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는 항구에 정박해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고 한다. 바다에 나가면 갑자기 풍랑을 만날 수도 있고, 또한 암초에 부딪칠 수도 있는 등의 위험에 노출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의 목적은 그것이 아니다. 바다를 항해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의 인생사도 마찬가지이다. 무엇인가 도전하는 데에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실패가 두려워 도전조차 하지 않는 것은 이미 실패를 예약하는 일과 같다. 그러기에 니체도 ‘고난은 전진하는 자의 벗’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종종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성장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또 내가 그렇게 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지만, 주변의 상황이 나를 그렇게 만드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남과 다른 자신의 가능성을 키우는 것은 선택의 중심점을 내 안에 찍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며, 바깥의 기준선에 휘둘리지 않는 데서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리처드 버크가 1970년 미국에서 발표한 우화 형식의 신비로운 소설 『갈매기의 꿈』을 통하여 위와 같은 예를 찾을 수 있다.
한계의 벽을 넘어 꿈을 이룬 갈매기 ‘조나단’의 분투
이 작품은 아침이 되어 한 척의 어선이 바다에 미끼를 뿌리자 수많은 갈매기떼들이 이리저리 날며 먹이 조각을 다투어 쪼아 먹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때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만은 그 소란을 외면한 채 홀로 비행 연습에 열심이다.
먹이를 쫓기 위해 하늘을 나는 다른 갈매기들과는 달리 조나단에게는 꿈이 있었다. 그것은 보다 더 높이, 보다 더 멀리 나는 것이었다. 그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날았다.
“ 이제 ……더 몇 미터만…….”
날개의 커브를 돌리며 더 날아오르려고 할 때 깃털이 곤두서며 중심을 잃고 떨어지곤 했지만, 그는 부끄러워하지 않고 또 날아오르기를 반복한다.
그러다 그는 우두머리 갈매기로부터 위엄과 전통을 거역했다는 이유로 추방당한다. 외톨이가 되었지만, 조나단은 포기하지 않고 혼자 비행 연습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두 마리의 갈매기가 찾아와 그를 천상의 세계로 데려간다. 새로운 세상에서 만난 조나단의 스승은 그 유명한 말을 전해준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고
조나단은 결국 그 어떤 갈매기보다 높이, 그리고 멀리 날아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지상의 세계가 그리워 그곳으로 내려간다. 그리고 플레츠 린드라는 갈매기를 만나 첫 제자로 삼는다.
“플레츠! 보이는 것만 믿지 마. 네 눈이 보고 있는 것은 한계뿐이야.”
제자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조나단은 허공으로 사라지고, 그가 떠난 자리에서 플레츠가 다른 제자들을 가르치며 허공을 향해 미소를 짓는다. “ 한계가 없다고 했지요, 조나단? ”
이렇게 숱한 한계, 혹독한 좌절, 뼛속 깊이 파고드는 외로움과 슬픔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자기 자신과 맞서 싸워 비행 연습을 했던 갈매기 조나단은 결국 자신의 꿈을 이루었다.
한계에 도전한 진로 개척의 예화
‘열정이 있는 끈기’를 ‘그릿(grit)’이라 한다. 인생 항해에서 벽에 부딪혀 답답함을 느낄 때는 도전의 방향을 잘 잡아서 그릿(grit)의 가치를 믿고 용맹정진하는 것이 그것을 뛰어넘는 좋은 길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정신으로 자신 앞에 놓인 환경의 벽에 도전한 진로 개척의 예화를 도리스 메르틴의 저서 『아비투스의 힘』에서 발견할 수 있다.
식당 종업원에서 작가가 된 독일의 ‘울라 한’의 자전적 소설 『숨겨진 말』에는 자신의 태생적 한계에 도전하여 진로를 개척한 주인공 ‘힐라’가 등장한다. 그녀는 초등학생 때부터 가난하고 우울한 환경 때문에 고통을 받아온 소녀다. 부모의 편협함, 라인지방의 사투리, 그리고 세련된 것에 대한 노동자 계층의 적대적인 반응에 대항한다. 문화적 결핍을 채우기 위해 맹렬하게 책을 읽고, 부잣집에서 나고 자란 친구들의 언어와 문화, 예절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부모와 조부모의 구박에도 불구하고 집 안에서도 밖에서 익힌 말과 행동을 유지하려는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힐라의 마음에 붙은 불은 부자가 되고 싶다는 열망이 아니다. 그녀를 뛰어오르게 만든 것은 새로운 깨달음과 지식, 그리고 아름다운 언어였다. 그녀는 단어를 신중하게 선택하고 정확한 문법과 정돈된 톤으로 말하려고 한다. 그러나 재가 날리는 부엌에서만큼이나 노동자 밀집 지역에서는 그런 염원을 실현하기가 어려웠다.
그녀는 한 계단씩 목표를 향해 올라가기로 했다.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말단 사무직이 되는 직업교육을 거부하고, 주변의 만류와 반대에도 인문계 고등학교로 전학했다. 그리고 마침내 대학에 들어가 박사학위를 땄고, 새로운 세계에 입성한 다음에는 떠나온 과거와 화해했다. 그녀의 성공은 아주 작은 발걸음들로 이뤄진 하나의 과정이었다. 아주 조금씩이나마 앞으로 나아갈 때 그녀는 자신의 운명이 더 나은 곳을 향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지금 그녀를 에워싼 삶보다 더 나은 삶을 향하고 있다는 확신 말이다. 맨손으로 시작한 힐라 같은 사람에겐 그런 믿음이 매우 중요하다.
우화 소설 ‘갈매기의 꿈’의 주인공 조나단의 꿈을 향한 용기 있는 도전과 태생적 열악함을 과감하게 극복하며 진로를 개척한 주인공 ‘힐라’의 예는, 스스로 자신을 제어하며 한계의 벽을 부수는 도전을 해보고 싶은 청소년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느끼게 해 주는 든든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참고 서적>
우동식, 『청소년의 아픈 자리, 소설로 어루만지다』(정인출판사, 2016), 154~155쪽.
도리스 메르틴, 『아비투스의 힘』(더퀘스트, 2024), 70~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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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동식(청소년문학교육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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