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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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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술자 : 김명수(가나자동차정비 대표)
▣ 채록, 각색자 : 현일고등학교 1학년 이광영, 이동영
고등학교 생활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던 4월 어느 날, 국사 선생님의 제안에 따라 구미문화원에서 진행하는 향토사대중화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구미 지역의 전통 장인 혹은 숨은 명인’이라는 주제로 우리 지역의 어른을 찾아뵙고 인터뷰 등을 통해 우리 지역에 기반을 두고 살아오신 인생 이야기, 직업에 대한 소견 등을 조사하는 작업이었다. 부담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친한 친구와 상의해 가며 우리의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렇게 참여 결정을 내리고 보니 이미 2년 전부터 우리 학교 선배님들이 진행해 온 사업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부족한 우리의 능력을 생각하여 무언의 압박이 되어 왔다. 그렇게 우린 작은 발걸음을 옮겨 갔다.
우린 먼저 어떤 주제로 지역조사를 할 지 결정해야 했다. 어떤 분들을 인터뷰 할까. 우리가 자동차 정비소를 취재 대상으로 정한 이유는 이렇다. 우선 우리 같은 남학생들은 자동차에 관심이 많고, 게다가 공단도시라는 구미의 이미지와는 왠지 어울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제를 정하고 나서 막상 자동차 정비 일을 오래하신 분들은 찾아뵙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가나 자동차 정비소를 알게 되었고, 사장님과 통화 후 선뜻 인터뷰도 허락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금세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곳은 단순히 자동차 정비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적인 카센터가 아니라, 자동차 정비와 '튜닝'도 겸하는 아직은 생소한 카센터이고, 사장님의 경력도 10여 년 일 뿐이었다.
이는 우리가 진행하려는 향토사대중화사업의 취지인 '구미 지역의 전통 장인, 혹은 숨은 명인'이라는 주제와 다소 동떨어져 보였던 것이다. 다른 주제들은 같은 업종을 최소한 30년 이상씩 해 오신 분들을 인터뷰하고 그 분들의 인생담을 들어보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이었으니 더욱 그러하였다.
하지만 우린 최종적으로 이곳 정비소를 취재하기로 결정하였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튜닝 역사가 이제 겨우 15년 정도 되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곳 사장님이야말로 우리나라 자동차 튜닝 역사와 같이 했고, 현재도 그 중심에서 활동하시는 분이시고 각종 자동차 경주 대회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계시기에 구미의 숨은 장인임에 틀림없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산업단지에서 오는 젊은 이미지의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우리 지역은 자동차 튜닝에 대한 상당한 관심을 보이는 성향을 감안하였던 것이다.
.....
무더운 여름, 우리들은 오전 수업을 마치고 향토사대중화사업 담당선생님과 함께 학교를 나섰다.
"필요한 거 다 챙겼니?, 녹음할 MP3나 사진기, 질문지 등 말이야."
우린 '네.'라는 짧은 대답을 하고는 말이 없다.
"선생님도 차에 문제가 생기면 오늘 찾아뵙는 사장님께 문의를 드리거든. 선생님이랑 비슷한 연배이고, 자동차 관련해서는 우리 지역에서 최고인 분일거야."
"아~ , 네."
역시 이런 짧은 두 마디의 대답을 해 버렸다. 처음 하는 인터뷰인지라 아무래도 긴장을 너무 많이 한 듯했다. 우린 서로 쳐다보며 어색한 웃음을 억지로 보이고 있었다. 이미 일주일 전에 사장님과 통화를 한 후 향토사대중화사업의 취지에 어울리고, 평소 궁금했던 부분들을 정리해서 가게 팩스로 질문지를 보내드렸다. 하지만 인터뷰란 계획한 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오히려 ‘질문지대로 질문하고 답변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긴장감에 따른 어색함을 느낄 사이도 없이 우리가 인터뷰할 장소인 'MFS 가나자동차 정비'에 도착하였다.
시내를 관통하는 작은 하천변의 공터를 마주한 정비소 주변은 여느 정비소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자동차들이 주차되어 정비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비소 안에는 리프트라는 기계에 들려 바닥을 드러낸 자동차들이 보였다. 우리는 여전히 긴장한 채 사무실로 들어갔다. 시원했다. 인터뷰를 생각하시곤 사무실 냉방기를 엄청 틀어놓으신 듯했다. 한 여름의 긴장감이 소나기에 쓸려 내려가는 듯한 시원함이 느껴졌다.
사무실 안에는 각종 자동차 부품들과 자동차 관련 서적들이 가지런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선입견이었는지는 몰라도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옆집 아저씨 같은 스타일의 사장님께서 우리를 반겨주셨다. 왜 우린 굉장히 날카롭거나 투박하신 사장님을 생각했을까.
우린 사장님의 안내로 자리에 앉았고 인사를 드린 후 준비한 인터뷰 일정을 진행하였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일고등학교 이광영입니다. 제 친구는 이동영이라고 하구요."
.........
이렇게 약 1시간 30분에 걸친 인터뷰는 시작되었다. 정비소 밖에는 때마침 엄청난 폭우가 무더위를 씻어 내리고 있었다.
우리의 첫 인터뷰는 이렇게 끝났다.
▒▒ 남들이 가지 않는 길, 자동차 정비업 <후기> ▒▒
▣ 이광영 (현일고등학교 1학년 3반)
인터뷰 일정이 잡히고 멀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날은 빨리 왔다. 첫 인터뷰를 하는 날, 그 날은 무척 더웠다. 힘도 빠지고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잘못하면 괜히 다른 조원들에게도, 인터뷰를 위해 힘써 주신 전정중 선생님께도, 그리고 바쁘신데 인터뷰에 응해주신 사장님께도 누를 끼치는 건 아닌지 염려가 됐다.
차를 타고 사장님께서 계신 정비소 앞에 도착하고,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들어섰다. 생각보다 옆집 아저씨 같은 편안한 느낌의 사장님께서 반겨주셨다. 무엇보다 말씀에서 정이 느껴졌다. 또 인터뷰 하면서 강하게 느낀 점이 있다. 열정! 사장님에게선 누구보다도 강한 일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사장님처럼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나도 커서 사장님처럼 ‘내가 원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할 수 있을까?’하고 생각하게 된다. 이번에 F-1이 대한민국에서 열린다고 한다. 솔직히 그런 쪽에 관심 없던 나로서는 별로 흥미가 없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자동차에 관해서 튜닝에 관해서 어느 정도 관심이 생겼고 많은 걸 알게 되었다. 사장님의 열정이 나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어 그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걸까. 관심을 가지게 된 만큼 이번에 열리는 F-1을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설픈 인터뷰에 사장님께서 리드를 잘 해주셔서 첫 인터뷰가 다행스럽게 별 탈 없이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안심은 할 수 없었다. 원고쓰기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멋진 사장님의 말씀을 내가 망치는 건 아닐까. 다른 조와 비교되고 많이 부족한 원고가 되지 않을까 무척 걱정했다. 역시 쉬운 일은 없다. 고치고 쓰고, 고치고 쓰기를 반복해서 첫 원고를 완성했다. 하지만 인터뷰 분량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였고, 글의 전개 과정도 이해가 부족하고 오타도 검사 할 때마다 나왔다. 이번 일로 글쓰기의 어려움도 깨달았다.
이번 향토사대중화사업은 추억이 될 것이고, 내 인생에서 무엇보다 진한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많은 도움을 주시고 인터뷰에 응해 주신 김명수 사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이동영 (현일고등학교 1학년 4반)
처음 인터뷰를 맡게 된 것은 국사 과목을 담당하시는 담임선생님의 권유 때문이었다. 난생 처음 해보는 작업이었기에 고민은 있었지만, 이런 일을 고등학교 시절 경험해 보는 것도 나름 괜찮을 것 같았고, 왠지 훗날에 이런 일을 했었다는 생각에 뿌듯할 것도 같았다. 책을 쓰는 거라면 나름 자신은 있었지만, 낯선 사람, 낯선 환경에 익숙지 않은 성격 때문에 내심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혼자가 아닌 친구와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에 걱정보다는 기대감이 더욱 컸었다. 날마다 인터뷰까지 남은 기간을 보면서 각자 맡을 역할을 정하고, 질문지 만들기까지, 짧으면서도 긴 준비 기간을 보냈다.
당일 날, 인터뷰를 하기 전에는 긴장감이 몰려 왔지만, 막상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긴장감이 사라지고 사뭇 진지한 분위기와 때론 쾌활한 분위기에서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처음에 사장님을 봤을 때는 어떻게 인터뷰를 잘 마무리할 지 걱정했지만, 생각과는 달리 적극적이고 부드러운 분이어서 순조롭게 인터뷰를 진행해 나갔다. 사장님으로부터 구미 지역의 상황과 해당 분야에서 최고가 될 때까지의 과정에 대해 들으면서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실감했다.
사실 인터뷰를 하기 전까지는 튜닝이라는 것은 단지 밖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차를 만드는 직업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곱지 않은 시선으로 봤기 때문에 그다지 좋은 직업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인터뷰를 하는 동안 내게서 이런 편견은 사라졌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아직 이 분야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이 분야의 발전에 따른 관련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튜닝이라는 자동차 산업 분야는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고 발전할 것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더불어 정부에서도 세계자동차 생산 강국답게 좀더 관심을 두고 지원을 해준다면 이 시장이 좀더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원고의 마지막 부분인 후기를 쓰는 동안에도 사장님과 인터뷰했던 때가 생생히 기억난다. 인터뷰를 마쳤을 때는 ‘좀 더 여쭈어 볼 걸.’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꼭 일이 끝나면 여운이 남아 아쉬워하곤 한다. 후기를 끝으로 원고는 완성될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또 다시 아쉬워할 것이다. ‘좀 더 노력해서 좋은 글을 썼어야 하는데’라고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