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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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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구제역으로 전국이 홍역을 앓고 있다. 급기야 이번 설날에 고향을 찾지 말아 달라는 기막힌(?) 호소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며칠 전 바로 옆 동네 상주에는 조류독감으로 병아리 수천마리를 묻었다는데…….그래도 우리 마을 김천은 아직까지는 구제역에 감염된 소나 돼지는 없다니 다행(?)이지만 언제 불어올지 모르는 아슬아슬함이 금년의 추운 겨울을 더 춥게 만들고 있다.
멀지않은 곳에 드문드문 묘지가 있는 산등성 건너, 소 몇 마리 키우는 친구 녀석이 경찰에라도 도움을 받아 출입을 금할 수 없느냐고 묻고, 그러면서도 조상묘소에 1년에 딱 한번이라도, 최소한 물이라도 한 그릇 올리고, 온갖 푸념을 다 널어놓았던 자손의 마음마저 빼앗아가는 ‘구제역은 하늘이 준 채찍’이라며 전화에 대고 거품을 문다.
두 번째.
상석 (床石)이란 ‘직사각형의 돌을 제상 크기로 다듬고 원형의 받침돌 4개를 붙여 만들어서 무덤 앞에 놓은 것’으로 ‘묘제(墓祭) 때 그 위에 제물을 진설하고 제사를 지내며, 성묘할 때에도 주과(酒果)를 위에 벌여놓고 배례하는 장소’라고 알려준다. (네이버 백과사전)
그런데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26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면서 5·18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장이었던 박관현 민주유공자의 묘소 상석을 두 발로 밟고 묘비를 쓰다듬었다는 것이다.(2011.1.27.경향신문). 5년 전 2007년 5월13일 이명박 대통령 예비 후보가 같은 곳에서 홍남순 변호사 묘지를 둘러보면서 상석을 밟은 사실을 떠올리게 한다.
한 잔의 술과 음식으로 조상에게 제를 지내는 상을 밟고 올라서서 묘비를 쓰다듬었다는 것, 코미디라면 너무 무식하여 모든 사람,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절대 보여주어서는 안 될 일이고, 모르고 저지른 일이라면 그가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칭호를 들은 한국 사람인지를 의심하게 하기에 충분하고, 아니면 정말 일자무식이거나 천애고아로써 조상의 무덤에서의 경험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닌지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그럴 리야 있겠냐 싶지만 알면서 어쩔 수 없이 했다면(대변인의 말은 안대표의 어깨가 아파서…….) 그는 분명 전통이라는 우리문화의 맥 자체에 대해 거부하고 무덤의 주인에게 다시 한 번의 모욕을 주는 무분별한 작태로 밖에볼 수 없다.
이 설날을 앞에 두고 구제역이란 몹쓸 병으로 인해 산소에서 술 한 잔 올리는 것도 자제해 달라고 낙농가들의 눈물어린 요청으로 지난해 추석에 찾았던 산소, 그곳에서만 보이는 님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도 참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말테우리(말몰이꾼)보다 사람테우리가 더 어렵다'(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 사나운 말을 길들이기보다 어렵다)는 말이 꼭 그대로다.
이래저래 참 유쾌하지 않은 설을 맞는 기분이다. (201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