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경북문화신문 |
|
구미시 선산출장소(소장 이춘배) 공무원들이 이번에는 산불제로화에 행정력을 올인하고 있다. 구제역이 전국을 휩쓰는 가운데도 <청정 구미>를 사수한 저력을 산불제로화로 연계시키겠다는 각오다.
이들 선산출장소 소속 공무원들이 <청정 구미사수>에 이어 산불제로화에 도전하는 결단의 이면에는 그만큼의 고단함도 서려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해 11월 29일 안동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하자, 선산출장소는 축산농가 보호를 위해 같은 해 11월 30일 이동 통제 초소 운영에 들어갔다. 공무원들의 업무공간으로 전환된 이동통제 초소가 철거된 것은 지난 3월 25일로서 116만의 일이었다. 이 기간 중 이동 통제 초소에 근무한 공무원은 연인원 3천 480명이었다. 소 1천 929호에 3만 9629두, 돼지 36호에 4만 7804두,기타 70호에 1천76두의 가축을 보호하고, 이를 통해 농촌 생존권 사수를 위해 이들 공무원들은 주말은 물론 밤 시간대까지 반납했다.
유난히도 추위가 기승을 부린 혹독한 추위 속에서 이들 공무원들은 살갗을 파고드는 추위와 싸우면서 이동차량에 살균제를 살포했다.
이중고와 싸우는 과정에서 이들 공무원들을 더욱더 안타깝게 한 것은 전국 각지에서 흘러들어오는 구제역 방역 중 세상을 뒤로한 동료 공무원들의 죽음이었다. 이들 공무원들은 11개 시·도, 75개 시·군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돼지 33만7천864마리, 소 15만871마리, 염소 7천535마리, 사슴 3천243마리 등 무려 347만9천521 마리의 가축을 살처분하는데 동원돼야 했다. 이 기간 중 동원된 전국의 공무원은 48만9천140명이었다. 이 과정에서 방역작업에 참여했던 공무원 9명이 목숨을 잃었던 것이다.
이들을 더욱 가슴 아프게 하고 있는 것은 구제역이 일단 진정된 것은 다행이지만 방역작업에 동원됐다 숨지거나 다친 공무원들에 대한 보상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31일까지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작업과 관련해 사망 또는 부상으로 공상처리를 신청한 사람은 총 172명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신청하지 않은 사람들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적지 않은 인원이다. 이 중 사망자 가운데 몇 사람은 공상신청이 부결 또는 미결상태다.
결국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구제역 방역작업 등과 관련해 숨지거나 다친 공무원들에 대한 보상 미비점을 적극 제기하고 나선 상태다 . 전공노 이충재 부위원장은 지난 4일 CBS'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해 "공무원이 9명 숨지고 중상자가 68명에 이르는 등 모두 17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면서 대책마련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구제역과 한판 전쟁을 치루는 과정에서 선산출장를 비롯한 이들 공무원들은 11월1일부터 5월 20일까지 설정한 산불 조심기간의 핵심 일꾼으로 또 뛰어들어야 했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시는 산림출장소 산림과와 읍면동사무소에 산불방지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매일 19:00까지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그 중심에는 또 선산출장소가 설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지난 1일 오후 도내에서는 영덕 남경면, 예천 호명면, 울진 기성면 등 5곳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1일 오후 9시경 발생, 2일에 진화된 영덕 남경면 산불로 영덕과 포항지역 산림 60㏊ 가 피해를 입었다. 또 1일 낮 12시 30분경 예천군 호명면에서 발생, 2일 오전 진화된 산불은 170여명의 주민대피 소동을 일으키면서 가옥17채, 창고3채, 산림 110㏊가 피해를 입었다.또 1일 오전 7시 20분경에는 울진군 기성면에서 발생, 2일 진화된 산불로 48㏊의 산림피해를 입었다.
또 2일 오후 4시경에는 칠곡군 금남리에서도 산불 발생하는 등 연일 산불이 발생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선산출장소 관내 공무원들은 더욱 강화된 산불 경계태세에 대비하기 위해 주말은 물론 퇴근시간까지 반납해야 했다.
하지만 지방공무원들의 처한 현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중앙부처는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십여일에 걸친 감사일정을 수립, 구제역으로 지치고, 산불예방으로 쓰러질 상황에 처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수없는 자료요청과 함께 출석요청을 해대기 시작했다.
이 뿐이 아니다. 의회는 의회대로 구제역 사수와 산불 예방으로 지친 공무원들을 닦달해대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 공무원들이 밤새 앓곤 하는 피곤의 보상을 받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선산출장소 A 모 공무원은 이렇게 하소연했다.
"청정 구미사수와 산불 예방으로 피곤이 겹친 공무원들의 심중을 어떻게 모두 말하겠습니까. 원하는 것은 물질적 보상보다는 공무원의 현실을 이해해 주는 작은 아량, 작지만 공무원들에게는 크기만 한 관용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권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