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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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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을 막을 수는 있어도 세월을 막을 수는 없는 법이다. 지난 1982년 5월 7급으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강재용 상하수도 사업소장이 2014년 12월 31일자로 32년의 외길 인생을 마무리했다.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그 순간도 고요했고, 30여년의 외길을 떠나는 그 순간에도 고요했다. 1천 6백여 동료 공무원에게 온라인 서신을 띄우는 것으로 퇴임식을 대신한 강소장은 12월 30일 상하수도 사업소 직원들과 관내 식당에서 조촐한 음식상을 마주하고 앉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후덕하게 살아온 세월 때문이었을까. 비공식으로 진행된 별리식에는 수백여명이 동료 공무원과 지인들이 참석해 떠나는 강소장의 어깨와 마음을 다독였다.
이날, 겨울이 깊게 들어선 낙동강변은 얼마나 을씨년스럽던지, 눈가에 세월의 편린들이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모습으로 일어선 강소장은 이렇게 입을 열었다.
“82년 고아읍에 첫 발령을 받은 그날, 맡겨진 일은 양수기를 가동하는 일이었다. 선배들은 방법조차 알려주지 않았다. 한달동안 고생을 해야 했다. 세월은 참으로 빠른 것 같다. 양수기 옆에서 마음 조아리던 일들이 엊그제의 일처럼 명료한데 어느덧 32년 세월이다.”
강소장은 말을 이어나갔다.
“기이한 인연이다. 공직에 첫 발을 들여놓은 것도 물과 관련된 일이었고, 32년의 공직의 삶을 마무리하는 것도 물사업을 하는 상하수도 사업소이니 말이다”면서 세 번의 절을 올렸다.
절마다 의미가 담겨 있었다. 첫 번째 절은 “늘 함께 해준 분들에 대한 감사의 의미”였고, 두 번째 절에는 “가슴 아프게 혹은 야속하게 했던 일들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의미”를 담았으며, 세 번째 절에는 “구미시청 가족으로서 스스로가 지키고 격려하고 끌어주고 밀어주는 따뜻함이 묻어나는 조직이 되도록 노력해 달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러면서 강소장은 “자랑스런 민선6기 출범을 통해 구미의 르네상스 원년이 되기를 기원하고, 이러한 역사적인 과업이 순항하기를 기원드린다”면서 32년 공직의 외길을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겨놓은 채 새로운 길로 들어섰다.
남유진 시장은 떠나는 강소장의 등을 다독였다. “종종 병원에 입원을 할 정도로 강노동을 하게 해서 미안하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끝까지 공직의 사표로서 열심히 일을 해준 강소장이 고맙다. 사모님과 함께 멋진 제2의 인생의 길을 가기 바란다”고 기원했다.
강창조 노조 위원장 역시 이제 막 떠나는 강소장에게 온화한 웃음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