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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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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굿 윌 헌팅”, 숀(로빈 윌리암스 분)이 윌(맷 데이먼 분)에게 조언을 하는 장면.
“…그러니까 내가 미술에 대해 물으면 넌 온갖 정보를 다 갖다 댈 걸? 미켈란젤로를 예로 들어볼까? 그에 관해 잘 알 거야. 그의 걸작품이나, 정치적 야심, 교황과의 관계, 성적 본능까지도 다 알 거야. 그렇지? 하지만 시스틴 성당의 내음이 어떤지는 모를걸? 한 번도 그 성당의 아름다운 천장화를 본 적이 없을 테니까. 난 봤어. 또 여자에 관해 물으면 네 타입의 여자들에 관해 장황하게 늘어놓겠지. 벌써 여자와 여러 번 잠자리를 했을 수도 있고. 하지만 여인 옆에서 눈 뜨며 느끼는 진정한 행복이 뭔지 모를 걸. 넌 강한 아이야. 전쟁에 관해 묻는다면 셰익스피어의 명언을 인용할 수도 있겠지. "다시 한 번 돌진하세, 친구들이여.” 하며! 하지만 넌 상상도 못 해. 전우가 도움의 눈빛으로 널 바라보며 네 무릎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는 걸 지켜보는 게 어떤 건지! 사랑에 관해 물으면 시 한 수까지 읊겠지만 한 여인에게 완전히 포로가 되어 본 적은 없을걸. 눈빛에 완전히 매료되어 신께서 너를 위해 보내주신 천사! 또한 한 여인의 천사로 착각하게 되지. 절망의 늪에서 널 구하라고 보내신 천사! 또한 한 여인의 천사가 되어 사랑을 지키는 것이 어떤 건지 넌 몰라. 그 사랑은 어떤 역경도 암조차 이겨내지. 죽어가는 아내의 손을 꼭 잡고 두 달이나 병상을 지킬 땐 이제는 환자 면회 시간 따윈 의미가 없어져. 진정한 상실감이 어떤 건지 넌 몰라. 타인을 너 자신보다 더 사랑할 때 느끼는 거니까. 누굴 그렇게 많이 사랑한 적이 없을걸? 내 눈엔 네가 지적이고 자신감 있기보다 오만에 가득 찬 겁쟁이 어린애로만 보여….”(출처. 스크린영어사)
이 장면을 초라한 지역예술가가 행정 관료나 시의원에게 하는 대사로 각색해 보면 대충 이렇게 될 것 같다.
“….그러니까 내가 문화예술에 대해 물으면 넌 온갖 성공 사례들을 갖다 댈걸? 축제를 예로 들어볼까? 축제에 대해 잘 알 거야. 국내는 물론 해외의 성공한 축제들을 말이야. 영국의 에든버러 축제, 프랑스의 아비뇽 축제 심지어는 옆 동네에서 매년 열리는 축제를 예로 들면서 말이야 그렇지? 하지만 우리 동네 예술가들이 자신의 20~30대 청춘을 바쳐 묵묵히 지켜낸 예술축제가 어떤 색깔인지 우리 동네에 어떤 문화를 만들어 냈는지는 모를걸? 한 번도 직접 본 적이 없을 테니까. 난 봤어. 천둥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불어오는데도 불구하고 예술축제를 즐기려고 자리를 지키는 시민들, 그 시민들에게 오히려 감동받아 천막과 우비를 구해 비를 덜 맞게 하려고 동분서주하는 예술인들을 말이야. 그날의 감동을 간직하고 이 동네를 떠나지 않는 젊은 예술인들이 있다는 것을 모를걸. 그러니까 우리 동네에 축제다운 축제가 없다고 함부로 말하지. 그리고는 뜬금없이 라면 축제를 하자는 거겠지. 또 예술이 향유가 아니라 체험을 통해 삶을 치유한다는 말이 무엇인지 넌 모를 거야. 그러니까 축제를 즐기려 엄마아빠 손에 꼭 잡고 30분이나 일찍 온 아이가 앉으려는 자리를 대장님들 자리라고 저 구석진 곳으로 보내는 무신경과 무지함을 과감 없이 보이는 것이겠지. 어쩌면 그 아이 생애 최초의 축제에 대한 기억은 삭막함으로 남을 거야. 그러면서 대장님들을 잘 모셔야 내년에도 축제를 잘 하지 않겠냐며 예술인들을 모욕하는 말을 비수처럼 날리는 거겠지. 그러니 마이크 잡은 대장님들은 마치 자신의 무대인 양 신이 나서 떠벌리는 거지. 거기엔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포를 견디며 꿋꿋이 준비한 예술가를 오래 기다린 시민이 있다는 걸 넌 모르지 않을 텐데도 말이야. 넌 힘이 있어. 그래서 문화를 돈만 넣으면-너의 힘으로-원하는 물건이 뱉어내는 자판기로 볼 거야. 한 번도 관심두지 않았던 동네에 대장이 온다니까 부랴부랴 사람 모으는 너의 모습이 이제는 안쓰럽기까지 해. 시민이 중요하다고 그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외치면서 넌 시민을 모으라고 지시해. 그리고 넌 대장님들에게 잘 보이려고 아랫것들에게 또다시 지시를 하지. 하지만 사람의 모양이 제각각이듯 삶의 모양도 동그라미, 네모, 세모처럼 다양하다는 건 모를걸? 머리는 알지도 모르지. 하지만 가슴을 띠게 해 발이 움직이게 하는 것이 인문학이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예술이라는 걸 넌 모르는 것 같아. 넌 너만이 문화예술을 사랑한다고 해. 삭막한 이 도시를 너의 사랑만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오만함이 전문가들을 소외시키고 예술가들에게 모멸감을 주고 있다는 걸 모르고 있어. 넌 예술을 사랑한 적이 없을걸? 예술을 사랑하다고 착각하는 널 사랑하고 있을 뿐이야. 내 눈엔 네가 지적이고 정의감이 있기보다 오만에 가득 찬 비겁한 어른으로만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