소 같은 데도 없을 테고 그래서 어머니들은 자식을 전쟁으로 잃지 않아도 될 테고 젊은이들은 꽃을 사랑하고 연인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무지개를 사랑하고 이 세상 모든 젊은이들이 결코 애국자가 안 되면 더 많은 것을 아끼고 사랑하며 살 것이고 세상은 아름답고 따사로워질 것이다』 (권정생의 <애국자가 없는 세상>)

이른바 대선 정국에서 애국이란 말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실로 많은 대선 주자들이 입만 열면 애국이요, 국민 사랑을 외쳐왔다. 그것도 때마다 줄기차게 들어오다 보니 이젠 식상하다 못해 자괴감마저 든다. 언행의 불일치는 물론이요 허황된 소리인 줄 알면서도 그 입 다물라고 반박 한 번 못하는 국민들. 명절 연휴 집에 있을 때 이 기막힌 말 앞에서 엉거주춤하고 있는 나라의 주인으로서의 국민에 대해 생각해 본다. 도대체 나라는 어떤 의미이고 나라 사랑은 또 무엇이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지금의 정국은 서로가 판을 짜고 자기 편끼리 혹은 상대편에 대한 험담과 악의적인 선전에 혈안이 되어있다. 국가 지도자의 자리를 잡기 위한 집념과 함께 상대방을 끌어내리기 위한 음모기획, 혹은 협잡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것 같다. 하루가 멀다 하고 추잡하고도 가끔은 헷갈리기도 한 쌈박질의 과정을 모든 매체들이 생중계를 해대고 있다. 종잡을 수 없고 한참 후에나 진위가 밝혀질 ‘한탕’들이 너무 많이 쏟아지는 바람에 ‘국민을 위한 일’은 사라진 지 오래다. 애초부터 국민은 안중에 없었고, 국민을 무시하고 출발한 싸움이니 옛날과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탄할 성질도 아니다. 즉슨 그저 구경만 하는 국민들 역시 변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니 이판사판인 셈이다. 억울하단 말도, 시끄럽단 말도, 황당하단 말을 하는 이는 없어도 어느 한쪽에 붙어서 옳고 그른 셈을 하기보다는 덩달아 흥분하고 난리를 치는 사람들만 제법 되는 것 같다.

권정생의 시는 역설적으로 읽을 수도 있겠다. 즉 세상이 평화로우면 애국애족이 필요 없다는 정도로. 나라를 사랑할 일이 없어지면 꽃과 연인, 자연과 무지개를 사랑하고 나아가 더 많은 것을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가게 되니 젊은이들에게는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렇게 되면 나라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온 세상 우주는 아름답고 따사롭게 될 것이다. 그렇게 평화로운 세상이 쉬 올 것 같지 않으니, 역시 젊은이들은 나라를 지킬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면 시인은 시를 거두어들일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시인은 우리에게 진정한 애국과 애족을 독려하고 있을 테니 말이다.

국민이 뽑은, 국민이 권리를 위임한 대표들이 국민들을 우습게 보고 뻔뻔함과 막말로 국민들을 마구 대하는 데는 까닭이 있다. 자기들이 아무리 정치판을 마구잡이로 뒤흔들고 국민들의 삶을 팽개치고 권력 쟁투에만 몰입해도 두려운 일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지원금을 받아 연명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희망, 아이들이 살아갈 내일, 엉망진창이 된 국토의 환경, 실업에 떨고 있는 청년들의 몸부림...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라는 염원을 무시해도 대권을 향한 자신의 길은 아무 지장이 없다고 여긴다. 과연 국민이 그들을 제어할 힘이 없는 것이다. 분명 선출은 했으나 그들의 그릇된 행위와 폭거를 견제할 권위나 통제할 강제력이 없다. 선거 때는 일순 자유로운 듯 보이나 선거가 끝나면 바로 우리에 갇혀 이들의 눈치만 보는 사람들, 국민.

어느 편엔가 줄 서는 것보다 더 급한 일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건전한 논의보다 파쟁에 앞장서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 왜 만날 그렇게 편가르기에만 열중하는가. 꼭 내 방식대로 되어야 평화로운 세상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뜻이 같은 이에게 대권을 쥐어 준들 내 의도대로 나라가 굴러가지 않는다. 게다가 이쪽도 저쪽도 아닌 어정쩡한 자세로 줄창 졸장기만 두다가 주변 인사 몇몇이 오라를 받음으로써 된서리를 맞고 무너져 내린 지도자가 어디 한 둘이던가. 과욕만 앞서 반성없는 좌충우돌로 시간을 보내다가 임기가 끝나는 것이다.

무엇이든 자기편의 입맛에 따라 정하고 심지어 진리마저 조롱의 대상이 되는, 국민이 뭣처럼 취급당하는 이 시기에 진정 우리가 할 일은 편을 버리고 의연히 서는 것이다. 눈치와 줄서기로 그 밥에 그 나물을 재탕 삼탕할 게 아니라 주인으로서 필요한 심판권을 쟁취하고 심판할 준비를 해야 한다. 애국·애족자인 양 하면서 너도 나도 제몫 찾기에만 혈안이 되면 결국 《애국 애족자가 다 없어져야》 이 세상에는 평화가 찾아올 것이다. 몸과 정신이 조금은 불편할지라도 나라의 주인으로서 끝까지 자신의 삶터를 지켜야 한다. 맑은 정신으로 심판이 필요할 때는 올바른 목소리를 내고, 때를 기다려 대권의 심판을 제대로 하는 게 주인으로서의 애국이 될 것 같다.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9월 25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6.3 지방선거 구미시장·도의원·시의원 선거구별 후보자 득표순위..
김장호 구미시장 당선 ˝시민 모두의 승리˝..
구미 해평면 낙산리 고분군 야행, 19~21일까지 열려..
안재민 상주시장 당선...‘사람이 모이고, 경제가 살아나는 상주’..
김택동 동구미농협 조합장 `새로운 농협 조합장상` 수상..
순천향대 구미병원 최유진 신경과 교수, 세계파킨슨병학회서 파킨슨병 연구 발표..
기고]신분증 준비해 주세요!..
구미대, ‘2026 독서인증 공모전 시상식’ 개최..
자비나눔에너지은행, 취약계층에 냉방물품 지원..
신라불교초전지, 한옥 스몰웨딩 운영..
최신댓글
감사합니다. 수정하겠습니다.
첫번째 사진은 103동이 아니고 104동 입니다.
낙동강 취수원 문제로 어설프게 덤볐다가 명분도 실리도 놓치고, 어설프게 정치꾼 행세하다가 되지도 않는 안전문제를 핑계로 이승환 공연 취소해서 전국민 비웃음꺼리 만들고 진짜 안전 위험 인물 전한길은 집회 허가하고 제대로 된 기획력 없이 매번 어설픈 낭만 타령 문화행사만 일삼는 현 시장 못마땅해 민주당 찍으려고 해도 시장 재직 기간 아무런 행정력도 발견하지 못한 장세용씨를 다시 내세우다니... 구미에 그리도 인물이 없는가?
구미대 항공헬기정비학부 전체 학생들의 단합된 모습들이 너무 보기 좋아요. 요즘은 개인적인 성향들이 많다보니 함께하는 모습 넘 보기 좋고 흐믓합니다.
민원인들 중에서도 악의적으로 이용하여 누구는 유료로 이용하고 누구는 무료로 주차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에 형편성에 문제가 생기기에 저렇게 현수막을 걸어 놓은 듯. 관리자의 입장과 이용자의 입장 둘다 본다면 그 누구의 잘못이 아니다 다만, 이해 하려는 마음이 문제라고 느껴짐.
역시 정론직필!!
예방법없음
따뜻한 기사 잘 보았습니다. 주변에서 볼수 있지만 관심을 주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후원해 주신 에스엠디에스피 대표님과 선행을 알려주시는 경북문화신문과 김예은 학생 기자님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단체장이 불법?
충돌 우려로 이승환콘서트를 금지했던 구미시장은 왜 이번엔 잠잠하지요? 정치적 선동금지 서약을 받았나요? 이건 이승환콘서트 보다 더 큰 충돌 우려가 되는 이벤트인 것 같군요.
오피니언
"신분증 준비해 주세요~.""마스크 좀 내려 .. 
새옹지마(塞翁之馬) : 변방의 늙은이의 말.塞.. 
쇼펜하우어는 지식을 체화시키는 것에 대해 이런.. 
"호국영웅들이 지켜낸 대한민국, 우리가 이어가.. 
여론의 광장
경북도, ‘APEC 2025 열차’ 대구와 함께 달린다..  
˝구미 전통시장에서 장보고 14만원 환급받으세요˝..  
구미도시공사, 체육본부장 공개모집..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