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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을 활동가·구미시생활공감정책참여단대표·선주문학회회장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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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부터 구미를 문화도시로 만들기 위한 포럼과 토론회에 부지런히 참여하였다. 여기에 더해 구미학을 위한 강좌도 빠짐없이 듣고 나름 궁금한 것은 이것저것 찾아보기도 하였다. 개인적으로 지역 문화에 대해 알고 싶었거니와 마을 활동을 하면서 공동체 문화의 부재에 목이 말라 있었다. 사람들은 모이면 주로 먹고 잡담하는 게 대수다. 기껏 잘해야 축제를 보러(?) 가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그것마저 어려운 때이다. 흔히 사는 게 뭐 별거 있느냐고 한다. 먹고 자식 공부시키고 시집장가보내면 됐지 그런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사람답게 산다는 뜻일게다. 그냥 사는 게 아니라 사람답게 살아야 하는 것이다. 사람다움은 일상에서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하는 행위에서 표출되는 것이다.
문체부가 주최하는 문화도시 지정사업에 구미시가 재도전을 하였다. 작년 제4차 문화도시 예비사업 지자체에 선정되지 못해 올 6월 다시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지정에 성공한 안동시 외 10개 도시의 공통점은 시민의 의견 수렴을 통해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일상 속 문화적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애썼고, 주민들의 문화 활동 확대를 위해 노력했음을 볼 때 구미시는 이러한 점이 부족했다고 한다. 작년부터 문화도시 준비를 위한 각종 모임에 대해 이제와 생각해 보니 모임 간 긴밀한 연결이 없었고 일관성있게 끌고 가지도 못했다는 느낌이 든다. 더구나 처음부터 명확한 목표나 지속적인 방향 제시가 없어 참여한 시민들은 일반적으로 늘 행해지는 ‘문화강좌’ 쯤으로 여겼던 게 아닌가 싶다.
어저께 열렸던 문화도시 시민추진단 포럼에서도 추진단 성격에 대한 의문이나 문화도시 사업 자체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질문, 문화도시 사업 추진과정에서 시민의 의견 수렴을 위한 노력의 부족을 지적하는 말들이 다수 나왔다. 한차례 도전한 경험이 있다면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꿰뚫고 있을 터인데, 그것도 시민의 다양한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 게 실책이었다면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고려한 활동이 중심이 되었어야 마땅할 것이다. 3개의 의제를 바탕으로 한 ‘지역생태계에 대한 논의와 의견 수렴을 위한 포럼’에서조차 모임의 기본적인 이해에 대한 질의가 빈번하게 표출된다는 것은 아무래도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개인 사정상 처음 참가하는 구성원이 있을 수도 있고 워낙 방대한 사업이라 아직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대다수 참여자의 문화도시에 대한 이해도는 주어진 의제를 논의할 수준으로 근접해 있어야 하는게 아닐까.
지원조직인 코뮤니타스에서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지역 내에서 하고 싶은 의제를 자유롭게 논하는 ‘예비 문화도시를 준비하는 단계’임을 밝히고,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토론할 세 가지 의제를 제시하였다. 1조는 ‘공간편’을 중심으로 논의를 하였다. 생활권마다 각기 다른 문화를 가진, 그래서 지역 문화 편차를 해소하고 심리적 거리를 가깝게 하기 위한 방법 그리고 지역 내 유휴공간을 활성화하는 방안에 대해 토론하였다. 먼저 인구위기에 처한 농촌 지역의 현실적 문제가 대두되었는데, 젊은이는 소득사업에 치중하고 그나마 남아있는 고령층은 의지가 없어 문화적 틀거리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은 점, 또 공간을 자연부락으로 설정하느냐 혹은 읍면 단위로 할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로 던져졌다. 도시 농촌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가치에만 경도되어 이 시점에서 문화를 적극적으로 얘기할 단계인가 하는 의문도 제기되었다. 문화도시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문화를 생산하고 누릴 각 지역과 계층의 시민에게 얼마나 설명하고 안내하였는가 하는 문제도 제기되었다. 이외에도 짧은 시간 안에 여러 가지 의견이 제시되었고, 다른 두 개의 의제 즉 ‘활동편’과 ‘관계편’에 대한 토론이 2, 3조에서 각각 진행되었다.
구미를 문화도시로 가꾸겠다는 것은 참으로 시의적절한 화두이다. 다만 지자체나 시민 스스로의 의지와 재원이 아닌 시작부터 외부의 지원을 염두에 두고 추진체계를 만들어 나간다는 점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외부 예산에 기댄다는 것은 문화까지도 의존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자체 재원으로 문화도시를 만들어 나가는 방법은 없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문화적인 의제를 시민 스스로 정하고 예산을 확보하여 자발적이고 합의적으로 운영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문화도시 구미! 문화는 그 속성상 자발성을 가지고 자생적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영위되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외부 지원을 마중물로 하여 근사한 문화도시를 만들어 사회적 자본으로 형성하는 것도 우리의 역량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래서 구미시의 꼼꼼한 설계와 중간 조직의 적절한 지원이 중요하며 보다 핵심적인 요소는 시민의 참여일 수밖에 없다.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하는 행위의 양식을 문화라고 했을 때, 지금도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많은 문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외부의 지원을 전제로 한 ‘문화도시 사업’은 가시적이고도 작위적인 문화가 생산되고 또 이를 소비해야 한다. 그래서 궁금한 것이다. 과연 시민들은 이 사업의 성격을 알고 동의할 것인지, 서로 간의 관계 맺음에 필요성을 느껴 생업과 문화를 병행하는 노력을 할 것인지, 문화의 프로슈머로서 역할을 기꺼이 해낼 것인지 말이다. 그날의 추진단 100여 명은 구미 시민의 0.00025%에 지나지 않는다. 문화도시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을 함께 모아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