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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을 활동가·구미시생활공감정책참여단 대표·선주문학회 회장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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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중순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성관계를 하던 중고생 2명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하였고, 경찰은 즉시 출동해 이들을 ‘분리’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들을 심층 상담 후 부모를 불러 인계했는데, 아직 어린 청소년들이라 입건을 할지 훈방조치를 할지 검토 중이란 경찰의 말로 세간의 뉴스들은 대체로 마무리되었다. 이 기사에 따른 댓글 중 ‘법이 시대를 못 따라가니 청소년들이 법을 악용해 나쁜 짓거리를 저지른다’는 글이 단연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그다음 댓글들은 대체로 충격과 한탄 그리고 비난 등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모두들 충동을 법으로 해결하자거나 아니면 놀랐다는 말들을 쏟아냈을 뿐, 이젠 기억 속에서 희미하게 지워져 가고 있다.
취학 전 그렇게 똑똑하던 우리 아이들은 예닐곱 살이 되면 배움의 욕구를 잃고, 질문도 없어지고 정답이 틀릴까봐 전전긍긍하는 학생(?)이 되어 간다. 호기심의 빛이 바래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이가 생각을 계속하게 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도 우리는 생각을 하게 할 방법만 찾는다. 그러다가 여덟 살이 넘어가면 남을 의식하고 질문을 부끄럽게 여기기 시작한다. 안타깝게도 아이들이 추상적인 사고를 하기 시작하는 시기에 사고의 기능이 닫히는 것이다. 이 시기에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도록 이끌어주는 어른이 곁에 있으면 아이의 사고는 유연성이 커진다. 마시멜로 게임에서 보는 것처럼 유연한 사고는 즉각적인 충동을 제어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게 한다. 마시멜로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능력은 자기 통제보다 신뢰의 문제에 더 가까우므로, 이들은 성장하면서 자기 역할에 충실할 확률이 높고 범죄에 연루될 확률은 낮다고 보고된다. 타인을 신뢰하지 못한다면 곧바로 첫 번째 마시멜로를 먹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래 사회에 요구되는 아이디어와 풍부한 콘텐츠에 대한 발상력은 유연성과 다양성에서 나온다. 사물인터넷의 다양한 센서 기능은 어느 한 사람만의 힘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신기술 하나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어우러져 있다. 각자의 흥미와 재능을 바탕으로 협력하는 즐거움을 경험하고 존중하는 교육이 어릴 때부터 필요한 이유이다. ‘생각을 다양하게 계속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대화는 생각의 힘을 키워준다. 교사나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보면 혼내고 통제해야 할 일도,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분명 달라진다. 내 방식으로 문제를 보지 말고 아이가 처해 있는 상황으로 문제를 보게 되면 근본적인 원인이 보이게 된다.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상상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막힌 사고는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투사되어 나타나게 마련이다.
아이들이 스마트폰만 본다고 불평하지만 정작 아이들에게는 여가시간을 보낼 방법이 없다. 예술 활동이나 여행, 스포츠를 즐기고 취미나 자기 계발 활동을 하고 싶지만 기회도 없고 방법도 잘 알지 못한다. 따로 교육을 받은 적도 없거니와 코로나 이후는 더욱 막막할 뿐이다. 여전히 어른들은 부와 성공이란 단순한 목적에 빠져 그 틀 안에서만 모든 걸 결정하려 하고 그 외의 것은 시도는 커녕 눈길도 주지 않으니, 아이들은 커가면서 상상의 세계가 위축되고 어느 순간 틀 속에 갇혀 사고도 굳어버린다. 부모의 공감 능력이 곧 아이의 공감 능력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커가는 아이들에게 갈등 조정 능력이나 충동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을 발휘하도록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 않은가.
지금 우리는 아이들의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은 양육하고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써 어른들의 말을 잘 안 듣고 자기 주장이 강한 시기이다. 아이들의 생각을 어른의 기준에 맞추어 판단하고 평가하기보다는 일단 공감해주어야 한다.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내면은 복잡성의 세계에 놓여 있다. 일일이 표현은 안 하더라도 주변에서 늘 지지하고 공감해 주기를 원한다. 우리 사회는 감정표현을 온통 억제할 뿐이다. 더구나 부정적 감정은 스스로 알아서 처리해야 한다. 참견마라, 신경쓰지 마라, 뭘 알아, 가만히 있어라, 하지 마라……아이들도 이런 감정처리 방식이 익숙해져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대체로 억누르기만 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파악조차 하지 못한 채 누적된 불만족과 부족감은 일순간 폭발하게 된다.
이제 우리는 아이들에게 활활 불타오르는 시기가 찾아온다는 것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한때의 젊음을 마음껏 구가할 수 있는 순간이 있으므로 마시멜로를 당장에 먹어치우지 않도록 타일러야 한다. 다가오는 젊음의 시대를 마음껏 즐기도록 그들을 준비하게 해야 한다. 대화를 통해 아이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그들의 상상이 현실이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 이 시대의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