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기자·데스크

학생기자의 포스트잇]과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선일까?

김예은 학생 기자 / 입력 : 2022년 08월 09일
ⓒ 경북문화신문
지난달 집 근처 학교에서 시험감독위원이 필요하다고 해서 시험감독을 하러 다녀온 적이 있다. 한 공업고등학교에서 소방시험, 건설시험 등 여러 종류의 기사시험을 치렀는데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시험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지금 난 어떤 것에 몰두하여 열심히 살고 있는가 스스로를 돌아보기까지 했다.

시험감독을 하면서 학교 계단 측면에 부착되어있는 스티커가 눈에 들어왔다. 이번 포스트잇의 주제이기도 하다.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 ‘최선의 노력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 등의 스티커 문구를 보고 최근에 읽었던 책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가 떠올랐다. 계단의 문구들을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주었기 때문이다.

책은 서울대 종양내과 의사가 만난 암 환자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이다. 여러 이야기 중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선이었을까’는 내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최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저자의 말을 그대로 옮겨본다.

"대한민국은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일들을 수없이 이뤄냈고, 전쟁의 폐허 속에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는 30-40년 만에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 다른 선진국은 200여 년에 걸쳐 쌓은 성과를 30-40년 만에 이뤄낸 고도의 압축 성장. 무슨 일이 있어도 가난을 벗어나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서 만들어낸 눈부신 성과였다.(...)그런 시대에서 “하면된다”는 일종의 사회적 종교였고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가치관이었다. 우리는 무엇이든 최선을 다해야만 했다. 말 그대로 그것이 무엇이든 말이다. 심지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죽음에 있어서도.“

미국의 조사 결과 항암치료가 필요 없다고 판단되면 6개월은 삶을 정리할 시간을 갖고 호스피스 완화 의료를 받는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 암 환자들은 항암치료가 의미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떠나기 한 달 전까지도(평균적으로) 항암치료를 받는다고 한다. 그야말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는 것이다. 보통 이 같은 경우 환자 본인이 판단해 내린 결정이 아닌, 환자들은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보호자들의 선택으로 환자의 치료가 이어져갔다고 한다. 따라서 환자들이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원하는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그렇게 죽음에 이르기 한 달 전까지 의미 없는 치료를 연명하는 최선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또 최선을 다한 끝에 남은 한 달이라는 시간은 환자들이 자신이 살아왔던 일평생을 정리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될지도 생각해 보았다. 결국 일평생 살아왔던 시간을 정리하기엔 한 달은 터무니없이 짧은 시간이었고, 이미 망가져 버린 몸으로 보통의 환자들은 죽음까지 누워만 있어야 했다. 그렇지 않은 환자들도 몇 명 있지만 보통은 모두 이런 식이라고 한다.

예정된 죽음과 남은 삶을 어떻게 대하는 것이 최선일까? 환자와 가족들, 암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의 입장 차이는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선인지 의문이 든다. 과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선일까.


김예은 학생 기자 / 입력 : 2022년 08월 09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구미시, 방치된 빈집이 시민주차장으로 탈바꿈..
상주시, 경북 최초 ‘정원박람회’ 연다...내년 10월 예정..
김천시, 김천상무 시민프로축구단 전환 않기로 결정..
김천시의회, 김천시민프로축구단 전환에 `반대` 공식 입장..
인사]구미시..
양옥자 작가의 구미를 그리다(20)]구미 금리단길..
김천시의회, 올해 국외연수 예산 전액 반납..
구미 시내버스 이용객 지난해보다 22% 증가..
박상수의 고사성어]백년하청(百年河淸)..
경북도, 외국인 학위과정 49.1% 증가...전국 평균 2배..
최신댓글
미술에 문외한이지만, 선생님의 그림에서 여름의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몰랐던 것 배우게 되네요. 멋진 조상의 유산 배우고 갑니다.^^
라면 먹으러 축제에 가야겠군요. 타지 방문객 통계도 한 명 더 올리고. ^^
벚꽃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장미처럼 유명하지 않아도, 낮은 곳에서 저마다 작은 결실 피워내는 식물들의 위대함을 느낍니다. 냉이꽃처럼...
선산봉황시장의 2층은 현재 어떻게 되었을까요?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음악으로 보자면 어설픈 공연자 2백만원씩 5명 보다는 유명한 1명이 공연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죠. 그런데 스티븐 해링턴? 누가 아시나요? 그냥 행사 추진자가 좋아하는 사람 아닌가? 지역 예술가들을 우대하되 기준을 객관화해서 정치인이나 지방권력자 친분으로만 하지 말고요.
지역의 예술가들이 함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정책 집행이 아쉽군요. 음악이건 미술이건... 너무 외국 유명인에게 기대는 것은 좀... ㅠ.
건강하셔서 좋은 글 많이 주시기 바랍니다.
5억원. 가본 사람이 5만명이면 인당 1만원. 그 만큼의 가치를 주나요? 구미 연간 예산 2조원. 구미시민 40만명. 시민 1명당 5백만원. 난 왜 구미시의 공공서비스를 연간 10만원도 못받는 느낌이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오피니언
어스름 내린 아파트 1층 현관을 나선다. 불 .. 
<작업노트>구미 금리단길은 젊은 감성의 미식과.. 
백년하청(百年河淸) : 일백 백, 해 년, 물.. 
구미의 오랜 숙원사업인 한국식품연구원 경북본부.. 
여론의 광장
방통대 중문과 한시 모임 ‘불역시호’, 구미서 여름 캠프 개최..  
LG두드림봉사단, 취약계층 1인 가구 위해 `보람찬 한 끼` 나눔..  
국립금오공대, 집단연구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선정..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