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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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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하순부터 이달초까지 감사원이 구미시등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정기 감사를 실시했다.정례감사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수순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감사원 감사의 경우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국비등이 적시적기에 유효하고 효율적으로 쓰여졌는지를 살피는 것이기에 철저하게 감사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사항이기도 하다.사실 지난해의 경우 장애인이나 저소득층 관련 보조금이 유용되거나 횡령된 사실이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러므로 감사가 철저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데는 언제든지 특수상황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자연재해가 있을 수 있고, 인위적인 재해 등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지난 해 11월 29일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전국을 강타했다.지난 3월 31일 구제역 종료를 공식 선언하기까지 1백20여일 동안 11 개 시·도, 75개 시·군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돼지 33만7천864마리, 소 15만871마리, 염소 7천535마리, 사슴 3천243마리 등 무려 347만9천521 마리의 가축이 살처분됐다.
이 기간 중 동원된 전국의 지방 공무원은 48만9천140명이었다. 방역작업에 참여했던 지방 공무원 9명이 목숨을 잃었고, 사망 또는 부상으로 공상처리를 신청한 이도 총 172명이었다. 아직 공식적으로 신청하지 않은 사람들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적지 않은 인원이다. 이 중 사망자 가운데 몇 사람은 공상신청이 부결 또는 미결상태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어 정부는 지난 해 11월1일부터 5월20일까지 산불 조심기간으로 설정했다. 이 때문에 지방공무원들은 주말은 물론 퇴근시간대를 반납하면서까지 현장에 투입돼야 했다.
지난해 11월 29일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현장에 투입된 지방 공무원은 지난 3월 31일 구제역 종료 발표가 있기 전까지 120여일동안 구제역 방역과 산불 예방 활동에 동원되면서 주말 시간은 물론 퇴근시간까지 공적업무에 쏟아부어야 했다. 특히 산불조심 설정기간이 겹친 11월1일부터 3월31일까지 지방공무원들은 낮에도 일하고 밤에도 일하는 이중고 때문에 녹초가 되어야만 했다.
이 뿐이 아니다. 이들 공무원들은 구제역이 공식 종료되기 이전인 3월하순부터 시작된 감사원 감사 때문에 보름에 가까운 시간을 감사에 매달려 있어야 했다. 수시로 요구하는 자료 준비 때문에 밤샘을 해야 했고, 호출 때문에 낮시간대에도 일손을 놓아야만 했다.
지방의회는 구제역이 창궐하기 시작하자, 주요 업무 보고등 의회의 주요 일정을 소화하기 위한 의정활동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효율성을 발휘했다.
중앙정부 역시 이러한 지혜를 지방의회로부터 배웠어야 했다. 구제역과 산불예방으로 녹초가 된 지방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해오던 원칙대로 10일 이상 동안 감사를 했어만 했을까. 공은 공이고, 사는 사이며,원칙은 원칙이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원칙은 하늘에서 떨어진 규정이 아니다.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오는 동안 타협과 대화를 통해 만들어 놓은 것이 원칙이다. 원칙은 공존공생을 위한 거름이 되어야만 한다. 소수의 기득권을 옹호하기 위해서만 원칙이 존재한다면 그 원칙은 존재가치를 상실하는 것이다.
중앙정부가 구제역 긴급 재난 정국을 감안하고, 그 긴급 상황 속에서 녹초가 되어야 했던 지방공무원들의 고충을 십분의 일이라도 이해했더라면 구제역 창궐 기간 중 주요 의사일정까지 취소하거나 연장, 혹은 단축시킨 지방의회의 지혜를 배웠어야만 했다.
우리는 예측불허의 세상을 살고 있다. 언제든지 구제역 사태같은 국가 위기상황은 오기 마련이다. 이 때마다 지방 공무원들은 사생활을 포기해야만 한다. 중앙부처는 이러한 지방 공무원들의 고충을 감안하는 지혜와 슬기를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