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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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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문화원(원장 김교승)은 청소년의 문화교육과 연계한 향토사대중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구미 숨겨진 생활의 명인’은 구미 현일고등학교에서 선발된 20명의 학생이 지역 내 숨겨진 장인 및 생활의 명인을 발굴하고, 현지 답사 및 인터뷰 내용을 대중이 쉽고 재미있게 접근 하도록 스토리텔링을 거쳐 명인의 생생한 삶을 전달한다.
지난 2008년부터 시행해 ‘구미지역의 7가지 전설’, ‘구미의 전통장인과 디지털의 명장’이란 주제로 매년 홍보 책자를 제작해 지역내 향토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올해도 현일고 학생 20명이 참여해 중국집 요리사, 구미토박이 이발사, 농기구 수리의 명인 등 10가지 주제로 홍보책자를 제작중에 있으며, 오는 11월 초에 발간된다.
이에 본지에서는 학생들의 기사내용을 연재해 실어 낼 예정이다.
‘특별한 전통을 이어오는 중국집’
▣ 구술자 : 위부민, 유초희(중식당 ‘열빈’대표)
▣ 채록, 각색자 : 현일고등학교 2학년 김수임, 성지연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침. 알록달록 무지개 우산을 쓰고 학교로 향하는 길은 유독 아이에겐 설렘으로 가득 차 있다. 일주일 전 약속을 잡은 이후로 하루하루 손꼽아가며 기다리던 바로 오늘. 아이는 한껏 기대가 부푼 채로 차를 타고 학교로 향한다. 마음은 밝은데 하늘은 왜 점점 어두워져만 가는지, 비는 왜 점점 쏟아지는지……. 아이가 속상해 하고 있을 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비도 그치고 먹구름도 어느 정도 물러가며 햇빛이 한줄기 비쳐들고 있다.
학교에서 인터뷰할 준비를 마치고 미리 전화로 약속시간을 상기시켜 드린 후 부푼 마음을 안고 약속 장소로 출발한다. 옥계를 지나 4공단 안쪽 깊숙이 찾아 들어간다. 다행히 큰 도로변에 있어 찾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한적한 곳이다. 아이들은 식당의 외관이 기대 이상으로 컸기 때문에 놀란다. 전통을 이어오는 중국 음식점이라는 것만 듣고 동네 중국 음식점 정도의 규모와 크기일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도착하자마자 생각이 빗나간 것이다. 아이는 재빨리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에 허둥지둥 카메라를 꺼내들어 반짝반짝 플래시로 우리가 왔다는 걸 인증시키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열빈‘에 들어간다. 아이는 자신을 맞아주는 신식 레스토랑 같이 안락해 보이는 넓은 내부 모습에 또 한번 깜짝 놀란다. 흔히 생각하는 중국 음식점이 이럴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더더군다나 너무 깔끔해서 그런 것일 지도 모르겠다. 아이는 보통 중국 음식점이라고 하면 시골에 있는 정감 물씬 풍기는 시골집처럼, 그렇게 소박하고 여기저기 손때 묻은 가구들과 시간이 묻어있는 작은 식당을 생각했던 것이다.
다소 당황스럽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래서 여태 품어왔던, 당연히 잘할 수 있을 거라는 다짐이 약간은 두려움으로 변해버린다. 그래도 아이는 용기 있는 척하며 당당하게 안으로 들어가 자신의 존재를 밝힌다. 멋있는 옷을 입고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시는 아주머니. 저 분이 어쩌면 여기의 주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얼떨결에 인사를 한다. 이제야 아이의 예측은 딱 들어맞기 시작했군. 바로 그 분이 주인이셨다. 식당 한편에 자리 잡고 앉아 있으니 주인 분께서 향긋한 차를 내어 주신다. 아마도 대개의 중식당이 그렇듯 쟈스민 차 일 것이다.
화교분이시라는 정보가 있어서 약간은 긴장하고 있다. 주인 분께서는 앉으시자마자 오히려 어떤 얘기를 해야 할 지, 인터뷰 내용은 준비해 왔는지 물어보시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신다. 아이는 준비해 온 인터뷰 질문지를 편다. 지우고 새로 쓴 흔적이 가득하다. 평소에도 처음 만난 사이에는 낯을 가리던 아이가 우물쭈물 한마디 내뱉기가 어렵다. 다시 한 번 마음을 가다듬고 질문을 시작해 본다.
먼저, 이미 알고 있지만 가장 관심 있던 부분, 화교라는 점에 대해 질문한다. 특색 있는 부분이니만큼 여러 가지 질문할 것을 준비해온 아이는 바로 녹음버튼을 누르고 메모할 준비도 한다.
<후기>
김수임 (현일고등학교 2학년 4반)
올해도 어김없이 구미문화원에서 향토사대중화사업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감에 부풀어 모임에 갔다. 작년에 같이 했던 서경이가 없던 터라 그나마 알고 있는 지연이와 조를 하기로 하고 우리끼리 서로 무엇을 주제로 할까 상의하고 있었다. 뭔가 음식 부분을 하고 싶었다.(한창 배고플 나이라서 그런가?) 이번만큼은 양보해주기가 싫었다. 결국 우리의 소원대로 중국 음식점을 주제로 정하게 되었다. 그때의 감격이란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그렇게 따낸 중국 음식점 취재. 우리는 열심히 해 보겠다 다짐하고 고대하던 인터뷰 날. 날씨가 흐려서 뭔가 불안했지만 너무나도 완벽하게 끝냈다! 처음에는 두렵고 용기도 나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말하는 것도 편해지고, 두 분께서도 우리를 친자식처럼 대해주시는 것 같아 정말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아주머니께서는 유창한 중국어로 주방장님께 뭐라 하더니 눈이 휘둥그레질 탕수육과 해물짬뽕이 나왔다. 여태 본 적 없는 탕수육 소스색깔. ‘이게 바로 특색 있는 부분이구나!’ 먹어도 느끼하지 않고 오히려 손이 계속 가는 새우깡의 중독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정도였다. 해물짬뽕도 너무나 양이 많아서 끝끝내 남기고 말았다.(이건 죄송한 부분이다. 양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었어요!)
이번 인터뷰는 너무나 특별했던 시간이었다. 다른 조에서는 할 수 없는 우리 조만의 특색 있는 것들을 경험하고 짧은 시간동안 많은 것을 알차게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후기를 빌어서라도 ‘열빈’ 사장님과 사모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아저씨, 아줌마, 정말 감사했습니다!”
성지연 (현일고등학교 2학년 3반)
작년 금오민속박물관에서의 기억이 여전히 아련하게 머리속에서 남아있을 때쯤, 선생님께서 한 번 더 향토사대중화사업에 참가해보는 것이 어떨지 물어보셨다. 나는 작년에 이 사업에 한번 참가하고 너무 많은 것을 얻었기 때문에 올해도 당연히 그리고 감사하게 받아드렸다. 작년엔 긴장도 많이 했고, 생각보다 질문 준비도 미흡해서 많이 부족함을 느꼈지만, 올해는 작년의 경험을 토대로 삼아 더욱 완벽하게 하리라 다짐을 했다. 올해는 음식분야의 장인 분들이 많이 계셔서 우리 조는 중화요리점 사장님 내외분을 인터뷰하기로 하였다.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도 이런 곳을 잘 알지 못했던 점이, 우리가 이 사업에 참가하는 또 다른 이유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이 곳의 하나부터 열까지 많은 것들을 알아내고, 듣고, 느끼며 좋은 글을 쓴다면 이미 유명하긴 하지만 아직 잘 모르시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읽고 좋은 홍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터뷰 약속 날짜가 다가올수록, 긴장은 한층 더해 갔다. 한번 해봐도 긴장감을 감출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 막상 중화요리점을 가보니 긴장감은 어느새 눈 녹듯이 사라지고, 이번에는 실수 없이 인터뷰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에 의욕이 불끈불끈 넘쳤다.
처음에는 아주머니께서 인터뷰를 해주셨다. 음식점 ‘열빈’에 대한 이야기부터 조금은 대답하기 힘드실 수 있는 인생 이야기를 우리를 배려해주시면서 대답해 주신 점이 너무 감사하였다. 그리고 우리가 이미 점심을 먹은 뒤였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셔서 정말 잘 먹고 왔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탕수육은 정말 처음 먹어보는 달콤한 매력과 은은한 맛이 있었다. 지금도 생각하면 입에 군침이 돌 만큼 계속 생각나는 음식이었던 것 같다. 곧이어 아저씨께서도 ‘열빈’에 관한 이야기와 우리 지역 구미와 옥계에 관한 말씀도 많이 해주셨다. 옥계에서 살면서도 잘 알지 못했고,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세월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귀에 담을 수 있어서 정말 뜻 깊은 시간이었다.
마지막까지 교통편이 불편한 이곳에서 차가 많이 다니는 큰 도로까지 태워주시는 친절함을 보여주신 아주머니. 학교로 돌아가는 길에 내가 이 곳 말고 다른 곳을 인터뷰 했더라면 큰 후회를 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1학년 때도, 2학년 때도 이 사업에 참가함으로써 모르고 지내던 한 분 한 분을 알아가고,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쓰는 작업을 했던 것이 내 고등학교 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였던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사업이 많이 생겨서 다양한 분야로도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고, 우리 학생들 또한 활발한 참여를 통해 많은 것을 얻고, 배워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