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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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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여름이면 그 고장에 비가 내렸다.
어떤 이는 물씬 젖은 옷깃 속으로 걸어 들어가
한모금씩 오랜 그리움을 빨아들이기도 했다.
싱싱한 싹을 풀어올리고 풀어올린 꿈들이
기지개를 켜면서 한세상을 만들어내곤 했다.
버들가지처럼 늘어선 주점거리에는
힘에 부친 하루가 거칠게 하품을 해 댔고
곤하게 잠든 하루를 빠져나온 이들은
아주 조금씩 술잔 속에 넣어둔 힘을 빨아들였다.
짙은 어둠을 걸어가는 어깨들은
서로 잘게 부대끼면서 쉼터로 걸어 들어갔다.
밤이 늦어도 꺼지지 않는 불빛,
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는 울담이 없었다.
그 고장에 비가 내리지 않았다.
누구도 싱싱한 싹을 풀어내지 못했다
물이 흘러야 할 개천에 괴소문이 흘러내렸다
발길이 끊긴 마을길에 전염병이 나돌았다
등을 돌리고 앉은 어깨들은
되돌아 앉지 않았다.
돌아 앉으면 해칠지도 모른다는 불신,
이 시대의 신종 전염병.
얼마 만이었을까. 아늑한 침실을 나온 리장은
골목으로 흘러들어 문을 두둘겨댔다.
하지만 누구도 화답하지 않았다.
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은 이미 격리돼 있었다.
문을 두둘기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누구도 화답하지 않았다
어떤 이는 슬픔을 토해냈고
또 어떤 이는 신열을 앓았다
그들에게 리장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