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경북문화신문 |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졸업식, 감격과 감동의 눈물이 시냇물처럼 소리없이 흐르며 봄을 재촉한 구미상록학교 졸업식이 18일 오후 7시 열렸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55명의 위탁생 중 30명이 꿈에도 그리던 빛나는 졸업장을 따스한 가슴에 품어 안았다. 지난 2008년 경북도 교육청으로부터 대안학교로 지정된 이후 세 번째 졸업식이었다.

이날 졸업식이 세상에 감동을 자아낸 것은 주인공들의 태생이 가정과 정규학교에서 소외된 부적응 청소년들이라는 점이다. 사랑과 정에 굶주린 나머지 세상을 향해 증오를 보내던 이들 청소년들의 걸어온 길은 담배를 피웠거나 교사에게 반항을 했다는 이유, 또는 학우들과 싸우거나 금품을 갈취한다는 등의 사유로 선도위원회에 회부되고 퇴출당한 부적응 학생들이면서 동시에 세상이 끝까지 이들을 버릴 경우 세상의 아웃사이더에서 살아갈 위기의 청소년들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대안학교인 상록학교 졸업장을 가슴에 품어 안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아름답게 걸어 나갔다.

<정태하 상록학교 교장 졸업식 회고사 요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는 경제적 약자가 있는가하면, 강자가 있다. 부와 명예를 거머 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생존권의 벼랑 혹은 세상의 외곽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국가나 사회는 사랑의 공동운명체를 지향할 의무가 있다. 뜻있는 이들은 이러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자신보다 남을 위해 살아간다. 이들의 보이지 않는 사랑의 힘이 결국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우리의 미래를 짊어지고 걸어갈 청소년들, 이들의 불행은 바로 예고된 우리 미래의 불행이기도 하다. 불행한 청소년기를 거친 이들 중에는 성공한 이들이 많다. 그러나 이들이 성공한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사랑의 힘이 존재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가정과 학교, 사회로부터 소외된 청소년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하면서 미래의 새로운 길을 닦기 위해 형설지공의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 대안학교인 구미상록학교, 졸업시즌을 맞아 정태하 구미상록학교 교장의 회고사가 감명을 준다.

회고사 구절구절이 시사하는 바가 감동적이다. 그래서 회고사의 주요 부분을 간추려 게재한다.>
오래 전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킨 907일간의 탈주기록에서 신창원을 이렇게 외치고 있습니다.
“나를 붙잡기 위해 수천명의 인력을 동원하고, 수억원의 예산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나와 같은 사람이 이 세상에 나오지 않도록 해달라”

신창원은 초등학교 시절 가난 때문에 학비를 내지 못하자, 담임교사로부터 부모없는 자식이라고 온갖 욕설과 심지어 뺨을 얻어맞는 등 멸시를 당한 아픈 유년의 상처를 갖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아픔은 유념의 가슴에 증오를 키웠고, 결국 이 세상을 복수의 대상으로 여기는 결과를 낳았던 것입니다.
구미 상록학교가 졸업을 앞 둔 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가정과 학교,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원인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이들은 가정에서는 부모, 학교에서는 교사의 존재가 싫고, 이 사회가 싫다고 답변했습니다. 이틀이 멀다하고 이혼을 하느니, 마느니 싸움질을 해대는 가정, 조그만 잘못에 대해서도 모든 것을 잘못한 것으로 인식하고 해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선도위원회에 회부시켜 막무가내로 강제 전학을 강요하는 학교가 싫다고 했습니다. 특히 한 번의 실수에 대해 실적에 목마른 것처럼 범죄 예방보다는 처벌에 연연하고 있는 경찰관들이 존재하는 사회가 싫다고 까지 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들은 밤늦도록 길거리를 방황하면서 세상을 향해 증오를 키워나간다고 답변했습니다.
지난해 12월 겨울방학인데도 불구하고 몇 명의 학부모들이 졸업을 앞두고 있는 자녀들을 5명이나 퇴출시키자 대안학교인 상록학교를 찾아왔습니다.
분을 삭이지 못한 부모님은 교장에게 이렇게 털어놓았습니다.
“해도해도 너무합니다. 방학 끝나면 바로 졸업을 할 아이들을 무차별 짜를 수가 있습니까“

저는 아무런 답변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과연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요.......학부모에게 아니면 학교선생님에게 아니면 이 사회에게 저는 마지막 세 번째를 향해 함께 울분을 토해 내고 말았습니다.
오늘 우리상록학교 졸업식에는 기관장 및 외부인은 일체 초청을 하지 않았답니다.
왜냐구요. 졸업식의 주인공은 당연히 자랑스러운 우리 아이들이 거든요 여느 졸업식장처럼 우리는 국회의원님도 안 계시구요. 시장님도 안오시구요 경찰서장님, 도의원, 시의원 모두가 없는 초라한 졸업식이지만 마음만은 남부럽지 않는 “이 세상에서 가장아름다운 졸업식”이었으면 했어요 기관장님들이 오시면 의례히 모셔야할 상석인 제일 앞자리에는 우리 아이들을 당당히 앉혔어요 우리 아이들 모두가 신기해 하면서 연신 싱글벙글 좋아 했어요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의 부모님 모두가 저에게 잘 하셨다면서 감사마음을 보내시더군요...

저는 자랑스러운 30명의 졸업생들 일일이 한명한명 불러내어 졸업장을 손에 꼬옥 쥐어 주면서 중도에 탈락하지 않고 끝까지 인내해줘서 고맙다고 등을 두드리며 부둥켜 앉고 함께 울었답니다.
선물은 (주)농심 구미공장 정조훈 총무부장님이 라면 10박스를 기증해 주셔서 조그만 상자에 골고루 넣어서 30명 모두에게 하나씩 주었답니다.
이번 졸업식에는 참으로 울고 웃고 생사고락을 함께 한 수많은 사연들이 끝내 저의 눈시울을 적시고 말았습니다.
회고문을 낭독하는 내내 울분을 참지못해 고개를 떨구고 말았습니다.
지켜보고 있는 학부모님들 역시 눈물을 글썽이다 못해 하나둘 자리에 일어나 화장실로 가서 수돗물을 맘껏 털어놓고 앉아서 엉엉 울고 있었습니다.
뒤따라간 아버님도 담배를 한 개피 물고는 계단에서 눈물을 떨구고 있었습니다.
은지 어머니는 울지 않으려고 집에서 밤새껏 울고 왔다고 하시고는 저를 붙들고 또 다시 함께 울었습니다. 우리 은지를 졸업 시켜주셔서 너무나 고맙다고 말입니다.
은지는 중학교 3학년으로서 그동안 가출을 일삼아 부모님이 아이 찻아 다니느라 생업을 포기 하다시피 했습니다. 저 역시도 도저히 은지의 행동을 용납하지 못해 수십장의 반성문과 수없이 유예를 시킬려고 경고장을 발부했지만 부모님의 안타까운 눈망울을 저 버럴 수가 없었습니다.
이처럼 말썽꾸러기 은지가 어느새 새사람이 되어서 대구에 있는 정규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게 되었고, 오늘 입학식에 제일먼저 참석해 행사 준비를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은지에게 한마디를 건넸지요 “은지야 진작에 철이 들었으면 내가 은지를 업어 주었을 거야 ”
은지는 “그러게 말이예요. 교장선생님” 하고 방긋 웃어주었고, 저는 그 모습이 너무나 좋아 부모 인냥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친구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을 하자, 문병을 간 우리 은규는 문병 온 많은 여학생들이 들고 온 꽃다발과 선물꾸러미에 눈이 팔려 있었답니다. 그 때 한 학생이 “은규야 너도 나중에 병원에 입원 하면 맛난 거 많이 사줄게” 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집에 돌아간 은규는 한밤 중에 3층 옥상에서 뛰어내렸답니다. 병원에 입원 하기 위해서였지요. 사고 경위를 묻는 저에게 이야기를 전해주는 은규 어머니 앞에서 황당함을 감추지 못한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말썽꾸러기 은규도 졸업을 하게 되었답니다.
보시다시피 우리 대안학교 학생 대부분은 이처럼 생각이 부족해 언제 어느때 돌발상황이 일어날지 몰라서 저는 아이들 몰래 2억짜리 상해보험을 들어 놓았습니다.
우리 상록학교 옥상에는 감희 정규학교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담배를 마음대로 피울 수 있는 답배방 흡연실을 두 곳 만들어 두었답니다.
우리 아이들 중에는 여학생을 비롯해서 중,고생 80%가 담배를 피운답니다. 손지갑 속에는 연필보다는 담배와 라이터기 필수입니다. 그래서 저는 정상회담 끝에 협의를 이끌어냈지요. 이왕담배를 피우려면 지정된 장소에서 마음껏 피우되 절대로 다른 곳에서 피우면 안 된다고 말입니다.
우리 대안학교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영어 단어를 흑판에 빼곡하게 적어놓고 읽어보라고 하면서 돌아보면 모두들 돌아 앉아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등 딴청을 피우기도 한답니다. 이 때마다 선생님은 “자 휴!~”하고 한숨을 쉬고는 “애들아 우리 담배 한대 피우고 하자” 하면서 “모두 담배일발장진”하고는 선생님과 학생 모두가 둘러앉아 담배를 피우면서 오순도순 정감을 나누기도 한답니다.
이세상 모든 이들에게 고합니다. 이게 바로 우리 대안학교의 매력이 아닐까요?
우리 대안학교 주요 프로그램 중에는 대전에 가면 법무부 산하기관인 솔로몬 법체험관에서 체험을 하는 일정이 잡혀 있습니다.
1년에 한번쯤 의무교육으로 현장학습을 가는 곳이지요. 그곳에 가면은 우리 아이들이 직접 검,판사가 돼 방망이도 두드려 보구요, 현재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감옥소 체험을 직접 시키기도 한답니다.
청소년 범죄의 심각성을 고지시키고 제2의 청소년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지요. 그 곳에서 체험을 하고 나면 아이들이 많이 정서순환이 됩니다. 마치 순한 양처럼 말도 잘 듣는 답니다.
대안학교에는 지난 해 밤10시경 골목길에서 몽둥이로 노인의 머리를 내리쳐(퍽치기) 30만원을 갈취하고 현재 소년원에 있는 우리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하루 담배를 두갑반씩 피우다가 저에게 적발되어 구미보건소에 보내 금연침을 맞게 하고 정신적 치유를 하고 정규고등학교에 진학을 한 고마운 우리 아이도 있습니다.수능시험을 우수하게 치루고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갈까 금오공과대학교에 갈까 망설이면서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우리 아이들도 있답니다.
이번 졸업생 중 4년제 대학에도 여러 명이 입학을 하게 되고, 구미1 대학에 장학생으로 입학하게 된 아이들도 여러명이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졸업식 노래 1절은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2절은 졸업생들이 함께 부르며 서서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졸업식의 막이 내렸습니다.
저는 이 시간 다시 한번 마음 속 깊이 다짐해 봅니다.올해에는 한명의 낙오자 없이 모두다 졸업을 시키리라고, 말입니다.
지금 이 시간을 빌어 우리 모두 자랑스러운 우리 아이들에게 진심어린 격려와 따뜻한 사랑으로 보듬어 주시기를 간절히 빕니다.
그동안 음과 양으로 도움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성원에 힘입어 상록은 언제나 늘 푸른 인간상록수로 길이 남겠습니다
여러가지 부족한 저희 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애정을 보여주신 경북문화신문 사장님이하 김경홍 국장님께 가슴깊이 감사드립니다.
성원에 힘입어 상록은 더욱더 밝고 건강한 사회를 위하여 매진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구미상록학교장 정태하 배상
02/21 17:50 삭제
자녀를 가르치는 부모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지요, 사회나 지자체가 할수 없는 일을 상록학교가 대신하는 모습 흐뭇하군요
02/20 15:19 삭제
맞아요. 우리 모두가 사랑해야 할 청소년 들이에요, 한번 잘못을 두고 마치 몹쓸 사람으로 본다면 애들이 설 곳이 있겠어요. 졸업생 여러분 축하드려요
02/20 15:18 삭제
아름다운 졸업식, 여러분 축하드려요, 정교장님 고생하셨습니다
02/20 15:17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