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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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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다가
가는 길을 놓쳤다
죽음이 무엇인가를 골몰하다가
일손을 놓쳤다
며칠만이던가
들창문을 열어보니 세상이 분주하다
일찍 집을 나온 어미새가 먹이를 물어나르고
그 하늘 아래서
새댁들은 아이의 손을 잡고 종종걸음을 쳤다
리어카에 폐지를 실은 노부부가
마주오던 승용차와 말싸움을 하고
일꾼들이 아침 일찍 빠져나간
빈 도로에는 떠오른 햇살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들창문을 닫으니
파리 한 마리가 밥상에 날아와 앉는다
그것을 덮치려는 순간
품삭을 팔고오던 늘어진 어머니의 어깨가
아련히 떠올라 손을 놓았다
살기위해 살아가는 것들과
살아남기 위해 살려는 것들과
이기기 위해 살아가는 것들
그것들의 존재 이유에 골몰하다가
다시 하루를 버렸다
문 밖에서 식기 닦는 떨리는 소리가
문 틈새로 새어 들어왔다
내 오십대의 세월 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식구들이
마치 낙엽처럼 가늘게 흔들거리고 있었다
▶김경홍/ 1994년 시, 소설 등단, 시집 사계의 바다, 인동꽃 반지, 그리운 것들은 길위에서 더욱 그립다 출간
다시 읽어봐도 느낌이 참 좋다~~^^
12/12 18:08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