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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선(shin950006@nate.com)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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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도서관에서 시집을 자주 보고 있다. 예전과는 다른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 짓곤 한다. 이런 변화를 주는 ‘행운의 만남’ 덕분에 즐겁고 행복하다. 종종 만남에는 때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꼭 사람과의 만남뿐만 아니라 관심 분야가 생기고 새로운 배움을 시작할 수 있는 순간도 그런 것 같다.
6년 전쯤 지역의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수강생을 모집하는 광고 현수막을 보았다. 이전과는 다르게 꼼꼼히 살펴보았다. 초ˑ중등학생 아이가 있으니 우선 관심이 가는 분야는 독서 지도와 글쓰기, 자녀와의 대화법 등이었지만 수많은 프로그램 중에서 전혀 생각지 않고 살아온 ‘시낭송지도사반’ 저녁 수업의 모집 안내가 눈에 쏙 들어왔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준다는 것인지 궁금한 마음만 가지고 등록하게 된 시 낭송의 첫 발걸음이 이제는 중년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고 있다.
그때 강사님의 한결같은 따스함이 지금도 생생하다. 여느 저녁반 강좌와는 다르게 바르고 정확한 자세로 흐트러짐 없이 세 시간을 꽉 채워서 지도하시는 꼿꼿한 모습은 이전에 배우던 수업과 차별되는 놀라움을 주었다, 또한 직장 일을 마치고 멀리서 달려와 저녁 7시에서 10시까지 즐겁게 집중하는 수강생들의 열성도 대단해 보였다.
평소의 나는 일상생활 속에서 타인에게 사소한 의견을 말하려면 떨리는 음성으로 땀을 흘리던 소심한 모습이었다. 그러니 처음에 수업시간마다 시를 낭독하고 앞으로 나가서 발표하는 수업 방식은 긴장되고 불편한 시간이었지만, 수업이 진행될수록 강사님과 동기들의 많은 지지와 격려로 조금씩 극복이 되어갔다.
학창시절에 배웠던 김춘수 시인의 ‘꽃’을 오래간만에 낭독하였다. 다시 좀 더 세세하게 풀어서 이해하고, 호흡을 조절하며 감정을 담아 읽어보니 학창시절과는 사뭇 다른 깊이와 의미로 다가왔다. 이어서 김남조 시인의 ‘너를 위하여’라는 시를 낭독했을 때는 짧은 내용에도 가슴 뜨거워지는 ‘내리사랑’이랄까, 그 무엇이 목을 뜨겁게 하였다.
아무것도 모른 체 시 낭송의 세계로 발을 들이고 난 후 훌륭한 분들을 만나고, 또 배우면서 삶이 많이 달라졌다. 그 시기에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시던 친정어머니께서 갑자기 돌아가셨고, 어렵게 이사를 하면서 아파트 잔금 지불 문제로 애를 태울 때도 있었다. 생업 때문에 시 낭송 모임을 그만두어야 하나 고민을 하는 순간에 아들이 말하였다.
“엄마가 시 낭송을 배우며 시를 읽고, 시 낭송 모임의 좋은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목소리도 밝아지고 씩씩해지셨잖아요. 다른 것들은 정리하더라도 시 낭송 공부는 계속하는 게 중년이 될수록 꼭 필요할 것 같아요.”
어느새 훌쩍 자란 아들의 말에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세수를 하러 간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 보아도 아들이 대견하고 무척 고맙다. 이제는 나의 취미를 시 낭송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덩달아 밝게 웃는 일상이 더 많아졌다.
그렇게 시 낭송 지도를 헌신적으로 해주신 분은 지역 낭송가협회의 회장님이셨고, 협회의 자문위원으로 계시는 분은 교직을 퇴임하신 수필가셨다. 금상첨화로 수필 쓰기를 지도해 주시니 이 얼마나 운이 좋은 것인지 문득문득 조금씩 성숙하는 내면을 느낄 때면 감사하다는 말을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게 된다.
자문위원님께서는 ‘현실 생활의 곤궁함 속에서도 글을 쓰고자 노력하고, 좋은 시를 외우려는 것은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고귀한 모습’이라고 격려와 칭찬을 해주시니 더없이 고맙고 행복한 기운이 샘솟는다.
어디에 가서 이렇게 훌륭한 분들을 만나고 함께 배우는 감동을 느낄 수 있을까! 여러 지역에 거주하는 협회 회원들은 인생 후반부의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간다. 일흔의 연세, 1시간 이상을 운전해야 하는 거리에도 전혀 문제가 안 된다는 듯 정기적인 모임과 연찬에 뜨겁게 참여하고, 역량을 성장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신다. 인생 선배이자 시 낭송의 선배인 협회 분들의 활기찬 열정을 보면서 나 역시 중년을 알차게 채워나가야겠다고 깊이 느낀다. 함께 배우고, 시낭송콘서트를 연습하는 동료들과 앞으로도 즐거이 배우며 성장해 나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인생 후반전을 준비할 수 있는 마음을 넓혀주시는 선생님이 고맙다. 하루하루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솔선수범으로 보여주는 선배님들이 감사하다.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다. 함께 시를 읽고, 시의 세계로 흠뻑 빠져들 수 있는 우리들의 오롯한 이 생활을 오래오래 나누고 싶다.
우리들의 인생 후반전 파이팅! /신동선(shin950006@nate.com)
※본 기고문은 지역의 수필 문학인으로 구성된 '금오산수필문학회' 회원의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