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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승조/구미시 인의동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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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의 객관적 시각에서 바라 본 구미는 산업도시다. 이는 다른 도시와 대비되는 주요한 특징이다. 산업을 기반으로 많은 인구가 유입되었고 도로 설계도 산업단지와 주거단지의 출퇴근을 고려하여 진행되었으며 금오공대도 산업인력을 공급하기 위하여 설립되었다. 문화는 생활양식이라는 정의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문화적 형태들이 산업을 축으로 이루어졌으니 구미의 문화를 산업문화라 칭하고 기존의 불합리한 요소를 개선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설계해 나간다면 구미시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뿐 아니라 산업문화도시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구미가 만들어갈 수 있다.
외부인들에게 구미시라는 화두를 주고 떠오르는 것을 물으면 산업도시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이다.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에도 구미는 산업도시로 소개된다. 물론 선산을 포함한 구미권역은 유형, 무형의 전통문화유산과 금오산, 낙동강이라는 자연 자원을 확보하고 있고 수많은 위인들이 배출된 고장이기도 하지만 현대를 가장 대표할 수 있는 것은 단연 산업이다.
농경문화라는 말이 있듯이 산업문화도 가능한 말일 듯 하다. 구미가 산업도시로 성장하며 퇴근 후 삼겹살에 소주 한잔 마시는 회식문화도 타도시에 비하여 도드라진 특징이고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구미공단에 취업한 젊은층들이 못다 이룬 학업의 꿈을 키우러 다니던 야학이 있었고 인동 일대에는 경북지역에서 가장 큰 원룸가가 형성되어 있다. 이는 모두 구미의 문화적 특징이었고 상당 부분은 현재도 계속되는 문화적 현상이다. 이를 산업문화로 칭하고 구미시의 문화적 지향점으로 살기 좋은 산업문화도시를 표방하는 것은 어떠한가? 산업체 근로자들의 주된 회식문화가 삼겹살에 소주 한잔인데, 독일에 맥주축제가 있고 대구에 치맥축제가 있다면 구미에서 삼겹살 축제는 어떠한가?
구미시민을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착민과 직업 등의 이유로 타지역에서 이주해 온 이주민으로 구분하면 이주민 비율이 80%에 달하고 한 해에도 구미 인구의 10% 수준이 신규로 유입되고 또 그만큼 유출되고 있다. 남편의 직장 때문에 구미로 이사하려고 하면 부인이 아는 사람 없고 삭막한 도시에 어찌 살겠나며 울고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다는데 이러한 이주민들이 마음 편히 전입해오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마을별로 이웃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을 두어 전입 신고할 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원과 소문난 맛집과 병원, 학교 등 구미에서 생활할 때 필요한 지식을 공유하는 투어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어떨까?
구미는 산업도시인데 위성사진을 찍거나 도시를 다니다보면 가장 삭막해보이고 가고 싶지 않은 곳이 공단지역이다. 밤에 공단을 걷다보면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본 폐허가 된 도시를 느끼게 되는 곳이다. 구미 경제의 주역들이 주로 활동하는 공간들을 보다 멋지게 만들어주어야하지는 않을까? 이주민이 많은 지역 중 하나인 제주도 참고해볼 만 하다.
문화는 삶의 양식으로 의, 식, 주를 포함한 모든 것이 문화다. 예술은 문화의 일부일 뿐인데 7년 전에 시작된 구미문화예술 아카데미에서부터 최근의 시도들까지 예술 또는 고급문화에 과하게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시민 삶의 질에 직결되는 문화는 예술 보다는 교통, 교육, 소비, 주거 등이며, 예술로 한정하더라도 고급예술 수요는 한정되어 있고 대중예술 수요가 더 광범위하다. 도로망을 그대로 두고도 시민들의 이동 동선 데이터를 활용하여 교통효율을 10% 이상 개선한 스마트시티 사례들도 이미 많다. 제대로 된 선물 하나 사려고 해도 구미에 마땅한 쇼핑 공간이 없어 대구까지 나가는데 구미시는 여전히 소수의 힘에 막혀 시민 상당수가 요구하는 쇼핑 공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물건을 구하러 이역만리까지 찾아나섰던 실크로드가 문화이듯이 쇼핑하러 대구에 가는 것도 구미시민의 쇼핑문화다.
오래 전에는 동네별로 또는 지인관계에 의존하여 조기축구회, 야구동아리들이 서로 떨어진 섬처럼 개별적으로 있었는데 요즘은 5부리그, 6부리그 등으로 운영되며 별도로 운영되던 동아리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실력향상과 더불어 인원과 시설활용도 한결 여유 있게 운영되는 것 같다.
운동만큼 음악이나 독서에 대한 흥미들도 많고 작은 단체들이 제법 많이 운영되는데 이에 대해서는 행정기관이나 준공공기관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해주지 못하고 있어서 어떤 밴드는 드러머 한 명만 빠져도 동아리가 해체 위기를 겪기도 한다. 시청 문화담당자나 예총에서 이러한 소규모 단체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해주는 것만으로도 시민들의 문화활동이 한결 원활해질 수 있다.
또 한편으로는 문화시설에 대한 요구들도 많은데 꼭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고 건물을 짓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문화예술회관, 강동복지회관, 시민운동장, 도서관, 평생학습원 등 공공시설의 전체면적 대비 가동률을 생각해보면 5%는 넘을까 싶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공간들을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한다면 새로운 건축비를 들이는 것에 비하여 효율성도 증가할 뿐만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공사기간을 기다릴 필요도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번 주에 구미시민 100명과 함께 문화도시 시민토론회가 열린다고 한다. 학창시절 설문조사 아르바이트하던 때를 떠올려보면 정치 여론조사의 왜곡을 막기 위하여 60대 남성 2명, 40대 여성 4명과 같이 인구구성비에 맞춰 설문대상자를 선정하였고 그 조건에 맞는 시민을 찾기 위하여 밤 늦은 시간까지 동네를 구석구석 떠돌던 기억이 있다. 구미시민의 의견을 듣기 위한 100인 토론이라면 연령별, 직업별, 학력별 등 인구특성을 감안하여 구성비를 맞춰야 시민이라는 대표성을 가진다. 클래식만 좋아하는 100명이어서는 안되고 트로트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어야하며 일하느라 바쁘고 피곤해서 문화니 뭐니 생각할 여유가 없는 산업체 근로자들도 마치 토론회 사회자나 강연자를 구하는 노력으로 찾아다니며 포함시켜야한다.
여러해 동안 지속되는 문화도시를 향한 구미의 노력이 빠른 시일 내에 제대로 자리잡아 지역 내에서 활동하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 풍요로워지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문화에 대한 담론을 나누고자 하시는 분은 연락주세요. (
kow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