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기자·데스크

생활수필 85>말 바꾸기, 그러나 절대로 바꾸지 말아야 할 말

김영민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5년 04월 10일
김영민
ⓒ 경북문화신문

 

 

 

 

계포일락(季布一諾)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계포란 초나라의 장수로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을 말하면서 그의 대답 즉 한번 약속한 일이면 반드시 지킨다는 말입니다. 또한 일구이언이면 이부지자(一口二言 二父之子. 한 입에 두말을 한다는 것은 두아비의 자식)라던가 남아일언 중천금(男兒一言 重千金. 한마다 말의 무게가 천금)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이 자신과 가족, 이웃에게 했던 말을 다 지키지 못한 자책, 아쉬움과 더불어 그만큼 약속 그 자체에 대한 무게를 더욱 강하게 느낍니다. 그렇다면 전 국민이 존경(?)하는 책임진 분들이 전 국민을 향해 한 말의 무게나 그 말에 대한 책임감은 필부의 상상으로는 가능한 정도가 아니겠지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지가 부족하거나 약속한 일을 지키지 못해 미안해하고 심지어 작심삼일이라는 말 처럼 자신을 자책합니다. 그런데 전 국민의 삶을 책임진 사람이 전 국민에게 100만에, 1년2개월 만에, 5개월 만에 얼굴색하나 바뀌지 않고 말을 바꾸는 모습을 우리는 무어라고 말하는 것이 적절한 표현이 될까요?

 

지난 2014년 12. 20일 최경환 총리 기자회견에서 연말 정산 문제에 대한 바뀐 제도를 설명하면서 “총 급여 5,500만 원 이하는 세 부담이 줄었고……. 다만 총 급여 5,500만 원 이하의 일부 근로자 중 부 세 부담이 증가한다”고 하면서 서민들에게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분석 자료를 들고 설명했는데 (2015.1.23. 한국경제) 약 100여일 지나고 나서 “205만 명에게 4227억 원 연말정산 후 세금을 돌려준다”고 기자들 앞에서 말했습니다(2015.4.7. 내일신문) 그 분에 눈에 ‘205만 명의 근로자’는 ‘일부의 근로자’ 랍니다.

 

또 있습니다. 2012년 12월 14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문제인 후보가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박근혜 후보는 “그래서 제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 아니에요”라 했습니다. 증세를 하지 않고도 (공약한 숱한) 복지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자신이라는 말라 생각합니다만 ……. 1년 하고도 2개월이 지난 2015년 2월 10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 청와대 초청 모임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난 한번도 ‘증세 없는 복지’ 말한 적 없다”라고 했답니다. 그렇지요 증세 없는 복지라는 단어를 쓰시지는 않았지요.

 

그런데도 지난 2월 4일 김무성 대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며 정치인이 그러한 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연합뉴스 2015.2.4), 2015년 4월 8일 유승민 원내대표는 국회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다. 이제 우리 정치권은 국민 앞에 솔직하게 고백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jtbc. 2015.4.8)

하나 더, 김진태 국회의원은 2014년 10월31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세월호를 인양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의정단상에 목청을 돋우었습니다. 그래서인지 10여일 후인 2014년 11월 CBS와 인터뷰에서도 “수색을 중단하고 세월호를 조속히 인양해야 한다”고 제일 앞서서 문제의 해결 방식이라 거론했는데..... 150여일이 지난 2015년 4월 5일 자신의 페이스 북에 ‘세월호 인양, 이래서 반대한다(3不可論)’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인양을 해선 안 되는 3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고 언론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2015.4.8)

 

이렇듯 시간이 지나 확연하게 드러난 말 바꾸기와는 달리 말 바꾸기의 내용은 너무나 뚜렷하지만 비호, 조작, 입 맞추기로 아닌 듯 한 모습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한 십자가 사건(물고문 사건)의 담당검사였던 박상욱 대법관 후보자가 범인에게 96차례 질문을 하면서도 한 번의 공범에 대한 추궁은 없었다는 내용입니다

 

백주 대낮에, 모든 사람이 다 보는 상황이 아닌 점을 최대한 이용한 박종철 물고문 사건의 축소, 은폐 의혹사안에 2차로 투입된 검사로써 (피의자 엮던 이부영 전의원의) “당시 경찰청 대공 수사단 단장과 간부들이 (물고문 사건의 1차 수사대상인) 두 경찰관을 찾아가 안심하라. 우리와 애기한대로 검찰 취조에 응하라. 1억 원씩 든 통장2개를 내놓고 너희 가족도 뒤에서 다 돌봐주겠다고 회유했다”는 진술이 검찰 수사팀 대책회의에 전달되지 않을 수 없음을 제기했는데도 박 후보자는 계속해서 “몰랐다. 물고문은 혼자서도 가능하다”며 자신은 그 사건과 무관하고 검사의 양식대로 처리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내일신문. 2015.4.8)

 

외압도 없었으니 축소한 것도 은폐한 것도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박 후보자의 답변은 “1차 수사에서 경찰의 조직적 사건 축소, 은폐를 다 밝히지 못한 점은 대단히 송구스럽다”면서도 “검사로서 본분을 저버린 처신은 결코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중앙일보 2014.4.8) 축소은폐를 밝히기 위해 투입된 검사가 밝히지 못해 송구스럽다면서 그래도 검사의 처신을 바르게 했다는 사람을 대법관으로 마들려하는 숨은 그림 찾기 같은 말 바꾸기가 있습니다.

 

가담자가 더 있었는지를 의혹이 증폭되는 사안에서 2차로 합류된 검사가 한 행위는 어느 누가 보아도 압력을 받았거나 아니면 당시의 어떤 비호세력에 의한 사건의 축소라는 것이 자명합니다만……. 대법관의 후보자가 되려는 분이나 국회의원이나, 장관은 두 아비를 섬기는 사람은 아니겠지요만 100여일 만에 말 바꾸기에는 아무리 좋게 보아도 남아라는 말은 붙이기 힘이 듭니다. (대통령은 분명 ‘증세 없는 복지’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았지요. ㅎㅎ)

 

아무리 미래를 안전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하더라도 눈에 뻔히 보이는 거짓말로, 말 바꾸기로 보는 사람이 적었다고 그들만의 잔치로 말 맞추는 것은 백성의 마음을 혹하게 하려는 나쁜 사람이 하는 짓거리에 불과할 뿐입니다.

이런 거짓과 말 바꾸기, 짜 고치기 같은 혼돈이 우리를 덮고 있으면서도 인간이고 인간이어야 할 그분들에게 이 말, 이 약속만은 다른 핑계 대지 말고 지켜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이미 틀어지고 지적된 말 바꾸기에는 사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모든 국민이 보는 방송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최후의 한 사람까지 실종자를 찾겠다.'하셨고 지난 2015년 4월 7일 (세월호)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결론 나면 실종자 가족과 전문가들의 의견과 여론을 수렴해서 선체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입니다”(2015.4.7 동아일보)란 약속은 반드시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제발 돈의 잣대로 평가해서 여론조사라는 말로 이 나라 이 백성을 또 한 번 두 조각을 만들고 속고 또 속아 가슴 치는 아픔에 빠지지 말도록 깊고 차가운 물속에 빠진 세월호 인양에 박차를 가해주시기를 애원합니다.

 



김영민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15년 04월 10일
- Copyrights ⓒ경북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구미도서관, ‘토요 늘봄도서관’ 하반기 수강생 모집..
[전시]서양화가 이은희 개인전 `기억에 투영된 심상`..
경북교육청, 영양교육체험센터 명칭 ‘학교급식교육관’으로 확정..
구미상공회의소, `2026 갤럭시 런칭 페스타 with 구미` 개최..
금오시장 도시재생, 배움이 나눔으로… ‘금오행복 봉사단’ 창단..
구미 산업 대전환 `첨단산업 혁신TF 추진단` 본격 가동..
경북도, 지방세입 체납관리단 가동..
이철우 경북도지사, 영일만 고속도로·울릉공항 등 5대 핵심사업 국비 지원 건의..
구미시, 평생학습 정기과정 제3기 수강생 모집..
김천시, 세계도자기박물관 전면 리뉴얼 나서..
최신댓글
금오산 정상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곤 했나보군요. 산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자' 들에게 문을 열어주게 두면 좋겠군요. 저는 딱 한번 ^^.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지자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됐는데... 돈 버는 곳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남산 케이블카' , '설악산 케이블카' 정도라고 하는군요. 나머지는 모두 극심한 적자라고... 좀 지난 기사기는 하지만... 혹 금오산에 케이블카 눈독들인 정치인 계시다면 조심하시는게... ^^
구미에 이런 오랜 역사가 있었군요. 취재에 고생하셨습니다.~
국립오페라단이 구미에서... 와우~. 관람료도 적당히 책정했군요. 정말 구미에서 만나기 쉽지 않는 기회인 것 같습니다. 가보고 싶군요. 강추!!
구미는 별천지군요. 민주당이 다수인 국회 관련 기사인가? 하다가 보니... 구미시 의회로군요. 전국구에서 힘 못 쓰고 구미에서 '안방 여포' 하려는건지. 시의회가 어찌... 에휴.
오폐라 중 가장 위대한 작품은 모짜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오페라의 전편이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입니다. 구미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공연입니다. 강추!!
대통령과 악수하는데 이철우 도지사가 뒷짐지고 악수하데. 주려던 떡도 도로 거두겠다.
너거들이 무능한게 아니고?
국가산단 경쟁력 강화와 지역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KTX 구미역 정차? 나같으면 "구미 오시느라 오래걸려서 고생하셨을 겁니다. 기업의 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이 출장 다닐 때 이렇게 교통 시간이 많이 걸리니 불편할 뿐 아니라 산업경쟁럭도 악화됩니다. 해외법인이나 글로벌 파트너사에 시간을 다투는 출장가려고 인천공항에 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랬을 것 같다. 말에는 초점이 있어야한다. 정주여건이야 그냥 시장이 알아서 하거나 경북지사와 얘기해도 될 일.
근대 그때 다부동 방어선 있고 가산 대구 방향은 국군, 유엔군 지역이고 구미 선산 왜관은 북한군 점령지이고 다부동 진출의 교두보인데 후방폭격은 당연함
일본어 이동네주위에4~5십년거주한시닌으로서금리단길은금오산가는도중길이어서상권형성에어려룸이많을것같네요
오피니언
치료 스케줄은 병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병원 .. 
여름철에 나무에 피는 대표적인 꽃으로 배롱나무.. 
고통은 수시로 사람들이 사는 장소와 연관되고,.. 
火旺之節 : 火 불 화, 旺 왕성할 왕, 之 .. 
여론의 광장
방통대 중문과 한시 모임 ‘불역시호’, 구미서 여름 캠프 개최..  
LG두드림봉사단, 취약계층 1인 가구 위해 `보람찬 한 끼` 나눔..  
국립금오공대, 집단연구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선정..  
sns 뉴스
제호 : 경북문화신문 / 주소: 경북 구미시 지산1길 54(지산동 594-2) 2층 / 대표전화 : 054-456-0018 / 팩스 : 054-456-9550
등록번호 : 경북,다01325 / 등록일 : 2006년 6월 30일 / 발행·편집인 : 안정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정분 / mail : gminews@daum.net
경북문화신문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경북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