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르면서 보육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2일 구미의 한 가정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아동을 확대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학부모의 신고에 따르면 보육교사는 낮잠을 자지 않는다며 아이의 머리를 손으로 누르고 이불과 베개로 얼굴을 덮어씌우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고 주장했다. 또 보육교사가 팔을 잡아끌어 강제로 죽을 먹였고 아이는 겁에 질려 울음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이들 학부모는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해서 어린이집 협조를 받아 CCTV를 확인한 것이다. 이에 경찰은 어린이집에서 2개월분의 CCTV 영상을 확보해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아동학대 내용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으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새로운 규칙과 벌칙, 감시 제도 등 대책을 마련하지만 여전히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5년 인천의 어린이집 사고를 계기로 정부는 아동학대와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안전지킴이 역할을 위해 어린이집 내 CCTV를 의무화했다. 하지만 2년 8개월여가 지난 지금도 끊임없이 아동학대의 모습이 CCTV에 포착되고 있다. 이는 감시와 규제만이 근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린이집 사건, 사고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인 보육교사들의 열악한 보육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미경 경북도의원은(비례, 바른미래당)은 지난 달 27일 임시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최근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사망 사고와 관련해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 등 관계자들에 책임이 있겠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CCTV를 설치하고, 통학버스에 인솔교사 탑승을 의무화했으나 사망사고를 막지 못했다”며 “사고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인 보육교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보육환경 개선을 위한 경상북도의 적극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아동복지 관련 한 전문가는 “어린이집 아동학대의 근본원인을 개인적 인성 문제로 치부하다 보면 핵심적인 답을 찾기 어렵다”며 “근본원인은 보육교사의 과부하적인 업무량 때문에 나타나는 짜증과 화냄의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정에서 엄마가 기분이 좋아야 아이도 행복해 해질 수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어린이집 운영시간은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총 12시간이다.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보통 출근 후 아이들을 돌보고 먹이고 재우고 청소 후 퇴근한다. 하지만 조기등원과 종일반 어린이 보육 등으로 인해 출근시간 이전과 퇴근시간 이후 당번제로 보육을 실시하다보니 대부분 법정근로시간인 8시간보다 1~2시간 많은 시간을 근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도 어린이집 보육 관리시스템인 평가인증 서류나 보육환경 구성에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보육교사 A씨는 "평가인증제도 준비기간인 3개월 동안은 오후 9시에 퇴근하는 것이 보통"이라며 "도대체 평가인증은 누구를 위해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현장에선 보육교사 1인당 보육 대상 인원 또한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한다. 현재 영유아보육법에는 보육교사 1명이 돌보는 원아는 0세반의 경우 3명, 1세반 5명, 2세반 7명이다. 3세반 15명 4~5세반 20명을 책임지게 되어 있다. 특히 20인 이하의 영유아를 운영하는 시설인 가정어린이집은 대부분 원장이 보육교사를 겸임하고 있어 이로 인해 원장이 자리를 비우는 경우 다른 보육교사가 아이들을 돌봐야하는 등 더욱 열악한 실정이다. 구미지역 가정어린이집 266개소 모두 원장이 보육교사를 겸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집 원장 B씨는 "하루 12시간 근무 중 8시간 근무 후 나머지 4시간의 보육을 책임질 보육교사가 없는 실정"이라며 "보육교사 처우개선이라는 명목 하에 수당이 지급되고 있지만 정작 개선해야 하는 것은 근무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또 “경북도에서 1일 4시간 보조교사를 지원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영아반 2개 이상 운영, 평가인증시설, 정원 충족율 80%이상 등의 기준에 충족돼야 가능하다. 게다가 임시인력인 보조교사로 보육교사 업무 부담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