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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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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에 치명적인 유독성 물질인 불산 누출사고가 수도권 기업체에서 발생했다면 과연 정부나 정치권이 이렇게 늑장 대응했을까. 친 수도권 정책을 펼쳐 온 MB 정부에 대해 ‘해도 너무한다’는 비판 여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상황이 그렇다.
사고가 발생한 9월 27일, 구미시 공무원들은 비상체제에 돌입했고, 당일 구미코에 재난 상황실을 마련한 남유진 시장과 공무원들은 뜬 눈으로 밤을 세우며 중앙에 대해 지원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돌아온 해답은 국립환경 과학원의 오염도 측정이 전부였다. 특히 기준치 이하라는 수치만 발표한 과학원은 대응책에 대해서는 일언 반구도 하지 않은 채 등을 돌려 시 공무원들의 애간장을 타들어가게 했다.
이처럼 치명적인 사고가 내륙 최대 공단인 구미공단에서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이후에도 정부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로부터 정부측 관계자가 구미로 내려온 것은 사고발생 8일만인 4일 이삼걸 행정자치부 차관이 첫 번째 였고, 사고발생 9일만인 5일에야 환경부 장관과 중앙재난합동조사단이 구미에 내려왔다. 초가삼간은 물론 구미시민들의 애간장을 모두 태운 후였다.
국가 공단 업무를 관장하는 산업단지 공단 이사장은 물론 지식경제부 장관,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모습은 찾아볼 수 조차 없었다.
특히 환경부 장관의 구미방문과 중앙재난 합동 조사단의 구미 도착은 하루 전인 4일 오전 9시 경 일 민주통합당이 불산 가스 누출사고를 구미 제2의 폐놀사태로 규정한 직후였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철저한 안전조치와 함께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면서 동시에 국감과정에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측 대응에 대한 자율성의 정도를 불신케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내륙 최대 공단이 구미공단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대응은 비단 이번 만이 아니었다. 지난 해 5월 8일 고아읍 괴평 취수장 인근 낙동강 횡단관로의 누수로 구미시 전역에 단수사태가 발생했지만,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수자원공사는 늑장 대응으로 일관했다.
결국 책임자인 수자원 공사 사장이 구미 현지로 내려와 대응책 마련 약속과 함께 구미시민들에게 사과 입장을 표명한 것은 7일만인 5월 14일이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정부 당국과 정치권의 늑장 대응으로 비난의 화살은 휴무도 반납한 채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구미시로 몰려들었다.
구미 국가공단관리는 산업단지 공단이 맡고 있고, 산업단지 공단 상급 부처는 지식경제부이다. 따라서 국가 공단에 유독성 물질인 불산 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했다면 산업단지 공단이 서둘러 상황실을 마련하고, 중앙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발빠른 대응에 나섰어야 했다. 적어도 사고가 발생했다면 불산사고 발생이 국가 최초의 사안으로서 법 규정에 없다고 하더라도 서둘러 부령을 만들어 대처하는 등의 대응책 마련을 서둘렀어야 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하지만 정부는 헬리콥터를 이용한 중화제를 살포하는 등의 초기 대응 조차 하지 않았다. 이마저도 간과한 것이 내륙 최대의 국가 공단을 관리할 책임이 있는 정부의 자세였다.특히 국가 공단이 소재해 있지만, 구미시로서는 주민 긴급대피, 민원 수렴, 중앙정부에 대한 건의 등의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어서 향후 동일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예상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늑장 대응 때문에 특별 재난지역 선포는 사고 발생 12일이지난 8일에 이르러서야 가닥이 잡히기 시작했다. 재난 지역으로 선포가 되면 응급대책이나 재해구호, 복구에 필요한 행정·재정·금융·세제 등 특별지원이 이뤄진다.특히 복구비 중 지방비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의 60~80%가 국고에서 추가지원된다.
그러나 개인별 보상에 대해서는 제한이 돼 있어 정부 차원의 특별 교부세지원과 도비를 충분히 확보해야만 한다. 그 책임은 지역출신의 국회의원과 도의원의 어깨에 매달려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정부는 사고발생 8일이 지난 4일,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구미불산 누출사고 관련 차관회의’를 열고 재난 지역 선포를 긍적적으로 검토하기로 하고 조사단을 5일 구미 현지로 내려보냈다.늑장대응이면서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국가 공단을 책임져야 할 국가가 일파만파 퍼지는 사건을 강건너 불구경했기 때문에 책임자 처벌 역시 재발 방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