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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수 한학자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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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의 주석에 “물이 고인 곳을 못이라고 하는데, 그 맑음이 물건을 비출 수 있으니, 군자가 홀로 밝게 보는 것을 비유하였다.[水之停者爲淵 其澄足以取映 以喩君子獨觀昭曠也]”라고 하였고, 노자의 《도덕경》에도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上善若水]”라고 하였다. 물은 일정한 틀에 고정되어 있지 않으면서도 세상의 모든 것을 담아내며 쉼 없이 흐른다. 이러한 모습이 군자와 닮았다.
淵(못 연)자의 고자(古字)는 囦으로, 못의 사전적 의미인 ‘넓고 깊게 팬 땅에 늘 물이 괴어 있는 곳’이란 뜻에 매우 적합한 자형이다. 사방에 둑을 쌓아[囗] 가둔 물[水]의 모양이 매우 회화적이다. 淵자에서 氵자를 뺀 오른쪽 부분을 옆으로 돌리면 가운데 ‘水’자가 보인다. ‘연못’이라는 단어의 ‘연’자를 淵자로 쓴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연못은 ‘연꽃이 피는 못’이란 뜻으로 ‘蓮(연꽃 연)’자를 쓴다. 또 사월초파일 절에 다는 ‘연등’이란 단어를 절의 상징인 연꽃에서 왔다가 착각하여 ‘蓮燈(연꽃 연, 등불 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연등’은 ‘속에 불을 피워 밝히는 등’이란 뜻으로 ‘燃燈(불사를 연, 등불 등)’이라고 쓴다.
澄(맑을 징)자는 ‘맑은 물’이란 뜻을 결정한 氵(물 수)와 발음을 결정한 登(오를 등)이 합쳐진 글자이다. 어떤 학자는 혼탁한 물[水]을 가만히 두면 맑은 부분은 위로 떠오른다[登]는 뜻으로 보기도 한다. 登자는 두 발의 모양을 본뜬 癶(등질 발)과 그릇의 모양을 본뜬 豆(그릇 두)가 합쳐진 글자이다. 갑골문에서는 두 손으로 그릇을 들고 두 발로 높을 곳을 올라가는 모양을 본뜬 글자였지만, 손에 해당하는 부분이 생략되었다. 오르는 것은 발의 행위이니 손에 해당하는 부분이 생략된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取(취할 취)는 전쟁문화에서 만들어진 글자이다. 손[又]으로 귀[耳]를 전리품으로 잘라 취하다는 의미를 가진 글자이다. 전쟁에서 적을 죽였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귀와 코를 잘라갔다. 임진왜란 때도 약 2만 명이나 되는 우리조상의 귀와 코를 잘라 묻은 무덤이 오늘날까지 일본 교토시 히가시야마구 차야마치[京都市 東山區 茶屋町]에 존재한다. 取자로 구성된 글자 중 娶(장가들 취)자는 여자[女]를 강제로 취했던[取] 옛날 강제혼의 흔적을 담은 글자이다.
暎(비칠 영)자는 햇빛[日]에 비친다는 의미와 발음을 결정한 英(꽃부리 영)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英자는 식물을 뜻하는 艹(풀 초)와 발음을 결정한 央(가운데 앙)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央자는 목[⨅]에 칼을 차고 있는 사람[大]의 모양을 본떴다. 목은 사람의 신체부위 중 가운데에 해당하기 때문에 ‘중앙’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지만, 원래는 벌을 받는 ‘재앙’의 의미로 쓰였다. 여기서 파생된 글자가 殃(재앙 앙)자이다. 무엇이나 중요한 것들은 가운데에 자리한다. 꽃 역시 암술과 수술을 담고 있는 ‘부리’가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